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 에픽게임즈] 게임 가격이 나날이 상승해 게이머의 지갑이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시대다. 발전된 기술, 게임 개발 비용 상승, 가파른 물가 상승률 때문이라고 하지만 한껏 높아진 게임 가격을 그저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오랫동안 즐겨온 의리로 구매하려던 시리즈 게임도 폭등한 가격 때문에 구매가 망설여진다. 확장 에디션은 10만 원을 훌쩍 넘는 데다가 이후에 유료 스토리 DLC까지 출시된다는 루머까지 들리니 어질어질하다. 큰맘 먹고 구매했다가 손이 가지 않아서 라이브러리에 묵혀 둘까 또 걱정이다.

비교적 가벼운 모바일 게임을 즐기려고 해도 이번에는 계속해서 심해지는 과금 요소가 발목을 잡는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사행성 문제가 붉어지면서 법제화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답답하기만 하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대체할 지속가능한 수익 체계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선뜻 시스템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른바 가성비 높은 구독형 과금 시스템인 ‘배틀 패스’가 각광받고 있다. 1만 원대의 낮은 가격에 구매 가능하며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하기만 하면 값비싼 프리미엄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 많은 게이머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켰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접속률을 유지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과금 모델이라 평가된다.

2010년도 초에 ‘도타 2’가 처음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 배틀 패스는 2017년에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배틀로얄 모드에 적용하면서 장르를 불문하고 수많은 온라인 게임에 영향을 준 수익 모델이 됐다. 현재 포트나이트는 월간 구독형 서비스인 '포트나이트 크루'로 선보여 배틀패스와 함께 월간 크루 팩을 제공하는 등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혜자' 혜택을 주고 있다. 최근에도 포트나이트는 ‘인디아나 존스’처럼 유명한 영화 캐릭터 의상에 더해 마블과 콜라보한 ‘스파이더맨’과 ‘닥터 스트레인지’ 등의 다양한 의상을 배틀 패스를 통해 제공하며 유저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올해 6월 무료화가 진행된 ‘폴가이즈’도 ‘시즌 패스’라는 이름의 배틀 패스를 도입했다. 폴가이즈는 ‘어쌔신 크리드’, ‘고질라’, ‘어몽어스’ 등 다양한 코스튬이 포함된 시즌 패스를 기존 게임 구매 고객에게 무료로 지급했다. 최근 등장한 시즌3에서도 ‘스폰지밥 네모바지’, ‘엘더스크롤’, ‘울트라맨’ 등 유명 프랜차이즈와 콜라보한 코스튬을 시즌 패스로 배포했다. 자그마치 60명이 함께 플레이해야 하는 독특한 게임 스타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매칭 문제를 시즌 패스를 통한 접속률 유지로 해결하고자 했다.

게다가 폴가이즈의 경우 지금까지 출시된 시즌 패스는 각각 총 1500 쇼벅스를 지급하는데, 시즌 패스 가격은 950 쇼벅스로 더 낮게 책정되어 있다. 사실상 ‘무한동력형’ 시즌 패스로 별도 추가 구매 없이 시즌 패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시즌 패스를 구매하지 않은 유저도 무료 시즌 패스를 통해 300 쇼벅스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어 플레이를 통한 시즌 패스 구매도 가능하다.

인기 게임의 무료화에 따른 배틀 패스 도입은 하나의 게임 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새롭게 출시된 ‘오버워치 2’도 게임을 무료화하고 신규 영웅 즉각 해금을 포함한 배틀 패스를 출시했다. 캐릭터 밸런스를 해치지 않고 이용 가능한 콘텐츠에 격차를 두지 않는 치장용 아이템만을 판매하는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랜덤박스라는 무작위성을 지닌 전리품 상자는 과감히 버렸다.

이처럼 시즌 패스는 효율 높은 소비를 하고 싶어 하는 유저와 일정한 매출을 달성해야 하는 게임사 간의 합의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게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몰아친 지금 앞으로 각 게임사가 보여줄 배틀 패스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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