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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액션 게임의 新역사 쓴다…갓 오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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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워
‘워크맨’과 더불어 日소니社의 명기(名器) 중 하나로 손꼽히는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 시리즈는 현재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아우르는 선두 주자다. 지난 1995년 9월 PS1이 북미에 첫 발을 내딛을 때만해도 업계 전문가들은 PC 기반 게임을 축으로 형성된 지역에서 소니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토해냈다. 하지만 북미 출시 2년만인 1997년 4월, 4백만대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현재 PS 시리즈는 북미를 비롯한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각 가정을 침투, 비디오 게임 매니아를 양산해내는 쾌거를 이룩하고 지금도 그 세를 넓혀가고 있다.

90년대 말, PS의 저변이 확대됨에 따라 전 세계를 통틀어 최고 품질의 PC 기반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갖춘 개발자들이 속속들이 앞서 PC로 선보인 자사의 게임을 PS로 컨버전하거나 PS 전용 게임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PS 시리즈 용 게임을 제작하는 손재주가 진일보했지만 PC와 상이한 개발 방식과 환경 덕에 북미에서 제작, 발매된 초창기 PS 시리즈용 게임은 비디오게임 종가(宗家)인 일본에서 제작된 것에 비해 완성도 및 품질면에서 턱 없이 뒤떨어졌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아메리카(SCEA) 산하 개발팀인 SCEA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에서 제작, 최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대표 윤여을, SCEK)를 통해 국내 발매된 ‘갓 오브 워’는 북미에서 제작된 PS2용 게임의 품질과 더불어 PS2에 탑재된 하드웨어에 대한 개발자들의 이해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예다. 한 마디 더 보태자면 ‘갓 오브 워’는 PS2의 하드웨어 생명력이 이미 소진됐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만한 SCE의 조커급 히든 카드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단편적으로 ‘갓 오브 워’를 평가한다면 이보다 흔하고 단순한 내용의 게임도 없을 것이다. 액션이라는 장르는 이미 비디오게임계에서 가장 보편화 된 것 중 하나이고 ‘갓 오브 워’의 게임성 자체도 지금까지 PS2로 선보였던 수 많은 액션 게임의 장점과 특징을 흡수한 형태에 머무르고 있다. 심지어 게임의 세계관으로 도입한 그리스 신화마저도 게임 개발사에 의해서 이미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어 선보였을 정도로 흔한 이야기 소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갓 오브 워’는 게이머가 손에서 컨트롤러를 놓지 못하게끔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게임이다.
‘갓 오브 워’가 게이머에게 전달하는 재미의 원천은 게임을 즐기는 이의 상상력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카메라 시점을 통해 펼쳐지는 피 비린내 나는 전투씬에 있다. ‘갓 오브 워’의 카메라 시점은 그간의 고정 관념을 한순간에 무너뜨릴만큼 기발하다. 카메라는 크레토스를 중심으로 상하좌우를 가리지 않고 쉼 없이 움직이면서 생과 사의 경계선에서 목숨을 걸고 전투를 벌이는 한 사내의 좌충우돌 일대기를 극적으로 묘사했다.

덕분에 무미건조하게 묘사될뻔한 일반적인 몬스터와의 전투씬도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에게 심심치 않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카메라 시점이 완벽하게 제 역할을 하는 부분은 다름아닌 인간보다 훨등한 능력과 체구를 가진 신화속 거대 괴물 내지 신(God)과 전투를 벌이는 일명 보스戰. ‘갓 오브 워’의 개발을 맡은 SCEA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주인공보다 수배 이상 큰 덩치를 자랑하는 보스급 몬스터의 위용을 표현하기 위해 크레토스를 작게 비추는 기법을 도입, 극적 현장감을 더했다.
카메라 시점과 더불어 ‘갓 오브 워’만의 재미를 창출하는 요소 중 하나인 전투씬은 액션이라는 장르를 떠안은 게임이 풀어야 할 숙제인 타격감이나 속도감, 무게감, 운동감 등을 충실하게 담아냈다. 쇠사슬로 연결된 철퇴를 연상케 하는 체인 블레이드는 묵직한 느낌으로 괴물들의 폐부를 꿰뚫고 이를 양방향으로 휘두르는 크레토스의 움직임 역시 흠 잡을데 없이 매끄럽게 묘사했다. 각종 기술의 조합으로 연속 공격기를 구사하거나 타격으로 인해 공중에 뜬 상태인 적을 숨쉴틈 없이 공격하는 콤보 시스템, 중간 보스급 몬스터의 숨통을 끊는 부분이 컨트롤러를 이용해 특정 커맨드를 입력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설계됐음은 이 게임의 활력소로 칭해도 부족함이 없다.

성인만이 소화할 수 있는 부가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관계로 18세 이용가 등급(Mature)을 획득, 다양한 층의 게이머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박탈(?) 됐음이 다소 아쉬운 부분. 하지만 액션 게임이라면 마땅히 갖춰야 할 기본기를 탄탄히 구축, 이를 바탕으로 게임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요소를 유기적으로 맞물리는데 성공한 게임으로 ‘갓 오브 워’를 평가해도 손색이 없다고 보여진다.
액션 게임에 관심을 가진 이나 게임 불감증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갓 오브 워’만한 놀이감 내지 특효약은 또 없을 것이다. 또한, 디스크에 부록으로 포함된 개발진들의 ‘갓 오브 워’ 제작 과정을 담은 비디오 동영상은 액션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미래의 게임 개발자들에게 좋은 덕담이 될만한 내용이라고 감히 추천해 보면서 글을 맺는다.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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