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라이크는 한때 잘 알려지지 않아 생소했지만, 이제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 중 하나다. 로그라이크 자체로 하나의 장르라기보다는 다른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사망 시'의 페널티를 강화하고, 매번 변화하는 상황을 만들어 도전할 수 있는 목표를 부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로그라이크는 탑뷰나 벨트 스크롤 게임과의 결합을 통해 조작감을 극대화하고 랜덤성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많은 인디 게임이 이와 같은 형태로 게임을 제작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스토브의 인디 게임 '포지트론X' 역시 랜덤성과 사망 페널티를 조합한 로크라이크 장르의 게임이다. 재미있는 점은 앞서 대중적이라고 했던 탑뷰 혹은 벨트 스크롤 형태의 게임이 아닌 FPS와 조합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빠른 조작감에 익숙해져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하이퍼 FPS 형태를 가지고 있는 포지트론X는 빠른 속도감이 핵심인 게임이다. 일반적인 FPS에 비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는데다, 하이퍼 FPS의 특성상 벽을 타거나 멀리 점프하는 등의 플레이도 기본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속도감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또한, 우클릭에 조준 기능이 없어 빠른 템포의 게임 도중 적을 공격하는 것 역시 적응이 필요하다.
게임 자체는 FPS 장르지만, 방식 자체는 로그라이크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섹터 개념으로 진행되는 포지트론X는 자신이 입장한 룸 내의 적을 모두 처리하면 다음 룸이 랜덤하게 열리는 방식이며, 룸 클리어 시 특전을 받을 수 있다. 특전에는 장비 특전과 특성 특전이 존재하는데, 장비는 말 그대로 새로운 무기를, 특성은 새로운 패시브 효과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최대 3개까지 등장을 하며, 그중 원하는 특전 1개를 선택해 누적하는 방식이다.
룸 클리어 시 최대 3개의 보상이 등장하며, 그 중 하나를 인스톨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특정 단계까지 진도를 빼면 코어 어셈블러에서 포인트를 내고 원하는 것 무기나 특성을 인스톨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무기 스타일도 무기 스타일이지만, 특성에 따라 공격 범위나 화력, 추가적인 효과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번 랜덤 생성되는 특전을 잘 조합해야 한다. 특히, 특성 중에는 특정 조건에서만 발동하는 옵션도 존재하기 때문에 좀 더 꼼꼼하게 확인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특전 역시 캐릭터가 사망할 경우 모두 초기화가 되기 때문에 한 개 섹터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좀 더 안정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특히, 룸을 넘어간다고 체력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피해를 받지 않으며 플레이 하는 것이 필수다. 대신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비해 적들의 투사체가 그리 빠르지는 않아 적은 피해로도 초반부 진행이 가능하다.
룸 안에 있는 적을 스캔해서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다양한 무기를 획득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한편, 사망 시 무기와 특전이 모두 초기화되지만, 별도의 계정 레벨이 존재하며, 계정 레벨이 오를 때마다 공격력이 소폭 오르는 등 플레이를 할수록 초기화되는 상황에서도 미묘하게 캐릭터가 점점 강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효과 덕분에 초반에 막히던 부분도 계속 플레이하다 보면 클리어가 가능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 오버 시 영구적인 보너스 프로그레스를 획득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다만, 한 가지 포지트론X와 관련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어 문제다. 그동안 스토브 인디 게임에 대부분 한국어를 지원해 메리트가 있었던 반면, 포지트론X는 현재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는다. 물론 무기나 특성 정도만 영어로 읽을 수 있다면 큰 무리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
포지트론X는 로그라이크와 하이퍼 FPS가 절묘하게 결합된 게임으로 랜덤하게 등장하는 무기와 특성 속에서 자신만의 플레이를 만들어나가는 독특한 게임이다. 초반부 게임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죽음을 경험하게 되지만, 익숙해질수록 점차 진도를 많이 빼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