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조선통신사] '마수 던전'부터 '최후의 과업'까지… 던파 이름에 먹칠하는 '실패한 던전'의 역사](https://www.gamechosun.co.kr/dataroom/article/20260518/222104/673352_1779070987.jpg)
던전앤파이터는 지난 14일, 라이브 서버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콘텐츠인 '최후의 과업'을 선보였습니다.
'최후의 과업'의 분류는 '상급 던전'으로 이는 '레기온'에서 '레이드'로 이어지는 던파의 엔드 콘텐츠 포지션은 결코 아니며 오히려 레기온과 레이드에 진입하기 위한 '징검다리'가 본래 주어진 역할이지만, 실제로는 그 징검다리가 부실공사로 만들어진 것인지 이용자인 모험가들에게는 원성을 들고 있습니다.
이유인 즉슨 이미 등급으로는 상위 단계에 해당하는 레기온 던전 '아포칼립스: 안티엔바이'를 돌고 있는 유저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지나치게 체력과 공격력을 높게 책정하여 난이도와 포지션에 걸맞지 않은 레벨 디자인을 선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비단 '최후의 과업'이 아니더라도 천해천 시즌의 첫번째 상급 던전인 '별거북 대서고'도 지나치게 네임드 및 보스의 체력이 많아 전투 시간이 길게 늘어지는 문제로 인해 '떡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고 이 때문에 퍼스트 서버(테스트 서버) 단계에서 '최후의 과업'과 관련된 피드백을 남길 때 모험가들은 '징검다리 포지션의 콘텐츠치고는 지나치게 체력이 많아 피로도가 높은 설계가 아쉽다'는 피드백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결국 라이브 서버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몬스터들의 스펙만 하향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믹 수행에 성공하면 막대한 체력을 깎을 수 있는 성화 어드밴티지까지 함께 너프하면서 소위 말하는 '조삼모사식 패치'로 기싸움을 이어나갔죠.
아무도 본래 이름인 과업으로 불러주지 않고
다들 멸칭인 파업으로 부르는 것이 디폴트가 되어버린 상황
사실 일반적인 MMORPG에서 상식을 벗어난 체력을 보유한 보스들은 스펙이 조금 낮더라도 숙련도만 충분하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죽지 않고 버티면서 기믹 수행을 통해 클리어를 꾀할 수 있고, 오버 스펙 이용자들은 통상적으로 2번 수행할 기믹을 1번으로 줄이는 대신 모자란 딜은 본인이 보충하는 식으로 빠른 클리어가 가능하여 양쪽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미 중천 시즌에서도 '최후의 과업'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진 상급 던전 '애쥬어 메인'은 많은 악평을 받았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교훈과 반성이 없었던 것인지 '최후의 과업'은 2025년에 있었던 개발사 네오플 노동조합의 총파업 이슈와 맞물려 이제는 모험가들이 파업을 하는게 맞지 않느냐는 의미에서 읽는 방법의 유사성을 가지는 '최후의 파업'이라는 멸칭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이번 '최후의 파업'의 부정 평가로 인해 각종 던전앤파이터 커뮤니티에서는 이전에도 이용자 피드백을 무시했다가 처참한 평가를 받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수정했던 던전 콘텐츠들이 다시 언급되고 있습니다.
■ 마수 던전

마계 초입 시즌에서 마지막으로 선보인 던전은 루크 레이드의 하드 난이도지만 이는 기존에 있던 던전의 바리에이션 형태이므로 실질적인 엔드 콘텐츠로 설계된 것은 '마수 던전'이었고 이 '마수 던전'은 출시 초시 '클리어 자체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며 제한 시간 내에 깎은 체력을 기준으로 보상을 주는 생소한 방식'이 모험가들 사이에서 불쾌하게 받아들여지며 악평을 받았습니다.
