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 삼국지’ 시리즈는 지난 1985년 일본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21년간 역사를 바탕으로 한 턴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대명사로 불려왔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이 장수하게 된 비결 가운데 하나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나의 고인물로 평가 받기를 원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 것이 장수의 비결인 셈이다.
시리즈의 열한번째인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 볼 변화라면 외적인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전통적인 2D 중심의 그래픽에서 수묵화 바탕의 3D 그래픽으로 게임의 분위기를 일신했기 때문이다.
시각적인 효과 이외에도 화면 곳곳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3D 그래픽의 도입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삼국지 장수들의 1대1 싸움에 초점을 맞춘 ‘일기토’와 지장들의 일기토라 불리는 ‘설전’도 3D 그래픽으로 새단장을 마쳤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일기토’의 경우 최초로 복수 무장 시스템을 채택해 위기에 직면하면 같은 부대의 무장이 지원군으로 달려오게 되며, 설전의 경우 무장의 심리상태를 표현한 ‘분노’를 모아 ‘분격 상태’를 이용하면 한번에 역전을 노릴 수 있다.
또다른 변화점이라면 ‘내정’이 간소화된 반면 ‘계략’과 ‘전쟁’, ‘외교’ 등의 시스템이 게임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삼국지 9’에서처럼 장수제가 아닌 군주제로 회귀한 탓으로 이번 작품은 장수의 입장 보다는 군주의 입장을 담아내는데 주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신규 유저들을 위한 배려점으로 ‘튜토리얼 모드’가 강화된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삼국지 11’의 ‘튜토리얼 모드’는 총 8단계로 관우, 조조 등 소설 삼국지의 주요 인물들이 등장해 게이머의 역할을 대신한 유비에게 게임의 전반적인 내용을 가르쳐 주게 된다.
인물 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진삼국무쌍’ 시리즈와 ‘삼국지 11’에 교차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이 서로 공통된 일러스트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삼국지 11’은 군주제를 통한 전통적인 이미지 강화와 함께 3D 그래픽을 도입해 색다름을 보여준다.
특히 10편까지 로마숫자를 사용했던 것이 이번 작품부터는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돼 새로운 삼국지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제시한다.
[최승진 기자 shai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