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사커 위닝일레븐8 인터내셔널
SCEK를 통해 국내 플레이스테이션2가 정식으로 출시되고 이를 뒷받침 해줬던 게임 타이틀이 ‘철권4’였다면 그 이후부터 2005년 현재까지 플레이스테이션2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해 준 일등공신은 아마도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용산을 비롯한 전자 랜드, 테크노마트에서 영업중인 상인들은 ‘철권4’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를 책임져줬던 게임 타이틀은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였다고 입을 모은다.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가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90년대 중후반만 해도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에 대한 국내 게이머들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었다. 대중화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 옳을 듯 싶다.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보유하고 게이머들만이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독특한 재미와 시스템에 빠져 축구라는 스포츠를 안방에서 즐길 수 있었다. 당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축구 게임은 현재 자칭타칭(?)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와 더불어 전 세계 축구 게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는 일렉트로닉아츠(EA)의 ‘피파’ 시리즈였다. 플레이스테이션2가 소니社를 통해서 국내 정식 발매되면서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는 비로소 국내 정식으로 선을 보이게 됐고 현재는 ‘피파’ 시리즈의 위세를 꺾을 강력한 도전자로 성장했다.
아무튼,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위세는 이제 무시 못할 수준이다. 비디오게임 관련 팬사이트나 커뮤니티에 가면 어김없이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와 관련된 게시판이 게시물이 홍수를 이룰 정도다. 여담이지만, 본 기자의 조카까지도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에 미쳐살 정도다. 작년 추석 때, 하루종일 필자와 그라운드를 누비며 골 사냥에 나섰던 그 녀석은 최근 발매된 ‘월드사커 위닝일레븐8 인터내셔널’에 미쳐 살고 있다.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인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는 게이머가 직접 몸으로 체득하거나 TV를 통해서 감상할 수 있는 축구라는 스포츠의 묘미와 재미를 영상과 체감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와 이 방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EA의 축구 게임, ‘피파’ 시리즈도 ‘ 축구 게임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의 완성도와 재미를 전달한다. 하지만 필자는 ‘피파’ 시리즈가 상당히 경직된 축구 리듬을 전달하는데 그친 반면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는 매 장면이 실제로 축구 경기에서 볼 수 있는 갖가지 에피소드, 예를 들어 슛이나 패스, 태클 등의 행위로 채워져 있다고 본다. 그것도 매우 자연스럽게 말이다.
위에서 설명한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장점을 주절주절 설명하라고 한다면? 솔직히 손사래를 치고 싶을 따름이다. 이건 직접 접해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다. 랜더웨어로 완성된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3차원 세계는 솔직히 근작들과 비교하기엔 다소 떨어지는 수준이다. 경쟁작인 ‘피파’ 시리즈가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퀄리티의 3차원 그래픽 세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는 그동안 게이머들이 머릿 속에 그려왔고 또한 각종 영상 매체를 통해서 볼 수 있던 축구라는 스포츠의 세계를 비디오게임기로까지 확장하는데 성공했고 그로 인해 게이머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되는 임팩트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일부 국가대표팀이나 클럽팀이 실명으로 기재되지 않고 또한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완벽한 축구를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열혈 게이머들 덕분에 세이브 파일 한개만 공유하면 이 또한 큰 문제는 아닐 터. 최근에는 듣기만 해도 실소를 터뜨리게끔 하는 한국인 캐스터 2명 덕분에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팬들은 승리와 패배에서 오는 기쁨과 상실감을 실소로 해소(?) 시키고 있다.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를 놓고 하고 싶은 말은 하나 뿐이다. "플레이스테이션2를 보유하고 있다면 반드시 구입하라!" 본 기자,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국내 발매를 담당하고 있는 코나미로부터 받아먹은 것은 없다 (그렇다고 필자가 준 것도 없다). 그저 바램이라면 플레이스테이션2를 보유하고 있는 게이머들이 "아주 잘 만들어진 축구게임"을 한번쯤 경험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2를 처음 구입했고 할만한 게임 소프트웨어를 찾는 이에게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는 앞으로 이어질 플레이스테이션2 인생에 시발점이 될만한 효자격 게임이다. 현재 발매된 시리즈 최신작은 ‘월드사커 위닝일레븐8 인터내셔널’로 완전 한글화 작업을 통해 선보여 게임을 즐기는데 지장이라곤 전혀 없다.
자, 이제 TV 속에 펼쳐진 그라운드에서 역전의 용사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낚아보시라. 마지막으로 ‘월드사커 위닝일레븐’ 시리즈 만큼 우정을 단박에 깨뜨릴 게임도 없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축구라는 스포츠의 즐거움과 재미를 100% 만끽해보시라.
■ 관련 웹사이트= 루리웹 위닝일레븐 커뮤니티(ruliweb.dreamwiz.com/ruliboard/list.htm?main=winning&table=gr_winning4)
(2005. 03. 09)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