사실 '던전앤파이터'의 원안에 해당하는 아케이드 게임(오락실) 시장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장르에서도 '승리가 불가능한 전투'는 의외로 생소하거나 불쾌한 개념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던전앤파이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진 캡콤의 '던전 앤 드래곤: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에서는 4번째 스테이지 보스 '텔 아린'이 일정 수준까지 체력이 깎이면 '미러 이미지'와 '파이어 볼'을 사용하여 플레이어를 빈사 상태로 만드는 강제 패배 이벤트를 선보이며 게임을 플레이하던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것처럼 말이죠.
다만 던전앤파이터는 엄연히 온라인 서비스를 하는 MMORPG였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마수 던전'은 '클리어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보상을 얻는 인스턴스 던전의 반복 공략'이라는 대전제를 완전히 무시하는 사례였는데요.
하다 못해 패턴과 기믹 수행과 같은 숙련도의 이슈나 부족한 스펙의 문제는 반복 플레이를 통해 조금씩 해결해나갈 수 있지만 그 누구를 데려다놔도 납득할 수 있는 이유도 없이 처치할 수 없는 '보스'와 클리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아 놓은 '던전'의 존재는 신선함보다는 불쾌함으로 다가오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가장 유명한 강제 패배 이벤트인 '텔 아린' 1차 보스전
물론 이 직후 '텔 엘레론'이 난입하여 목숨을 건지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기에 충격적이긴 해도 불쾌하지는 않았죠
구조적인 설계를 떠나서 던전의 퀄리티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원래 즉사급 위력에 칼같은 대응을 요구하는 광폭화 패턴이 나온다면 보통은 통상 패턴이나 다른 광폭화 패턴이 함께 나오면 안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조악한 퀄리티로 인해 겹패턴 억까가 터지는 버그가 빈번하게 발생했죠.
무엇보다 안톤 레이드의 1차 리뉴얼 이후로는 게임의 액션성을 살리기 위해 무한 홀딩으로 몬스터를 샌드백처럼 만들려고 하면 강제로 해제하거나 광폭화에 돌입하는 안전 장치가 있었지만 오히려 마수 던전에서는 이러한 안전 장치가 없어서 한참 이전 시즌의 아이템인 2차 크로니클 세트 '영역의 지배자'를 착용하고 '냉기의 사야'와 '역병의 라사'를 써서 속도를 깎고 높은 공격빈도로 경직시켜 반쯤 행동 불능으로 만드는 서포터 세팅의 '소울브링어'처럼 QA의 허점을 파고드는 기괴한 사례들이 횡행했습니다.
나중에 리뉴얼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문제점이 개선되긴 했지만 그 문제가 해결된 시점은 훨씬 더 쉽게 얻을 수 있고 더 좋은 성능의 장비가 대거 추가된 할렘 시즌이라서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의의를 찾는다고 한다면 이전 시즌 레이드인 안톤과 루크 특산 에픽 장비에 투자된 마법 부여와 증폭을 마수 던전 보상을 통해 계단식 업그레이드를 거쳐 나중에 나온 상위 레벨 장비에 계승할 수 있다는 점 정도가 있겠네요.

스킨 칭호로 루크 정복자를 달고 있는 졸업급 스펙의 4인이었지만 황당한 레벨 디자인에 감탄사를 참지 못합니다
초기 설정에서는 '마수'가 무려 '사도'보다 강하다고 했었으니 그 이름값을 하려고 이렇게 만들었나 싶기도 하고
■ 마이스터의 실험실

'마이스터의 실험실'은 폭룡왕 바칼이 살아있는 평행 세계의 천계처럼 왜곡된 역사를 다루는 넥스트 저니 시즌에 첫 대규모 업데이트로 야심차게 등장한 신규 던전이었습니다.
천계와 관련된 스토리에서는 빌런으로 연거푸 출연하던 매드 사이언티스트 '지젤'과 대 바칼병기이자 극비리에 개발된 초 거대로봇이라는 사나이의 로망을 그윽하게 녹여낸 '게이볼그'처럼 인기가 없을 수 없는 소재들을 집약하여 엄청난 기대감을 불러모았지만 그 결과물의 실상은 처참한 수준이었죠.
