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피로스를 서비스 중인 이매직을 방문한 필자는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분위기에 순간 움찔 했으나(-_-;)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기획팀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자리를 안내 받아 서버에 접속… 던전 바로 앞까지 캐릭터를 데려다 주는 친절함까지… ^^(생각보다 좋은 굉장히 친절한 사람들일지도…)
던전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서성대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나더니 말했다.
“아직은 별로 볼게 없을 겁니다. 이왕 오셨으니 함께 테스트에 참여해 주세요.”
‘헉!! 난 프리뷰를 쓰러 왔을 뿐이란 말이다. 왜 내가 테스트에 참여해야 하는 거야!!’ 라고 기껏 생각해놓고 “네” 라고 대답해버렸다. (-_-;)~ 어머니;;
어느새 누군가가 막 날아오더니 던전 안으로 끌고(?) 갔다.
처음 들어서자마자 눈에 확 띄는 게 있었다. 바로 시간. 화면 오른쪽 위에 남은 시간이라고 적혀있고, 그 아래 커다랗게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보였다.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필자는 바로 테스터들에게 물어보았다.
“저, 시간이 다 되면 어떻게 되나요?”
“쫓겨납니다.”
“아, 네… “
쫓겨 난답니다.
즉, 시간 내에 던전을 모두 클리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보인 몬스터는 스켈렉톤 가디언. 이름으로만 보아도 입구를 지키는 경비(?)가 분명했다.
스켈렉톤 가디언과 뒤에 보이는 좀비들을 모두 처치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한다.
경비실을 지나자 긴 통로와 그 사이로 샛길들이 보였다. 테스터들은 자기네들끼리 알아듣지도 못할 대화들을 하더니 어디론가 막 뛰어갔다. 필자는 어딘지도 모르고, 허겁지겁 따라서 들어갔는데… 응? 슈레..?? 슈레기? -_-;
몬스터 이름이 슈레기 였다.(이런, 몬스터계의 슈레기;;) – 이런 쎈쓰를;;
폐기장이라고 불리는 이 곳은 폐기물을 먹고 사는 괴물 슈레기가 살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슈레기를 열심히(?) 처치하고, 밖으로 나오는데 메시지 하나가 뜨는 것이 보였다.
‘기본 보상을 받았습니다. ‘
“이 메시지는 뭔가요?”
“아, 네. 그건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 했을 때 주는 기본 보상입니다. 기본 보상으로는 레니와 경험치를 줄 겁니다. 몬스터가 주는 경험치보다. 기본 보상으로 주는 경험치를 더 크게 할 생각입니다.”
새로운 던전을 개발하고 있는 기획자의 대답이었다.
몇 가지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지만, 다들 또 다시 바쁘게 뛰어가는 바람에 필자도 채팅을 멈추고, 허겁지겁 쫓아갈 수 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연회장 이었다.
이 곳은 진입한 후 몬스터를 사냥하는 방법과 캐릭터들이 이동하는 경로 등에 따라 숨겨진 스테이지로 가는 길이 열리냐 마느냐가 결정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방법은?
….
당연히 가르쳐 줄 리가 없다. -_- (뭘 기대하셨어요? ㅋㅋ)
뭐가 뭔지 모르게 후다닥 몬스터를 처리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테스터들을 따라 또 다시 연회장을 나왔다.
필자는 이제 뭔가 적응이 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좋아!! 이제 다음 스테이지로 갑시다.” 하고 힘있게 외쳤지만, 갑자기 올라오는 채팅…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어요~ “
‘끄… 끝이란 말인가? 이것 보라고. 난 이제 불타 올랐단 말이다’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다..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인사를 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_ㅜ;;
필자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아 새로운 던전을 개발하고 있는 기획자를 찾아가 이야기를 시도했다. 의외로 상냥하게(?) 대답해 주는 기획자.
다음은 기획자와의 대화의 내용 중 중요한 부분만을 요약해 보았다.
필자) 안녕하세요.
기획자) 네, 안녕하세요. 저희가 아직 테스트 중이라 제대로 경험도 못해 보셨겠네요. 죄송합니다. 여기까지 오셨는데…
필자) 아, 별말씀을요. 하하하!! (그래, 당신들 얼굴 다 봐놨어~ -_-+) 그보다 지금까지의 던전과는 많이 다르던데요. 조금만 설명해 주세요.
기획자) 네, 이 던전은 파티 단위의 소규모 던전입니다. 즉,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 받지 않고, 자유롭게 파티원들끼리 경험할 수 있는 던전입니다.
필자) 그렇다면 인원에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겠네요.
기획자) 네. 맞습니다. 세피로스의 파티 인원은 최고 7명입니다. 던전 하나에 7명이 출입이 가능하며 던전은 총 4개를 개발 중 입니다. 두 개의 서버 셋이 있으니 한번에 진행이 가능한 인원은 총 46명 이겠죠.
필자) 경쟁이 치열하겠네요. 난이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아보이던데…
기획자) 출입 레벨은 110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장 레벨은 130 ~ 150 정도로 보고 있죠. 세피로스에는 고 레벨 분들도 많이 있지만, 그렇다고 고 레벨을 위한 컨텐츠만 개발한다면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으로 모든 레벨 대에 맞는 던전을 하나씩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필자) 세피로스의 유저들도 중저레벨을 위한 컨텐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을 겁니다. 가려운 부분을 먼저 긁어주는 센스~!!
기획자) 아닙니다. 지금까지 고객분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것에 비하면 부족한게 너무많습니다. 죄송스러울 따름이죠. 앞으로 보여 드릴 것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 하나씩 보답을 해 나갈 것 입니다. 문제는 시간이죠.
필자) 그럼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질문 드릴게요
기획자) 네. 얼마든지…(어서 끝내주삼. 바쁘다고요~)
필자) 이번 던전으로 기획자로서 생각하고 있는 기대 효과는 무엇입니까?
기획자) 협력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파티 규모의 던전 입니다. 세피로스는 그 동안 솔로잉 플레이의 성향이 지나치게 짙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이 큰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사람은 혼자만 살아갈 수 없죠. MMORPG 라는 것 자체가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기 위한 게임이지 않습니까. 함께 생각하고 행동하는 플레이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재미를 줍니다. 솔로잉의 재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파티 플레이의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이 던전에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피로스에서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보스 몬스터들의 다양한 공격 패턴과 특정 스테이지의 진입 방식. 몬스터의 아이템 드랍 테이블 등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생소하다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동료들의 협력이 필요할 것 입니다.
필자는 처음 새로운 던전을 개발 중이라는 세피로스의 공지를 읽고, 오랫동안 큰 업데이트가 없던 세피로스의 신규 컨텐츠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생겼다.
아직 테스트가 한창 진행 중이라 만족 할 만한 수준의 정보를 얻지는 못했지만, 예상 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준비를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무엇보다 개발자들의 자신감이 대단했다.
세피로스가 세계 최초로 MMORPG 라는 역사를 쓰기 시작하여 올해로 7 년째… 그간 수많은 MMORPG 게임들이 출시 되었고, 세피로스는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왔다.
현재의 세피로스는 누가 보아도 많이 지쳤고, 이제 막을 내릴 때라고 생각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세피로스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의욕은 대단했다. 그들은 다시 한번 세피로스의 부흥을 이뤄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피로스의 개발 인원들도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현재의 개발자들이 과연 세피로스를 어디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된다.
필자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도 좋다. 이것이 바로 유저들이 바라는 개발자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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