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된 확장팩의 경우는 원작을 더욱 빛나게 한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원작보다 브루드워가 발매된 뒤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전작에서 부족했던 점과 새롭게 추가된 요소, 싱글플레이에서의 전작과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 등 모두 브루드워를 살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준 요소들이다.
메크 워리어4 : 블랙 나이트(이하 블랙 나이트)도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제대로 만들어진 확장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유일한 단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블랙 나이트를 설치해도 게임의 진행이 메크 워리어4 : 벤젼스(이하 벤젼스)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메크의 육중함을 온 몸으로 느껴보자
블랙 나이트를 포함해 메크 워리어4의 최대 장점은 메크를 조종하는 기분을 아주 실감나게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메크를 타고 달려나갈 때 들려오는 쿵쿵 하는 발소리와, 수많은 계기판과 메크, 포탑을 각각 따로 이동시킬 수 있는 조작성 등은 수많은 매니아들로부터 커다란 호평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무기 또한 꽤나 현실적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무기 사용시 쏘고 싶다고 마구 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수량이 정해져 있고 무기를 충전하는 데도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적을 포착하고 겨냥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또 가까운 곳에 적이 있을 때는 무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발로 밟거나 몸으로 부딪치는 등의 다양한 동작을 필요로 한다.
그런가 하면 메크의 경우 열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체내의 온도가 올라가면 엔진이 멈춰버린다. 조심하지 않으면 게임 내내 메크가 멈췄다 다시 작동했다 하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에 온도를 잘 조절해 줘야 한다. 이처럼 메크 워리어4는 상당히 사실적인 메크 운용의 재미를 제공해 준다.
▶돈을 들고 암시장으로 달려가자
메크 워리어4의 목적은 돈이다. 주인공은 용병이며 돈을 위해 전투를 벌인다. 자신이 타는 메크를 업그레이드해 더욱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바로 이 게임의 목적이다. 블랙 나이트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한편, 확장팩이라서 그런지 벤젼스에서 블랙 나이트로 넘어오면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시스템도 벤젼스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고, 그래픽도 더 나아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인스톨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블랙 나이트를 실행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벤젼스가 설치돼 있어야 하는데, CD를 넣고 인스톨을 하면 블랙 나이트의 파일들을 인스톨하고 기존에 있던 미션 파일 등을 업데이트 하느라 벤젼스를 인스톨할 때만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는 시스템 면이나 그래픽 면에서의 변화는 없지만, 메크, 무기, 미션 등이 대거 추가됐기 때문이다. 메크, 무기, 새로운 싱글플레이용 미션이 각각 5개, 8개, 20개씩 추가됐다. 앞서 블랙 나이트를 정말 제대로 된 확장팩이라 언급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벤젼스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멀티플레이 모드에서도 5개나 되는 모드가 새롭게 추가됐다.
하지만 메크 워리어를 즐겨 본 게이머라면 누구나 인정하듯 벤젼스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앞서 언급했던 모든 것을 떠나 암시장에서 메크의 부품을 사서 조립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시스템은 블랙 나이트로 넘어 오면서 더욱 보완되어 자신만의 메크를 더욱 강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전장에서 얻을 수 있는 무기들도 있지만 사실상 암시장을 통해 구입하는 무기와 부품들이 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므로 메크 워리어4, 특히 블랙 나이트에서 이 재미는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싱글플레이에서도 기존 캠페인이 하나의 목표만을 갖고 있던 것에 비해 다양한 목표가 생겼다.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메인 미션 이외에도 플레이를 진행하다 보면 서브 미션들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서브 미션을 클리어 하지 않아도 캠페인은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 미션에 그 영향을 미쳐, 예를 들어 적 메크 중 중간 보스 정도의 적을 파괴하지 않았을 경우 다음 미션에 그 적이 등장해 게임의 난이도를 더욱 높게 만드는 등의 역할을 한다. 게임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장치라 할 수 있다.
▶벤젼스에 비해 더욱 화려해진 전장
블랙 나이트에 와서는 전장도 더욱 화려해졌다. 특히 공중 유닛들이 대거 등장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물론 그로 인해 난이도는 사실상 많이 높아졌다. 헬기를 비롯한 항공기들은 게임 내내 플레이어를 괴롭히는데 아주 지능적인 공격을 해 오므로 게임 내내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벤젼스에서보다 조금 더 나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다고 느낀 게이머라면 꼭 플레이해 봐야 할 것이 바로 블랙 나이트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블랙 나이트가 확장팩다운 확장팩임에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곰곰이 전작과 비교해 봤을 때 질적인 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사실상 위에서 언급한 요소들도 메크 워리어를 좋아하고 아직도 플레이하고 있는 매니아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일 뿐이다. 이미 하드디스크에서 벤젼스를 지워버린 게이머가 과연 그것을 다시 설치하고 블랙 나이트를 플레이할 필요가 있을까? 그건 미지수다.
장르 | 전략 시뮬레이션 |
평점 | 4 |
장점 | 사실감 넘치는 조작성, 무기·부품 등을 구입해 자신만의 메크를 만들 수 있다 |
단점 | 전작과 거의 같은 게임진행으로 확장팩만의 요소가 너무 부족하다 |
권장사양 | P2-350, 128MB ,3D |
제작/유통 | 마이크로소프트/한국 마이크로소프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