이쪽도 1차적으로는 레벨 디자인의 문제가 콘텐츠 실패의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해당 시즌은 에픽 아이템이 노란색 마봉 아이템 취급을 받을 정도로 획득은 쉽고 그 대신 반복 플레이를 통해 입수한 재료와 재화로 장비의 레벨을 끌어올리는 성장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던전의 난이도 또한 계단을 올라가듯이 특정 구간에서 치솟은 다음 완만해지는 형태를 띄고 있었죠.
하지만 '마이스터의 실험실'은 출시되기 이전 상급 던전인 '노블레스 코드'와 '파괴된 죽은 자의 성'과 비교하면 지나칠 정도로 난이도가 높고 스펙이 높았습니다. 계단의 단차가 갑자기 확 달라져버린 것이죠.
퍼스트 서버 당시에 들어온 피드백은 그 처치 곤란한 스펙이 그나마 피통(HP) 한정이어서 솔직히 반복 플레이가 조금 귀찮다는 정도의 의견이었지만 되려 라이브 서버에 올때 피해량을 살인적으로 올리면서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저 패턴으로 두개골이 오목해져버린 모험가들이 많아서 무려 '돈까스 망치'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하사받았습니다
이건 케지메 안건이 아닌지?
어쩌다가 피격을 허용하더라도 생채기만 나거나 포션을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히 무마하는 것이 정상인 통상 패턴을 맞고 사경을 헤메는 모험가들이 수두룩빽뺵했고, 딜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몬스터의 공격 범위 내에 들어가야 하는 근접 직업군들은 수시로 터져나갔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덴디테이트의 돈까스망치는 악명이 자자하여 '힐더의 최고 걸작', '근딜혐오적 디자인의 최고봉'이라는 몹시 사위스럽고 폭력적인 별명이 붙어버렸죠.
그 밖에도 기믹을 수행하면 온전히 플레이어에게 이득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페널티도 같이 떠안기는 DDR '보안 페널 해킹 시스템'이나 그냥 공략해도 만만치 않은데 패턴을 해결하는 데 일정 수준 이상의 딜을 요구하는 측정기 보스만 2마리가 들어가는 구성도 나쁜 의미에서 일품이었습니다.
보통 이러한 측정기 보스는 해당 부류의 원조로 꼽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패치워크'처럼 던전 초입부에 등장하고 막 던전에 입장한 이들이 과연 클리어할 수 있는 스펙인지를 가늠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지만 '마이스터의 실험실'은 에네기, 헵스(지젤)처럼 후반부 네임드에 이를 몰아두는 형태였고 애매한 스펙의 이용자들이 이러한 문제를 겪으며 최후의 최후에 시간과 자원을 낭비한 채로 쫓겨나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마이스터의 실험실은 무려 4개월에 걸쳐 떡너프를 당했으며 리뉴얼되는 결말을 맞이했죠. 초창기 마이스터의 실험실에서 그나마 건질 부분은 아케이드 런앤건 게임인 '메탈슬러그 시리즈'의 오마주가 진하게 들어간 입장 직후의 미니게임 파트 뿐이었다는 평가가 대다수였고 이마저도 저열한 콘텐츠의 완성도 때문에 나중에는 스킵 기능을 만들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심지어 후속 콘텐츠에 해당하는 '코드네임 게이볼그'도 썩 좋은 평가를 듣지는 못했습니다. 이렇게 게이볼그만 엮이면 그 결과물이 영 좋지 않다 보니 모험가들 사이에서 인기와 별개로 '게이볼그'가 망조의 짐승...아니 로봇 취급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일개 상급 던전의 부조리한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이용자 간담회의 주요 발표 내용 중 하나였을 정도니
얼마나 실패한 기획이었는지는...
