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코에이에서 개발된 `삼국지` 시리즈가 전통적으로 턴 방식을 추구했던 반면, `배틀필드`는 전적으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는, 멀티플레이 시장을 향한 코에이의 새로운 도전정신을 담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 멀티플레이에 맞게 최적화된 인터페이스
멀티플레이가 대중화 되면서 `삼국지` 시리즈의 온라인 화를 제창해왔던 게이머들의 바램은 `삼국지: 배틀필드`를 통해 이루어진 셈이다. 기존에 코에이에서 발매되었던 `삼국지`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왔던 게이머라면 `삼국지: 배틀필드`의 시스템이 그다지 낯설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시설자본을 기반으로 병력을 구축하고 그에 따른 유능한 장수를 영입, 중국 전역의 패권을 차지한다는 기본적인 시스템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굳이달라진 점이라면 이러한 해당 시스템들이 실시간 전략 시스템에 맞게 간편하면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간편화 되었다는 점이다.
▶ 삼국지만의 독특한 전략성이 살아숨쉰다.
`삼국지: 배틀필드`의 핵심은 상대방의 병참 보급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신기술을 바탕으로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 코에이는 전투의 분수령이 되는 세가지 요소를 게임내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동적병참제어(Active Logistics Control)와 태학 시스템 그리고 동맹 시스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동적병참제어는 말 그대로 게이머의 대군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추가병력과 병량을 운반하는 보급부대의 조작을 의미하며 상대측 게이머의 보급부대가 이동하는 루트를 제대로 파악해서 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면 소수의 정예부대로도 최전방에 위치하고 있는 적의 대군을 쉽게 물리칠 수 있게 된다.
태학 시스템은 전투에 필요한 전술이나 요술, 병력의 효과적인 운용을 위해 필요한 병기술을 지칭하는 것으로 꾸준히 이를 개발함으로서 적과의 백병전이나 공성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동맹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병력이 부족하거나 그 세력이 극히 미약할 경우, 타 게이머와 연합하여 협동 플레이를 펼칠 수가 있으며 보급루트를 서로 공유, 물자부터 병력 심지어는 기술력까지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승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수 있다.
▶ 온라인만의 매력, 커뮤니티 구축
현재 사용자가 `삼국지: 배틀필드`의 멀티플레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코에이에서 운영하는 네트워크 사이트인 게임시티(www.gamecity.ne.kr)에 사용자 등록을 해야만이 비로소 가능하게 된다. 코에이 자사의 온라인 게임을 지원하기 위해 구축된 사이트인만큼 게이머는 게임시티를 통해서 자신만의 메일계정을 부여받을 수 있으며 게시판을 이용해서 타 게이머들과 함께 전략이나 다양한 게임관련 팁의 정보를 나눌수가 있다. 또한 한국, 일본, 대만 동시 서비스를 지향하는만큼 다양한 전술 타입을 가진 게이머와 대전을 치뤄감으로써 캐릭터의 공적을 쌓고 관위를 얻어 랭크를 성장시켜갈 수 있다.
▶ 삼국지를 둘러싼 몇가지 아쉬운 것들
대체적으로 `삼국지: 배틀필드`는 멀티플레이 시스템에 최적화 되어 만들어진 코에이만의 창작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두어가지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첫째로 기존 `삼국지` 시리즈의 이미지에서 크게 변화된 점이 없다는 것이다. 기왕 멀티플레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면 게이머가 도전의식을 느낄 수 있는 `삼국지: 배틀필드`만의 색다른 컨셉을 잡았어야 했지만 특출난 요소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일단 적응이 되면 이보다 싱거운 멀티플레이 전투를 담은 게임도 없다는 냉소적인 평가가 뒤를 이을수도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로 패키지내에 동봉되어 있는 스타트업 메뉴얼이다. 내용만 봐도 이 작품이 기존 `삼국지` 시스템에 어느 수준까지 의존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메뉴얼 내용 자체가 부실한만큼 이미 코에이 식의 `삼국지` 시스템에 적응된 게이머가 아니라면 숙지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온라인을 통한 메뉴얼 제공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게임을 즐기면서 참고하기 위해선 패키지 내에 포함된 메뉴얼의 내용이 탄탄해야 함은 두말할 것 없는 사실이다.
마지막 셋째로 속칭 `코에이 프라이스`로 통칭되는 코에이 코리아의 고가정책이다. 패키지를 구입한 시점부터 구매자는 90일간 멀티플레이를 무료로 즐길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매달 6,000원씩의 과금을 납부해야 한다. 문제는 패키지의 가격이 45,000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왠만한 코에이의 팬이 아니고서는 해외 유명타이틀 구입가격에 버금가는 패키지를 선뜻 구입할만한 여력을 갖춘 이가 존재할지 의문이다.
▶ 코에이식의 삼국지 세계관이 돋보여
코에이가 온라인 시장을 향한 야심을 `삼국지: 배틀필드`를 통해 천명한만큼 앞으로 꾸준한 업데이트와 더불어 게이머에 대한 애정을 변함없이 전달할 수 있는 끈기가 있다면 그간 턴타임 시뮬레이션으로 게이머들에게 인식되어온 삼국지의 이미지도 새롭게 재고될 수 있다 본다. 고가격이라는 만만찮은 장벽이 존재하긴 하지만 코에이식의 삼국지에 매료된 게이머라면 `삼국지: 배틀필드`를 쉽사리 한켠으로 물리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
장르 |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
장점 | 코에이식의 삼국지 세계관 경험 |
단점 | 높은 가격대와 메뉴얼 부실, 삼국지와 멀티플레이의 부조화 |
권장사양 | P3-800, 256MB |
제작/유통 | 코에이 / 코에이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