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의 PSP 등장’이라는 이슈 외에 이 게임의 대표적인 장점을 꼽자면 하나의 UMD로 둘이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 쉐어링(GAME SHARING)’이라는 기능이 제공되기 때문으로 UMD가 없는 유저에게 게임 데이터를 전송한 뒤 게임을 공유해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한글화와 함께 유저 편의성을 강조한 부분도 이 게임의 장점이다. 매끄러운 한글 지원(자막 + 일부 음성) 아래 다양한 튜토리얼 모드가 지원되기 때문에 그동안 ‘철권’ 시리즈를 접하지 못했던 유저라도 게임의 재미를 단계적으로 맛보는데 무리가 없다.
PSP 전용 게임이라고 해서 게임의 볼륨이 간소화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플레이스테이션1, 2로 등장한 ‘철권’ 시리즈의 집대성이라 할 만큼 다양한 모드들이 등장하고 PSP로 출사표를 던진 캐릭터도 총 36명에 이를 만큼 방대한 볼륨을 자랑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모든 도장의 클리어를 목표로 하는 ‘철권 도장 모드’가 새롭게 등장하고 ‘철권 TTT’에서 각광 받았던 ‘철권 볼링 모드’가 재구성됐다. 이와 함께 ‘파이트 머니’라고 불리는 게임 머니의 활용을 향상시켜 캐릭터 커스터마이즈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특정 조건을 충족시키면 감상 가능했던 각 캐릭터의 동영상을 처음부터 감상할 수 있다.
기존의 ‘철권’ 마니아들을 위한 배려도 놓이지 않고 있다. PSP용 ‘철권 DR’은 신 캐릭터인 ‘드라그노프’와 ‘리리’를 추가했다. 여기에 ‘철권 태그 토너먼트’와 ‘철권4’에 등장했던 캐릭터인 ‘아머킹’을 다시 등장시켜 기존 시리즈의 재미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아케이드용 ‘철권 시리즈’와 달리 가정용으로 이식된 ‘철권 시리즈’의 고질적인 문제는 로딩이다. 일분일초가 아쉬운 대전 액션 게임의 특성상 로딩 문제가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 PSP용 ‘철권 DR’은 로딩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그래픽은 기준점을 어느 곳에 두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아케이드 및 플레이스테이션2의 관점에서 본다면 드문드문 보이는 계단현상이 다소 아쉽지만 PSP로 관점을 옮겨오면 상당한 수준이란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프레임의 저하도 없을뿐더러 PSP 버전에 맞춰 게임의 배경도 다시 제작해 재미를 배가시킨다.
또다른 아쉬움이라면 PSP에 최적화되지 못한 조작감이다. 특히 대각선 방향과 연속 콤보의 입력이 불편하게 느껴지며, SCEK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용 패드를 동봉하고 있다.
‘철권 DR’은 국민 대전 액션 게임이라 불리는 ‘철권’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휴대용 게임을 넘어선 방대한 볼륨과 PSP에 최적화된 다양한 게임 요소들이 돋보인다.
특히 기종을 초월한 이식과 유저 감동에 노력하는 제작사의 다양한 시도를 이번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이 게임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최승진 기자 shai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