■ 깨어난 숲

선계 초입부 스토리를 다루는 백해 시즌의 마지막 콘텐츠 레기온 던전 '깨어난 숲'은 상기한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요구 명성과 같은 입장 커트라인 대비 지나치게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 레벨 디자인과 낮은 완성도 그리고 그에 반비례하는 보잘 것 없는 보상 체계 때문에 문제가 된 케이스입니다.
심지어 이전까지 출시된 레기온 던전들은 적절한 난이도왜 재미있는 콘셉트 그리고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통해 대부분 좋은 평가를 이어나가고 있었기에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그로 인해 더더욱 평가절하를 받게 된 콘텐츠였죠.
우선 꺠어난 숲은 등장 네임드의 패턴 하나하나가 미칠듯이 강력하면서 속도가 빠르지 않거나 무적 생존기 등의 유틸리티가 부족한 직업은 기합으로 이를 악물고 피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범위를 커버하거나 골치 아픈 기믹 수행을 요구했습니다.
통상 패턴이 겹치거나 생존 지대가 이상한 위치에 깔리면 죽음을 각오하거나 그냥 '신의 가호(1회용 무적 소모품)'나 '성스러운 축복(1회용 부활 소모품)'을 마시라는 것이 당시 주된 공략법이었을 정도였으니 그 불합리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수준인 셈입니다.
심지어 기믹 수행과 관련하여 패턴의 가시성이 떨어지는 구성과 색조가 이상하여 안전한 것인지 위험한 것인지 도무지 구분이 안가는 워닝 사인처럼 연출의 문제는 퍼스트 서버의 테스트 환경도 아닌 한참 이전 시즌 던전에서도 겪었던 부분였는데 이 부분에 대한 반성이 없었던 것인지 결국 라이브 서버 출시 이후에 혹평을 피할 수 없었고 부랴부랴 이 부분의 시인성을 수정하는 후속조치와 너프가 진행됐죠.

어디가 위험 지대이고
어디가 안전 지대인 것인가
심지어 난이도에 비해 보상마저도 매우 부실했습니다. 핵심 보상인 융합석 각인의 경우 천장이 없어서 가장 성장 기대치가 높은 1옵션 3각인을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시간과 재화를 태워야 하는 것도 문제였는데 꺠어난 숲부터는 서브 보상인 무용담의 지급량을 난이도에 따라 차등화하면서 이용자들의 골드 수급량이 크게 줄어들게 됐습니다.
더군다나 백해 시즌은 커스텀과 레벨링이 중심이 되는 성장 망태기로 불리던 넥스트 저니 시즌의 연장선이라 골드를 많이 버는 만큼 많이 쓸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나마 '극 난이도'에서는 무용담 수급량이 이전 레기온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나지만 보상의 격차보다는 살인적인 난이도와 이를 클리어했을 때의 성취감에 중점을 두던 '초월(차원회랑)', '해방(어둑섬)'과 같은 도전 난이도의 도입 취지에도 벗어나 있었죠.
그 밖에도 상변 세팅이나 과무큐(불사) 세팅과 같은 메타 세팅을 의도적으로 저격하여 무력화하는 구조도 악평에 일조했습니다. 어차피 세기말이었기 때문에 세팅을 바꾸는 것 자체는 큰 어려움이 아니었지만 지금처럼 무기고 시스템을 활용해 쉽고 편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했고 장비에 부여된 각종 기능을 이관하는 계승 과정에서는 또 골드가 소모됐죠. 지금처럼 모험가들에에게 기싸움을 거는 기조는 아마 이때부터 예견된 미래였을지도 모릅니다.

골드 소모처는 늘어난 반면 수급량을 줄이는 방향의 보상안이 결코 달가울리가 없었는데
이렇게 공지사항에서도 '과도한 재화 생산'을 언급하며 쌀먹이라고 기싸움을 시전하는 것을 보면...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