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가 TPS(3인칭 슈팅) 게임에 등장한다면 상상이 가겠는가? 그런데도 이러한 조합이 어울리는 게임이 있다. 서기 2014년 멸망의 위기에 봉착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홀연히 등장한 마녀 이야기, ‘블릿 위치(Bullet Witch)’가 그것이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흥미는 주인공 캐릭터에 있다. 전통적인 TPS 게임에서 단골로 등장하던 근육질의 호전적인 남성 캐릭터 대신 빗자루 모양의 거대 총으로 한 껏 멋을 낸 현대판 마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색다름을 추구한다.
마녀의 TPS 게임 참전이란 대전제 때문인지 단순한 총질만으로는 이 게임의 면면을 감상하기 어렵다. 이 게임을 잘하려면 두 가지만 알면 된다. 기본적인 총질과 불가능을 가능하게 해주는 마법의 활용이 그것이다.
마법은 크게 공격 마법과 방어 마법으로 구분되며, 스킬 포인트를 분배해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TPS 외에 RPG의 재미를 놓이지 않으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스킬 포인트는 스테이지 클리어시 얻을 수 있으며, 주인공의 능력, 건로드, 마법 등에 할당돼 진행을 유리하게 한다.
일방통행식 진행이지만 맵이 넓고 주변의 오브젝트를 다양하게 부술 수 있어 확대 가능한 재미를 엿볼 수 있다. Xbox Live가 지원되며, 다운로드 컨텐츠 기능을 통해 컨셉 미션이나 주인공의 의상을 입수할 수도 있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액션 지향적이다. 총과 마법을 이용해 주어진 목적을 긴박하게 완수해야 하는 만큼 빠른 판단에 의한 게임 진행은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이러한 중심점을 어설픈 조작감과 시점의 제공으로 흐트려 놓고 있어 게이머를 일희일비하게 한다. 우선 적 캐릭터를 정확하게 조준하는 것이 쉽지 않고 타격감이 부족해 전투의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
여기에 진동 기능의 부재로 총기 액션의 재미를 극대화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이다.
특히 마우스에 의한 조작에 비해 불편한 타겟팅을 감수하면서까지 콘솔로 FPS 혹은 TPS 방식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방아쇠와 진동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이를 제외한 이유가 쉽게 납득 되지 않는다.
TPS 게임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마녀를 전면에 내세운 ‘블릿 위치’는 스타일리시한 분위기가 게임의 흥미를 끈다.
엉성한 조작감과 시점으로 게임의 재미가 한번에 와 닿지는 않지만 색다른 소재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화려한 이미지들이 가득하다는 점에서 해볼만 하다.
[최승진 기자 shai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