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메닛키', '아오오니', '마녀의 집'처럼, 흔히 쯔꾸르 스타일로 불리는 포맷에 공포 장르는 이미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나 있는 조합입니다. 일단 부담스럽지 않은 단순한 그래픽으로 스토리를 풀어내기에도 좋고, 이곳저곳을 탐험하고, 퍼즐 요소를 풀어가며 단서를 모으고, 그러다 의도한 때에 터지는 기괴한 연출의 합이 적당하게 잘 맞아떨어지죠.
본문에서 소개할 게임 역시 RPG메이커로 제작된 게임입니다. 인디 개발팀 '머스타드 파스타'의 호러 어드벤처 '이누나키 마을'입니다. 현재 스토브에서 데모 버전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게임의 리뷰를 준비하며 알게 된 사실인데 '이누나키 마을' 혹은 '이누나키 터널' 괴담은 일본에서 꽤나 유명한 괴담이라고 합니다.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도시 전설 괴담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실제 이를 소재로 한 선배 격의 공포 게임도 여럿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찾아보면 쉽게 볼 수 있는 꽤나 많은 괴담의 존재가 게임의 몰입감을 더 높여 주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인공 '토모코'와 3명의 친구들, 켄타, 유메, 테츠야가 산속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길을 잘못 들어 이누나키 마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이런 스토리가 항상 그렇듯이 마을은 뭔가 수상한 느낌이 들지만 또 일부는 지나치게 호의적이고 그렇죠.
원래 공포 게임의 특징이 뭔가 이상한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망했다'를 선택해 가는 묘미가 있는 것이므로 누가 봐도 잘못된 판단만 하는 토모코 일행을 움직여야 하고, 최악의 결과만큼은 피하기 위해 여기저기 들러보고, 뒤져 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선택지만으로도 죽을 수 있으므로 무대를 벗어나는 행동은 불가능
쯔꾸르 스타일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직접 움직이는 주인공을 기점으로 주변 맵의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맵 내에서 수상해 보이는 것, 혹은 어떤 법칙 같은 것을 발견해서 직접 움직여 한 칸 한 칸 움직여 가며 놓치는 일 없이 꼼꼼하게 플레이하게 만든단 점이죠.


쯔꾸르 + 퍼즐 + 공포는 공식 같은 요소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이누나키 마을'의 퍼즐은 꽤나 본격적입니다. 비록 데모 버전에서는 체험해 볼 수 있는 가짓수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앞으로 보여줄 요소가 무엇인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합니다. 논리적이면서도 심도 있는 퍼즐을 적재적소 활용한다면 아무래도 몰입감을 더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너무 쉽고 직관적인 힌트는 퍼즐의 의미를 없게도 만들지만 까딱하면 죽어서 다시 세이브포인트부터 시작해야 하는 공포 게임 특성상 입수한 단서의 범주가 너무 넓어서 힌트로써 작용하지 못하거나 반복된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요소가 없다면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분기라고 표현하기엔 조금 그렇지만 어느 정도 플레이어의 활동에 의한 변화(?)라고 할 만한 요소도 있긴 합니다. 여행 출발 전 집 안을 조금 더 샅샅이 뒤지면 '라이터'를 챙길 수 있는데 이로 인해서 지하실 탐험 시 친구들과의 대화가 변한다거나, 실제 사용 아이템이 달라지기도 하고, 오브젝트를 조사했냐- 안 했냐-에 따라 달성 업적에도 차이가 생깁니다.

쯔꾸르 공포 게임에서 봤음직한 요소는 모두 갖췄다.
추후 스토리 진행에도 영향을 줄 정도의 분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사나 오브젝트에 담긴 사연(?) 등을 볼 수 있는 만큼 스토리를 파악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영향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멀티 엔딩 및 숨겨진 요소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개발자 멘트를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기반이 되는 괴담이 있다 보니 오히려 더 스토리를 풀어내는 연출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공포 게임의 데스 씬은 꽤나 중요한 연출이라고 생각하는데, 죽으면 게임 오버 씬 하나만 딱 띄울 것이 아니라 죽을 수 있는 상황마다 잘못된 선택 시 어떻게, 왜 죽는지 정도는 변주를 줬었다면 더 좋았겠다 싶었고, 극적인 상황에서의 BGM이나 화면 연출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해 줬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또, 달성 퀘스트까진 아니지만 '지하실 조사하기', '잠긴 문 해제하기' 정도의 현재 해야 할 큰 항목의 목표 정도는 표시해 주는 것이 좋겠고요.

실패했다는 느낌만 전달하는 터라 '죽음'이 와닿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데모 버전에서는 적당한 스토리 진행과 함께 몇 가지의 퍼즐, 그리고 쯔꾸르 공포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격 씬을 즐겨볼 수 있습니다. 쯔꾸르 미스터리 게임을 많이 즐겨본 분들이라면 어렵지 않은 난이도입니다.
데모 버전의 완성도나 플레이 타임은 아직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봐야겠습니다만 적어도 '머스타드 파스타'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의 분위기 전달에는 충분했다고 보여집니다. 아 참, 점프 스케어 요소가 있습니다.
◈ [인디][이누나키 마을] 일본 괴담 속으로의 여행
개발/배급 머스타드 파스타
플랫폼 스토브
장르 호러 어드벤처
출시일 2024년 12월 20일 체험판 배포
게임특징
- 어설퍼도 몰입하기 좋다는 쯔꾸르+공포+퍼즐 조합
플랫폼 스토브
장르 호러 어드벤처
출시일 2024년 12월 20일 체험판 배포
게임특징
- 어설퍼도 몰입하기 좋다는 쯔꾸르+공포+퍼즐 조합
[홍이표 기자 siriused@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