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죠는 구닥다리 영화관에서 어릴적에나 해주던 만화영화를 보던 중 기괴한 일을 겪으면서 자신의 여자친구가 악당에 의해 영화필름 속으로 납치당하는 봉변을 당한다. 죠는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영화속으로 뛰어들고 영화속 영웅인 블루캡틴으로부터 초능력을 전수받게 되면서 게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선 이 게임의 특징이라면 게임의 전부가 영화의 씬들을 합쳐서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는 점이다. 각각의 씬(Scene)의 종결에는 항상 악의 똘마니들이 주인공(죠)의 앞길을 막아선다.
'뷰티플 죠'의 그래픽은 카툰 렌더링으로 꽤나 깔끔하게 묘사됐다. (영화필름 효과 때문에 깔끔하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횡스크롤 방식으로 화면이 상하 좌우로만 움직이는 것이 어쩌면 시대착오적인 구닥다리 영웅물로 이 게임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뷰티플 죠'는 오히려 이러한 클래시컬한 느낌으로 게이머의 눈과 귀를 홀린다. 로딩 중간중간 볼수 있는 영화 포스터 같은 느낌의 화면은 '뷰티플 죠'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복고의 향수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라는 코드를 잘 살려주고 있다.
최근에 선보인 여느 액션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뷰티플 죠'의 키 조작법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보기좋게 압축되어 있다. 상하버튼은 회피, 좌우는 이동, 그 외에 점프, 줌인, 펀치, 킥, 슬로우, 패스트 등으로 PS2의 패드에 오히려 키가 2개씩이나 남는 널널함까지 보여주었다. 하지만 사용키가 적다고 해서 게임이 쉽게 풀어지지는 않는다.
퍼즐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키를 동원해 뛰고 날고 기고 헤염치며 온갖 기교를 부려야만 한다. 대부분의 퍼즐이 '슬로우'와 '패스트' 기능을 이용한 것이라 매우 쉽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이것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면 어디서 슬로우를 써야하고 어디서 패스트를 써야할지 모를 정도로 게이머의 혼을 쏙 빼놓는다. 특히 '슬로우', '패스트'는 핵심 키이지만 때로는 이것들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주변 지형을 기반으로 짜여진 퍼즐도 간간히 등장한다.
퍼즐이 수수께끼의 형식으로 짜여져 있는 경우도 있으며, 많은 실패를 반복해야 실마리가 보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문제는 갖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퍼즐을 해결했을 때 쯤이면 벌써 라이프와 컨티뉴 카운트는 바닥을 달리고 있다는 말씀. 결국은 리셋을 하여 처음부터 다시하거나 공략집을 봐야할 판이다. (고맙게도 코코캡콤 홈페이지에서 게임 공략집이 제공되고 있다)
적들은 로봇들이라 타격시 몸통이 떨어져 나가게 되는데, 슬로우를 걸고 연속적으로 때리게되면 이리저리 몸통들이 날라다니는 것이 매우 시원시원하다. 특히 좁은곳에서 슬로우로 5~6명의 적을 찬찬히 쓸어버리는 쾌감은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이지 미학 중에 미학이다.
아쉬운 점도 없지않아 있다. 퍼즐이 단지 몇 개의 간단한 키들을 써서 푼다고 하지만 힌트가 전무해 재미보다는 부담감이 적지않다는 점이다. 이 말은 퍼즐이라는 존재가 게임의 재미를 부각시키기 보다는 화려한 액션과 끊임없는 스피디한 게임 진행을 요구하는 게이머에게는 거추장스러운 요소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아날로그 스틱의 민감함도 이 게임의 아쉬운 점 중 하나로 지적할만하다. 아날로그 스틱 사용시 게이머가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방향으로 캐릭터가 움직이거나 동작이 발동된다. 버그는 아니지만 점프 상태가 아닌 이상 대각선이 없어서 맨땅에서 펄떡펄떡 뛰면서 회피 모션을 쓰는 플레이어를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게 된다.
횡스크롤 게임이면서 입체적인 면을 부각시킨 것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때로는 이러한 요소가 게이머의 판단력을 흐리게 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점프시 높게 비춰주는 카메라 구도가 현 스테이지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게임의 진행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뷰티플 죠'는 확실히 쿨하고 멋진 액션 게임이다. 근래 등장했던 그 어떤 게임보다도 참신하고 깔끔한 전개는 역시 캡콤이다 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끔 해준다. 그 누가 '슬로우'와 '패스트'를 사용하여 물건의 형태를 바꾸고 게임의 규칙을 바꿀수 있다고 생각했겠는가? 액션 게임에 깊은 조예가 있거나 PS2와 캡콤의 능력을 믿는 이라면 이 게임만한 명작도 없을 것이다.
[글: 김영석 / 편집: 권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