콘솔게임을 PC로 옮겨 놓은 듯한 화려한 그래픽과 단순 육성 게임의 지루함을 배제한 게임성은 국내 블록버스터 온라인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호평을 받기에 충분하다.
지난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총 4일간 진행된 1차 테스트를 통해 이미 게임 내 버그 수정작업과 시스템 안정성 등을 점검했고, 오는 7월 10일부터 4일 동안의 2차 테스트를 거치게 되면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거듭날 만반의 준비를 마치게 된다.
본격적인 서비스 오픈까지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지만, 우선 지난 1차 테스트를 통해 살펴본 작품성과 특징을 통해 이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살펴본다.
◆만렙부터 시작하는 ‘자신감’
몬스터 헌터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레벨이 없다는 점이다.
기존 MMORPG의 특징은 등장 캐릭터를 만렙까지 육성하는데 수개월이 소요되고, 또 이렇게 육성을 마친 캐릭터를 갖춰야만 이색적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러나 몬스터 헌터는 레벨 개념을 과감하게 제거함으로써, 게임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준비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MMORPG에 레벨이 없다는 파격적인 시도는 이 게임의 자신감에서부터 출발한다. 게임을 몇 번 접해본 유저가 실망을 느끼게 되면 미련 없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이에 몬스터헌터가 고정 유저를 잡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다양한 ‘전략성’과 풍부한 ‘콘텐츠’에 기반을 둔다. 만렙까지의 과정이 생략된 대신 간단한 퀘스트부터 난이도 높은 퀘스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게임 방식을 채택해 유저가 지속적인 성취감을 느끼도록 한 것.
특히, 몬스터를 유인해 미리 준비한 함정에 빠뜨리는 등의 전략적 요소는 무의식적으로 마우스 클릭만을 반복하던 기존 MMORPG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재미요소라 할 것이다.
게다가 비록 레벨 개념은 아니지만 캐릭터 간의 우열을 간접적으로 나타내주는 ‘헌터랭크’ 제도를 도입해 유저간의 경쟁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실제로 게임 속 헌터랭크가 높다고 해서 캐릭터의 능력치가 높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헌터랭크가 높은 캐릭터는 더 높은 난이도의 미션을 수행할 수 있고, 난이도 높은 미션에서는 더 강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복잡함 속에서 찾은 ‘통일성’
이 게임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요소는 플레이 과정에서의 유저 관여도가 높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게임이 유저의 뜻에 따라 움직이지만, 이 게임의 경우에는 좀 더 열성적인 유저에게 더 많은 콘텐츠를 누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 대표적인 예가 유저의 시점이다.
기타 MMORPG의 경우 유저의 방향과 시점이 통일성을 갖지만 몬스터헌터는 카메라 시점과 캐릭터의 동선이 별개로 작동한다. 처음 접하는 유저의 경우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일단 컨트롤이 익숙해지면 어떤 시점의 각도에서도 적 몬스터와 대치할 수 있는 전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이 게임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플레이 과정에서 복잡한 컨트롤을 감수해야 하는 유저의 고통을 덜 수 있게끔 구성됐다.
그러나 인터페이스가 매우 간단하다고 해서 적 몬스터까지 우습게 봐서는 오산이다. 외모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각 몬스터의 난폭함으로 인해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한 적도 쉽게 잡는 ‘노하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그러나 편한 지름길을 택한 자와 험한 오지를 택한 자가 같은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는 없다.
몬스터헌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몬스터를 잡는 과정에서 쉬운 길과 어려운 길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즉 사냥의 기술을 익히게 되면 아무리 강한 몬스터도 쉽게 잡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약한 적 앞에서 쩔쩔매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사냥 기술은 몬스터의 특정 부위를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각 몬스터의 특징에 따라 꼬리ㆍ머리ㆍ뿔ㆍ이빨ㆍ날개ㆍ발톱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똑같은 몬스터를 잡았다 해도 어느 약점을 공략해서 잡았는지의 방법론에 따라 그에 따른 보상의 척도가 달라진다.
일례로 꼬리를 절단해 잡은 공룡에게는 꼬리 아이템을 보상으로 받게 되지만. 똑같은 몬스터라 해도 날개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잡는 경우에는 공룡의 날개와 관련된 아이템을 보상으로 받게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속도가 빠른 적의 경우에는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면, 더 이상 따라오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넘어지는 등 현실감 있는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몬스터헌터의 이색 문화 ‘바디랭귀지’
온라인게임의 필수 요소 중 하나인 커뮤니티성.
유저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온라인게임만의 재미이며, 동시에 유저의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특히 몬스터헌터는 콘솔 타이틀 시절부터 이러한 커뮤니티성에 충실한 작품으로, 의사소통 수단의 제약이 심했던 이전 콘솔 작품의 경우에는 몇 가지 상징을 이용한 각종 바디랭귀지가 사용된 바 있다.
따라서 특히 이전 버전의 작품에서부터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했던 커뮤니티 요소를 온라인 버전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갈지 여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문제는 몬스터헌터 온라인 프론티어의 경우에는 쉴 새 없는 컨트롤이 필수이기 때문에, 키보드를 활용한 채팅이 가능할지가 의문이다.
이 게임이 전작의 후광을 성공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블록버스터 대작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요소가 필요해 보인다.
[이원국 게임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