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과연, 게임 속에서 만나는 중간계는 대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과연 영화에서 맛 볼 수 있었던 감동을 다시 맛볼 수 있을까? 지난 6월 26일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반지 온라인'을 체험해보고 그 실체를 파악해봤다.
■ 스토리 진행이 강조된 게임
원작 '반지의 제왕'은 방대한 세계관과 깊이 있는 이야기로 유명한 고전 소설이다. 이런 원작을 두고 있는 탓일까? 온라인 게임이라고는 해도 '반지 온라인'은 전반에 걸쳐서 깊이 있으면서도 흥미로운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방대한 양의 퀘스트를 선보이고 있다.
튜토리얼의 경우, 플레이어 혼자만 들어갈 수 있는 인스턴스 던전에서 진행되는데, 다양한 이벤트 컷 씬과 함께 스토리 진행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흡사 PC 패키지 게임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할까?
그리고 튜토리얼 직후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는 초보자 마을은 어떤 특정 이벤트를 계기로 폐허가 된 수일 후의 마을로 변화한다. 이 덕분에 유저들은 기존 게임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마치 자신의 행동이 실제로 게임 속 세상에 영향을 준 것과도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단 마을이 폐허가 되면, 폐허가 되기 이전의 마을로는 돌아갈 수 없다.)
이후의 게임 진행 역시 전체적으로 어둠의 제국 앙그마르의 야욕을 분쇄한다는 거대한 스토리 줄기 속에서 다양하고 방대한 퀘스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된다.
이러한 점은 일단 게임 시작했으면 닥치고 몬스터 사냥부터 같은 진행을 보여주는 일부 다른 온라인 RPG들과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분명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반지 온라인'은 프로도, 아라곤, 간달프 등. 우리에게 친숙한 반지 원정대의 활약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가 게임 속에서 중간중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호빗의 마을인 샤이어 같은 영화 속에서 보아온 유명 지역들이 그대로 등장하기 때문에 원작의 팬들도 충분히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게임의 그래픽은 원작 '반지의 제왕'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 매끈하고 완성도 높은 한글화
사실 '반지 온라인'이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여진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걱정했던 것은 바로 한글화였다. 텍스트 양이 굉장히 많을 수 밖에 없는데(게다가 게임 자체도 스토리를 꽤나 강조하기 때문에), 만약 한글화가 엉망이라면 그만큼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반지 온라인'의 한글화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원작자인 톨킨이 고유명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용어를 완역으로 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던 만큼 게임도 거의 모든 용어를 알기 쉬운 한글 용어로 완역했는데, 비교적 매끄럽고 완성도 높았다.
이러한 점은 '반지의 제왕'에 대해 잘 모르거나, 영화나 소설을 봤다고 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게이머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환영할 만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퀘스트 지문 등 한글화의 완성도는 굉장히 뛰어난 편.
■ 이미 미국에서 준비를 철저히 마치고 온 컨텐츠
한국에서는 이제서야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지만 사실 '반지 온라인'은 미국에서는 이미 작년 4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숨겨진(?) 경력이 있다. 다시 말해 이미 해외에서는 1년 넘게 서비스를 진행했다는 뜻.
그런 만큼 게임은 이제 막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풍부한 컨텐츠를 갖고 있으며, 밸런스 및 완성도 또한 높다. 실제로 반지 온라인은 미국에서도 최신 업데이트인 북 13(Book 13) 업데이트가 이미 적용 완료된 상태에서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 덕분에 유저들은 적어도 레벨 20 이후에 더 이상 즐길 컨텐츠가 없다라며 불만을 토로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참고로 반지 온라인은 보통 2~3개월 마다 하나씩 이와 같은 북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북 13의 주요 컨텐츠인 설원과 빙하지역 포로헬. 이와 같은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미 미국에서는 수차례 진행되었고, 한국에서는 모두 다 적용된 상태에서 오픈 베타를 시작했다.
■ 잔 재미가 많은 생활 RPG
앞에서 '반지 온라인'은 어둠의 제국 앙그마르의 야욕을 분쇄한다는 스토리 줄기 속에서 각종 퀘스트를 플레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것 외에 잔재미를 느낄 수 있는 즐길거리는 없을까? 그것은 아니다. 게임은 퀘스트 외에도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잔재미를 주는 각종 다양한 컨텐츠들을 선보인다.
우선 대표적으로 몬스터 플레이를 들 수 있다. 게이머들은 특정 캐릭터의 레벨을 10까지 키우면, 이후 오크 강탈자, 암흑궁수 같은 몬스터를 선택해서 어둠의 편에 서서 다른 유저들과 치열한 대결을 펼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몬스터로는 PVP 만을 즐길 수 있지만, 모험이 지쳤을 때 가끔씩 즐기기에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은 악기 연주 시스템을 선보인다. 덕분에 유저들은 류트나 하프 같은 악기를 사용해 마음대로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할 수 있으며, 만약 원한다면 다수의 게이머들을 모아서 동시에 합주를 할 수도 있다. 게임 속에서 실제로 음유시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
이 밖에도 '반지 온라인'은 자신의 집을 구입하고 꾸미는 하우징 시스템을 제공하고, 다른 유저들과 아버지-아들-손자 같은 가족 관계를 맺는 혈족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단순한 전투나 퀘스트 외에도 다양한 컨텐츠와 시스템을 제공한다.
몬스터가 되어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한 판 싸워볼 수 있는 몬스터 플레이
악기를 통해 자유롭게 음악을 연주, 흡사 음유시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맛볼 수도 있다.
생산 시스템도 요즘 RPG인 만큼 당연하게(?) 준비되어 있다.
■ 초보자에 대한 배려는 아쉽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반지 온라인'은 미국에서 이미 1년 가까이 정식 서비스를 진행한 게임답게 탄탄한 완성도와 풍부한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퀘스트가 굉장히 중요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퀘스트의 경우, 가이드가 부족해서 별도의 공략을 보지 않으면 클리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은 좀 더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굉장히 많고 다양한 퀘스트, 스토리를 제공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기존의 '닥치고 몬스터 사냥만 하면 되는' 다른 MMORPG를 즐기던 유저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도 염려스럽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반지 온라인'은 흥미로운 스토리와 볼거리, 그리고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추고 있는 MMORPG라고 할 수 있다. 단순 PVP나 사냥 외에 깊이 있는 판타지 소설과도 같은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던 게이머, 그리고 원작 ‘반지의 제왕’ 영화나 소설을 재미있게 본 게이머라면 주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퀘스트에 대한 진행 설명이 조금은 불친절한 것이 아쉽다.
[게임조선 편집국 gamedesk@chosun.com] [www.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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