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플레잉게임(RPG)이 "위인전기"식의 동화적인 구조를 갖춘 원인은 하나의 목적을 세우고 달성함에 게임의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위인전기"는 특별한 탄생, 불우한 어린 시절, 성장, 시련 그리고 위대한 승리를 다루고 있다. 롤플레잉게임은 특별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가장 약한 힘을 가지고 탄생, 레벨업을 통해서 성장하고, 교환과 파티에 기초한 퀘스트 등으로 주변인물들과 소통하면서 끝내는 승리하는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아이소닉온라인의 `아타나시아`는 전형적인 신화 구조에 판타지 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전통적인 RPG 장르를 충실하게 구현한 3D 온라인 게임이다. 게임의 목표는 개인의 성장과 승리에도 있지만 그런 성장이 파티를 중심으로 형성된 사회에 영향을 주고, 궁극적으로 월드 전체의 문화형성이라는 것에 기반을 두게 된다. 더욱이 이것이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은 더욱더 의미심장하다. 게이머들은 자신의 아바타로 다른 게이머들과 함께 새로운 세계의 문화를 창조해내야 하는 중책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그 가상의 세계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다른 게이머들의 이상이 담겨진 그런 세계이다. 과연 이 새로운 게임에 참가한 게이머들은 피로 얼룩진 지옥을 탄생시킬 것인지, 아니면 위대한 승리와 신비함이 가득한 전설의 땅을 탄생시킬 것인지는 정해진 운명이 아닌 게이머들의 손에 담겨있다. 오픈 베타 서비스 기간인 지금이 바로 이 세계를 직접 탄생시킬 천재일우의 순간이다.
▶ 그래픽
게임을 본격적으로 플레이 하기 전에 먼저 그래픽을 살펴보자. 3D 그래픽이 게임에서 선 보인지는 꽤 오래된 편이지만 완성도가 뛰어난 패키지 3D 게임은 최근 들어서야 개발되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아타나시아`는 온라인게임이다. 완성도 있는 3D 온라인게임이 거의 없는 현재의 상태에서 `아타나시아`가 3D로 게임을 제작한 것은 어쩌면 무모해 보일지도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아타나시아`의 3D는 꽤 정밀하고,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그래도 여전히 한가지 물음은 남는다. 2D 온라인 게임도 충분히 재미있는데, 굳이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3D로 온라인게임을 제작할 필요가 있을까?
필자의 대답은 "제작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이다. 지평선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지형들이 캐릭터가 다가갈수록 웅장하게 모니터를 가득 채우고, 원근감있게 표현된 지형들은 실제 게임 속으로 들어간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줌-아웃으로 하늘 위에서 볼 때는 마치 신이 된 듯한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시점 변화를 통해 캐릭터가 바라보는 1인칭 시점으로 변화할 때에는 광활한 대지 위에 홀로 서있는 비장함과 외로움(?)까지 느껴진다. 이제 2D 온라인게임은 더 이상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월드
`아타나시아`는 전체 맵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게이머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나침반과 육분의라는 아이템이 존재하지만 3D 그래픽이기 때문에 정신 없이 전투를 하다보면 방향을 찾기가 힘들다. 이것을 이 게임의 단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이 점이 `아타나시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수많은 아이템 창이 인터페이스를 가득 채우고 있음에도 이 게임이 실제 현실 같다는 찬사를 받는 것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딘 듯한 신비감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하겠지만 게임을 플레이 할 때마다 항상 신선한 느낌을 받는 것은 `아타나시아`만의 신비로운 매력이다. 몽롱하게 피어오르는 안개, 지평선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지형들, 발을 직접 디디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신비한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 캐릭터
자신의 아바타를 꾸미는 것만 가지고도 많은 포털업체가 돈을 벌듯이 게이머에게 아바타의 완성도는 항상 관심의 대상이다. 팬티 한 장 걸친 채 태어나서 하나 둘 방어구와 무기들을 구입해 나갈 때의 흐뭇함은 그 무엇에 비견될 바가 아니다. 방어구와 무기들은 마을 상점에 있는 상인 '카르보 에나우스 라티너스'에게서 구입이 가능한데 많은 준(화폐단위. 1000닢=1준)이 필요하므로 생산 시스템인 낚시, 약초 캐기, 광석캐기등을 열심히 해야한다. (게이머들간의 아이템 거래를 하면 좀 더 싼값에 구입이 가능하다)
`아타나시아`에서는 평상복, 여행복, 실크 전투복, 코르디나 갑옷, 실바니움 갑옷, 테르디움 갑옷, 티타니움 갑옷, 세이리온 갑옷 등 다양한 의상을 제공하며, 무기와 방어구에 따라서 색다른 모습으로 즐거움을 준다. 자신은 완전 무장한 채 헐벗은 동료를 볼 때의 상대적 우월감과 흐뭇함이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참고로 방어구중에 최고의 성능을 가진 세이리온, 테르디움은 아직까지 판매되지 않고 있다. 이 갑옷들을 구하려면 , 일부 최강 레벨의 몬스터를 사냥해야만 얻을 수 있다.
