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드래곤과 소녀가 마주하는 CF의 한 장면은 드래곤라자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컷이다. 원작 소설에 대해 길게 얘기할 필요는 없고 드래곤라자 세계관에서 '드래곤'과, 드래곤과 연결고리가 되는 인간, '라자'의 관계는 단순한 정신적, 정서적 교감 그 이상의 관계로 묘사된다.
게임 '드래곤라자2:퓨처워커'에서는 게임 시작부터 주인공이 드래곤을 타고 날아다닌다. 심지어 탑승한 채로 전투도 벌인다. 게임에서 드래곤을 타고 싸우는 것 자체는 그렇게 색다른 일이 아니고 하나의 콘텐츠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원작 '드래곤라자'의 팬이라면 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게임에서 주인공이 그냥 단순히 아무 생각 없이 드래곤과 교감하고, 타고 싸우는 단순한 구조는 아니다. 생각보다 복잡한 사정 하에 그러한 능력을 지니게 됐는지를 꽤 많은 비중을 할애해서 설득한다. 모바일게임 드래곤라자2:퓨처워커에서 주인공이 왜, 그리고 어떻게 드래곤과 함께 싸울 수 있는지, 그리고 게임 속 드래곤과 라자의 관계는 어떤 시스템으로 되어 있는지를 알아본다.
드래곤의 갑작스런 도움은 주인공도 이해 못 할 상황 = 게임조선 촬영
실제 게임 속에서도 드래곤라자가 흔치 않은 시기에 드래곤의 선택을 받아 그 힘을 빌어 쓰는 주인공의 존재에 이목이 집중된다. 주인공이 탈것으로써 드래곤을 타고 마을에 입성하거나 이동하는 걸 보고 NPC들이 놀라고, 겁먹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드래곤이 신성 시 되고 인간사에 크게 끼어들지 않던 원작과 달리 게임에서는 드래곤이 주요 콘텐츠로 주어진 만큼 이 같은 설정을 설명하기 위해 게임 초반부 드래곤과 얽힌 이야기가 진행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인공이 드래곤들로부터 인정받아 같이 교감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세계관상 드래곤라자인지는 불명. 또 힘을 빌어다 쓸 수 있는 이유는 '드래곤로드'의 선택을 받은 인물이기 때문으로 밝혀진다. 드래곤로드는 주인공을 불러 여덞개의 별 중에서 마지막 남은 드래곤의별을 잃어버린 상태이며 이를 빛의 탑의 마법사들이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훔쳐 간 것은 아니며 로드는 그것을 헬카네스의 의지라고 표현. 또한, 주인공이 드래곤라자의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는 딱히 드러나진 않는다.
드래곤의 별이 사라진 것이 사건의 발단 = 게임조선 촬영
드래곤 종족 중에서도 드래곤로드와 핸드레이크가 맺은 드래곤라자 계약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으며 드래곤로드와 적대하는 존재, 드래곤 '에할라파드'와 드래곤로드가 잃어버린 드래곤의 별을 소유하고 있는 일부 '빛의 탑'의 마법사들이 꾸미는 음모를 막기 위해 주인공과 또 그들을 돕는 드래곤을 파견하게 된다. 주인공을 돕는 드래곤들의 존재는 바로 이것.
원작 팬들이 가장 비평했던 부분 중 하나인 작중 중요한 요소인 드래곤이 수집 및 육성형 콘텐츠로 쓰인 이유는 이것 때문. 물론 게임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한 설정 추가일 따름이지만 그냥 펫처럼 치부하고 지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설정을 설득하기 위해 상당한 볼륨을 들여 설명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게임 속에서 드래곤과 라자는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구현이 됐을까? 먼저 드래곤은 일종의 비행 탈 것이자 소환형 전투 펫과 같은 형태로 나온다. 전투 도중 드래곤을 호출하여 등 뒤에 올라타서 더 강력한 공격을 가할 수 있다.
드래곤에 탑승하여 더 강력한 적과 전투를 치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드래곤은 원작에서 언급된 적 없는 오리지널 드래곤이지만 바람의 에오르마라, 숲의 타이콘로스 등 드래곤 네이밍이나 설정은 원작의 느낌을 차용했다.
드래곤 탑승 전투는 능력치가 소환한 드래곤으로 변하기 때문에 공격력이나 방어력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체력도 드래곤의 체력으로 바뀐다. 드래곤은 소환 시간이 지나거나 드래곤의 체력이 모두 닳았을 때 자동으로 해제된다. 물론 드래곤의 등급에 따라 더 강력한 공격을 가할 수 있다. 추후의 비행 전투도 드래곤의 비중이 크다.
또한, '드래곤의 레어' 라는 이름의 던전 콘텐츠와 같이 해당 드래곤이 있어야만 입장할 수 있거나 드래곤 탑승을 활용한 콘텐츠가 다수 있으며 드래곤별로 각성과 드래곤의 별을 통해 강화, 성장시킬 수 있다.
드래곤라자로 구현된 할슈타일 후작 = 공식카페 갈무리
'라자'의 쓰임은 계약이란 형태로 드래곤에 장착하는 카드처럼 쓰인다. 드래곤이 원작에 없던 오리지널 드래곤인데 반해 라자는 까뮤 휴리첼이나 넥슨 휴리첼, 할슈타일 후작, 디트리히, 레니 등 원작에 이미 알려진 라자들이 등장한다. 드래곤과 라자를 계약을 맺으면 라자의 주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이 밖에도 주 계약이 아닌 보조 계약을 최대 3명까지 연결해 보조 계약 라자의 패시브 효과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
특히, 속성이 일치하는 드래곤과 라자의 계약을 맞게 되면 드래곤 탑승 전투 시 라자의 액티브 스킬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라자는 성장을 통해 더 높은 등급으로 성장하게 되며, 성장하는 라자의 배경은 소설 속 인물의 변화 단계를 따랐다.
드래곤라자2:퓨처워커에서의 드래곤과 라자는 원작의 희귀성을 포기한 대신 일종의 강화 요소이자 게임의 특징적인 콘텐츠로 활용된 셈이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