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발매, 3차원 기술이 적용된 액션 롤플레잉 게임(ARPG)에 굶주려 있던 전 세계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시킨 바 있는 ‘던전 시즈’ 시리즈의 최신작 ‘던전 시즈2’가 2년여간의 오랜 제작 기간을 뒤로 하고 마침내 오는 9월 선보인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장르에 있어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게임으로 평가받는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시리즈를 탄생시킨 크리스 테일러가 제작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발매 전부터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게임이 바로 ‘던전시즈’.
美게임社, 개스파워드게임즈 측은 최근 인터넷을 통해 전작의 장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단점과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던 요소를 적극 보완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던전 시즈2’ 개발을 완료한 소감을 인터넷을 통해 전했다. 현재까지 발매된 시리즈 도합, 전 세계적으로 1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할만큼 게이머들 사이에서 독창성 있는 게임으로 꼽히는 ‘던전 시즈’ 시리즈의 최신작 ‘던전 시즈2’가 가진 매력과 주목할만한 점은 과연 무엇일까.
일찌기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시리즈를 통해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한 획을 그은 크리스 테일러는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와 ‘RPG’ 장르가 담고 있는 성향을 하나로 묶는 게임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던전 시즈’ 개발 초기부터 피력한 바 있다.
크리스 테일러와 그가 속해있는 개스파워드게임즈는 ‘던전 시즈’를 ‘전략 시뮬레이션’과 ‘RPG’의 특성이 하나로 뭉쳐진 게임으로 개발하기 하기 위해 3차원 그래픽 엔진을 이용, 고저차 개념이 적용된 울창한 삼림 지역부터 평야와 산맥 등을 제작해 게임의 전략성을 높이는데 주력했으며 게임내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특성에 제한을 두지 않고 게이머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했다. 또한, 게이머의 파티원들이 봉착한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무기를 교체하거나 공격 및 방어 등 캐릭터의 전술적 위치를 지정하는 진법(陣法)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게끔 정렬화 된 단축키 시스템을 제작, 삽입시켰다.
세상의 빛을 본 ‘던전 시즈’는 새로운 타입의 게임 방식을 도출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두 마리의 토끼를 노렸지만 어느 것 하나 확연하게 잡아낸 것이 없다는 혹평이 게이머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되기도 했지만 타 게임社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만으로도 ‘던전 시즈’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 게임으로 현재까지도 평가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협조하에 게임조선이 직접 즐겨본 ‘던전 시즈2’ 한글판 베타 버전은 전편에서 다소 불확실하게 구현됐던 각종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거나 새로운 기능을 포함하는데 중점을 두고 제작된 인상이 짙었다. 외형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이룩했지만 ‘던전 시즈’ 시리즈의 핵심인 ‘전략 시뮬레이션’과 ‘RPG’의 조화로운 융합은 여전히 ‘던전 시즈2’에서도 화두로 등장했다.
이 게임의 특성이자 장점은 다름아닌 게임내 크고 작은 요소들이 하나의 유기적인 끈을 가지고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게임내 삽입되어 있는 각종 장치들이 최종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바는 앞서 언급했던대로 ‘전략 시뮬레이션’과 ‘RPG’가 가지고 있는 특성의 융합이다.
우선, 게임의 공간감이 전편보다 좀 더 다양화 됐다. ‘던전 시즈’가 틀에 박힌 지형 구조를 도입했던 반면, 이번 편에서는 지형의 구조를 더욱 세분화하고 다양화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덕분에 게이머는 다양한 종류와 형태를 갖춘 게임내 지형에서 전략적인 요충지를 차지하고 있는 몬스터들을 사냥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전력과 무기를 사용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몬스터들이 자리잡고 있는 지형의 형태와 높낮이에 따라 활이나 마법과 같은 장거리 공격법이나 검과 도끼 등 근접형 공격법을 그 자리에서 결정지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직업과 기술 특성을 고려한 진법을 결정, 최종적으로 파티원들을 앞세워 몬스터를 사냥한다.
지형못지 않게 RPG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몬스터들의 종류와 각각의 성향도 다변화 됐다. 이미 여타 RPG에서 도입된 개념이지만 ‘던전 시즈2’내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설사 비슷한 외모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공격법이나 취약점은 천차만별. 그에 따라 무기나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는 물리적인 공격에 내성을 보이고 마법에 취약한 몬스터를 검이나 도끼 등 근접 무기를 이용해 백날 공격해봐야 소용이 없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게이머는 각 캐릭터별로 장기가 되는 전투 기술을 2개 이상 지정하고 그에 맞는 무기를 보유, 상황에 따라서 사용해야 한다.
전략 시뮬레이션과 RPG의 융합을 꾀한 게임답게 ‘던전 시즈2’는 게이머에게 공격 방식 및 파티원의 진형 선택 등을 실시간으로 내려주길 요구한다. 개스파워드게임즈는 이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단축키를 게임내 삽입했다. 여느 게임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단축키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서는 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던전 시즈2’ 역시 게이머의 단축키 사용 능력에 따라서 그 난이도가 결정된다. 단축키만 제대로 배워두면 몬스터 무리의 습격으로부터 파티원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전투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던전 시즈2’에서 단축키 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은 ‘스타크래프트’의 단축키와 같은 수준이다.
‘던전 시즈’가 국내 발매 당시, ‘디아블로’ 못지 않은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월 이용료 없이 자유롭게 타 게이머와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주선해주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모드를 탑재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던전 시즈2’의 온라인 멀티플레이 모드는 이전작과 비슷한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유저 인터페이스가 좀 더 간편하게 변화됐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던전 시즈2’ 멀티플레이 서버를 제공하는 美게임스파이에서 사용중인 메신저 서비스가 제공되는 점이다. 현재 게임에 접속되어 있는 친구 목록을 점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바로 게임방으로 직행, 판타지 세계를 모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게임을 즐기면서 실시간으로 게임의 최신 패치를 다운로드 받고 설치하는 편리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RPG의 장점 중 하나인 서사적인 구조의 스토리 라인은 ‘던전 시즈2’에서도 잘 드러난다. ‘던전 시즈1’과 확장팩 ‘던전 시즈: 랜드 오브 아라나’에서 펼쳐졌던 악마군단과 게이머와 전쟁이 어떻게 촉발됐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개스파워드게임즈는 ‘던전 시즈2’의 세계를 ‘던전 시즈1’의 5년전으로 꾸며냈다. 게이머는 대륙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검과 방패를 두고 전쟁을 벌이는 악마군단과 엘프 진영을 오가며 진정한 아라나 대륙의 정의가 무엇인지, 평화를 위해서 어떤 행보를 거쳐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던전 시즈2’는 이미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서 게임내 자막과 음성이 완전 한글화 됐으며 북미보다 약 1달 늦은 오는 9월 중순경 국내 정식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게임 관련 자세한 사항은 웹사이트를 참조하면 된다.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