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가 쏘는 거야!?
DD은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액션 게임으로 당시 실존했다고 전해지는 미군 내 특수부대원 12명(Dozen)의 활약을 게임으로 옮긴 '저가형'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12명의 부대원 중에서 4명을 선택해 분대를 구성, 장비를 지급해 미션에 투입시키고 이 4명 중 한 명을 직접 컨트롤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인공지능에 맡기거나 분대장으로서 명령을 내리게 된다.
소리 없이 움직이는 스텔스(Stealth)와 전략성을 강조했다는 개발사의 말처럼 DD에서는 보이는 적들을 모두 쓰러뜨리는 식의 플레이로는 연명하기가 무척 어렵다. 즉, 일단 DD은 어려운 게임이다. 그런데 이 난이도가 플레이어를 납득시킬 수 있는 정당성과 함께 던져진다면 플레이어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이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전혀 근거 없이 치트에 가까운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재미가 아닌 짜증의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MOH를 플레이해 본 분들은 4번째 미션에서 맵 여러 구석에 숨어 있는 스나이퍼들이 처리하기 쉽지 않았음을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자신이 스나이퍼라면 어디에 숨을 것인지를 생각하고 하나씩 공략한다면 크게 어렵지 않은 부분이다. DD의 경우를 보면 플레이어의 분대가 공격받기 시작하는 시점에는 어디서 총탄이 날아오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다시 말해서 맵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경우 MOH의 스나이퍼들처럼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위치에서 공격해오며 언제나 끼어 있는 안개로 인해 수십번 쓰러지고 로딩하기를 반복하기 전에는 그 위치를 파악하는 것조차 힘겹다. 이런 요소야말로 진정한 사실성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면 이는 사실성의 부족으로 피파 시리즈를 싫어하는 이들에게 '축구공을 들고 뛰어나가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난이도 부분이야 어떻게든 극복하면 된다지만 DD은 그 외의 부분에서도 신참 개발사의 데뷔작다운(?) 부족함이 눈에 띈다. 분대원들의 인공지능이 적들처럼 '시야를 초월하는' 실력으로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며, 내리는 명령에 반응하는 것은 둘째치고 제대로 쫓아오지도 못하거니와 같은 장소에서 빙빙 도는 모습을 보이는 등 플레이어로 하여금 한숨을 내쉬고 숫자키를 눌러 일일이 직접 조작하게 만든다.
▶다음 세상을 기약하며
DD의 장점을 꼽으라면 맵들이 정말 넓다는 것과 맵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 그리고 상황에 따라 짚차나 오토바이 등을 탈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도를 보려면 모든 행동을 멈춰야 한다. 즉, 차 안에서는 지도를 볼 수 없으며 고로 지도를 보기 위해선 위험을 무릅쓰고 차에서 내려 맵 키를 눌러야 한다. 또한 세이브된 게임을 로딩할 때마다 플레이어가 세팅해 둔 전진(Forward) 키가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일일이 다시 세팅해야 하는 문제도 작지만 귀찮은 버그다.
적어도 그래픽과 사운드 면에서 DD은 상당한 수준을 과시한다. 총기의 사운드가 다소 약한 감은 있지만 넓디넓은 맵을 무리 없이 소화하는 능력과 바람에 휘날리는 수풀, 2차대전의 긴박감을 살려주는 배경음악 등은 완전히 수렁에 빠질 뻔한 DD에 구원의 손길이 되어준다.
MOH나 RTCW 덕분에 2차대전 배경 액션 게임에 맛을 들이고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게이머에게 DD은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다만 허접한 라이플로도 저격수의 능력을 발휘하는 인공지능과 몇몇 버그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내리는 결론이다.
| 장르 | 액션 |
| 평점 | 3 |
| 장점 | 데뷔작답지 않은 그래픽과 사운드 |
| 단점 | 데뷔작다운 게임플레이상의 문제, 버그 |
| 권장사양 | P3-600, 128MB, 3D |
| 제작/유통 | 엔퓨전 인터랙티브/인포그램 코리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