▶ 퀘스트
흔히 게이머들 사이에 통용되는 말 중에 레벨업 막노동이 있다. 레벨업을 할 때까지 죽으라고 같은 몬스터와 대결하거나,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인데 주로 롤플레잉 장르에서 이런 모습이 심심지 않게 발견되곤 한다. 또한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다 보면 게이머는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되고, 인생이 참으로 권태롭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아타나시아`에서는 롤플레잉 게임의 명작 중 하나인 뉴월드 컴퓨팅의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에 버금가는 다양한 퀘스트를 제공함으로써 이런 레벨업 막노동에게 초토화되어 가는 게이머를 만족시켜주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다양한 변수와 의외의 상황이 존재해서 패키지게임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튜토리얼 모드
게임을 플레이 하기 전에 튜토리얼(Tutorial)모드를 충분히 거치도록 하자. 잠깐! 튜토리얼 모드라고? 온라인 게임인데? 그렇다. `아타나시아`는 온라인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게이머가 충분히 게임의 기본 조작을 배울 수 있는 튜토리얼 모드를 제공한다. 튜토리얼 모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1) 캐릭터 및 카메라의 기본조작
Q, W, E, A, S, D Key와 마우스를 이용한 방향조작 방법과 달리기(Tab키), 지구력이 떨어졌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R키, F10키를 이용한 시점변화등 기본적인 조작방법을 설명한다.
2) 기본게임 인터페이스
소지품 창과 인벤토리, 캠프창등의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다른 게이머나 NPC등과의 대화방법등도 설명한다.
3)기본 전투
몬스터의 레벨을 파악하고 전투에 필요한 기본스킬을 익힐 수 있다.
4)기본 생산
`아타나시아`는 낚시, 약초 캐기, 광석캐기등의 생산 시스템을 제공한다. 튜토리얼 모드에서는 약초 캐기를 실습시키는데 유치원생에게 자연학습을 시키는 듯한 친절한 설명에 감탄하게 된다.
5)기본 마법
마법을 소개한다. 이때쯤 되면 빨리 게임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나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참자. 하나만 더 하면 선물까지 주니까...
6)캐릭터의 성장
캐릭터가 성장했을 경우, 능력치의 변화 등을 설명한다. 이것까지 모두 습득했을 경우, 기본적 아이템 하나를 제공한다. (바지나 옷등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무기류를 줄 때도 있다.)
이상 여섯 가지의 튜토리얼을 제공하는데, 이것은 초보자가 바로 접속했을 경우 허무하게 전투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죽음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배려이다. 여러번 죽음을 반복하면서 배우는 것이 게임이라는 장르의 특징이지만 자신의 캐릭터가 죽임을 당하는 것에, 필요이상으로 흥분하는 게이머들에게 이 튜토리얼은 정말로 반가운 선물이다. 그 외에도 `아타나시아`는 다른 온라인게임보다 다양한 키를 써야 하므로 그것을 익히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튜토리얼이 끝나면 기본적인 아이템까지 제공하니 바쁘지 않은 게이머라면 반드시 거치도록 하자.
▶ 전통 판타지 세계로의 초대
`아타나시아`의 큰 기둥 줄거리는 보수주의 '원소론자들'과 진보주의 '데오너지스트'라는 두 개 세력의 충돌이다. 거기에 중립적인 에너지인 '데오너지'의 땅인 켈러스에서 게임은 시작된다. 중립에 선 게이머는 과연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고, 그 선택은 전체 월드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아타나시아`는 이런 게이머의 선택 외에도 6원소론과 정반합의 변증법이 가미가 되고, 마법과 몬스터의 세계를 제공함으로써 신비로운 판타지게임의 참맛을 맛볼 수 있다. 이제 배경지식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아타나시아`를 플레이해 보는 일만 남았다. <접속하기>버튼을 누를 준비가 되었는가?
[김정철 / 게임 컬럼리스트 badtrip@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