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2024(이하 게임대상)'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대한민국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의 전야제를 책임진 행사가 어느덧 29회 째를 맞이한다.
게임대상은 매년 이맘때쯤 매년 쟁쟁한 후보작들 사이 옥석을 가리는 행사인데 올해는 특히 쟁쟁하다. 본상 후보로 공개된 9개의 게임 중 대상 가능성이 있는 게임은 삼파전으로 압축되는 있다. 매년 대상 예측 게임은 2개를 넘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인만큼 올해 3파전 구조는 꽤 오랜만이다.
3파전의 주인공은 넷마블네오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넥슨게임즈의 '퍼스트 디센던트'다. 세 게임 모두 장르와 주력 플랫폼이 완전히 다른데 이는 한국 게임계가 그만큼 넓어져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모든 게임들은 세계에 진출해 꽤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게임대상은 심사위원회 심사 60%, 전문가 투표 20%, 대국민 투표 20% 비율로 선정되며, 지난 4일 대국민 투표가 종료되면서 이제 발표만을 남긴 상태다. 오는 13일 영광의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영애는 어느 게임에 돌아가게 될까?
◆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 넷마블의 터닝포인트를 담당한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이하 나혼렙)'는 넷마블네오가 개발하고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로 지난 5월 출시했다. IP게임의 명가답게 원작을 충실하게 구현한 비주얼과 스토리, 높은 시스템적 완성도와 합리적인 BM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끈 게임이다.
나혼렙이 대상후보도 꼽히는 이유는 무엇보다 게임의 완성도, 흥행, 매출, IP인지도 등 모든 부문에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나혼렙 IP는 추공 작가의 현대판타지 소설이 큰 인기를 끌며 웹툰화에 성공, 웹툰은 더 크게 성공해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는 등 미디어믹스를 거듭할 수록 성장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다. 인기는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과 북미까지 퍼져있던 상태라 사실상 게임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작품이기도 하다.
나혼렙은 이런 인지도 속에서 출시 전 사전등록만 1500만, 출시일에만 500만 다운로드를 넘기며 단숨에 성공 레일에 올라섰다. 그리고 높은 게임성과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하면서 게임은 꾸준히 성장해 지난 10월 글로벌 이용자 5000만 명을 넘기기도 했다.
나혼렙은 좋은 인지도의 IP, 모바일이라는 높은 접근성, 훌륭한 원작 재현과 게임의 완성도, 안정적 운영과 BM을 모두 충족하면서 올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기록한 게임으로서 게임대상 후보 자리에 올랐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2024 상반기 이달의 우수게임을 수상하기도 했다
◆ 스텔라 블레이드 = 드디어 한국에도 이런 콘솔 게임이!
'스텔라 블레이드'는 '니케: 승리의 여신'으로 유명한 시프트업이 개발하고 소니가 유통한 오픈월드 액션 게임이다. 설립한지 10년 남짓한 회사가, 모바일 게임 단 두 개만 개발했던 회사가, 콘솔 개발 경험이 전무했던 그 시프트업이 지난 4월 플레이스테이션5를 통해 발매한 스텔라 블레이드는 전 세계 게이머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냉정히 말하면 다소 엉성한 후반부 스토리, 어정쩡한 오픈필드 요소, 갑작스런 난이도 상승 등 명확한 단점이 있는 게임임에도 여러 유명 SF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오마주하면서도 독자적 요소를 품은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스토리, 이브라는 미형의 캐릭터가 펼치는 화려하면서도 난이도 있는 액션, 잘 짜여진 성장 요소와 다양한 서브 즐길거리 등 단점을 확실히 덮을만큼 많은 장점을 어필하며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널리 호평받았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게임대상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글로벌에서 성공한 콘솔 게임이라는 점, 출시시기 한국 게임계 모든 이슈를 혼자 차지할만큼 큰 이슈가 된 게임이라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로 갈 수록 콘솔 게임의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한국 게임계가 글로벌, 특히 서구권 진출을 표방하고 있는만큼 그에 따른 어드벤티지도 고려할 수 있다.
또, 스텔라 블레이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이지만 무엇보다 향후 후속작 및 시프트업의 차기 콘솔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게임이라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 수작이라 부를만한 게임성에 싱글플레이 콘솔 어드벤티지까지...
◆ 퍼스트 디센던트 = PC 루트 슈터 장르의 희망
'퍼스트 디센던트'는 넥슨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유통하는 루트 슈터 장르로 지난 7월 스팀과 콘솔을 통해 출시했다.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했으나 부분 유료화 모델과 시즌제 운영 방식을 고려할 때 PC 온라인 게임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의 놀라운 점은 출시 초기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보여줬다는 것. 출시 7일 만에 캐릭터 생성 수 1000만 명 돌파, 첫 주말 스팀 동시접속자 26만 명 기록, 전 플랫폼 추산 동시접속자 50만 명 예상, 첫 업데이트 스팀 매출 순위 1위 달성 등 7월은 스팀 플랫폼 자체가 퍼스트 디센던트 '앓이'라 불러도 손색 없을만한 수준이었다.
비록 시즌1 업데이트에서 여러 혹평을 듣고 있다곤 하지만 대규모 인력 채용을 통해 시즌2에서 대대적인 수정을 예고하고 있는데다 여전히 수 만이 넘는 접속자와 50위권 내에 들어가는 최대 접속자를 기록한 게임으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확고한 1인자가 없는 루트 슈터 장르에 스페이스 오페라를 연상케하는 독특하면서도 창의적 세계관, 정말이지 눈이 즐겁기 그지없는 호남/미녀 캐릭터들과 동일 장르 최고 수준의 그래픽, 런앤건 스타일의 직관적 전투는 게임대상 후보작으로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올해 퍼스트 디센던트보다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킨 게임은 없었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