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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천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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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비가 오픈 베타서비스를 하던 첫날, 오프닝 화면을 보면서 엄청난 기대를 했던 기억이 난다. 화면 우측에 보이는 검과 도 한 자루, 그 화면을 수놓으며 흩날리는 꽃잎들, 그리고 그 꽃잎과 함께 흘러나오던 구슬픈 음악은 기존의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 당시 구슬픈 음악의 주인공인 그 여자가 도대체 누구인가 궁금해하는 글들이 게시판에 올라왔던 기억이 난다. 바로 이 게임, 그래픽보다는 다른 면에서 플레이어들을 게임 속으로 끌어들이는 천상비에 대해 평가해 보고자 한다.

▶똑같은 캐릭터가 없다!
어느 온라인 게임이든 똑같은 캐릭터는 없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 키워 보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키울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쌍둥이 천지의 캐릭터가 된다. 하지만 천상비는 시스템 자체가 독특해서 다른 사람과 똑같이 키우려 해도 그렇게 하기가 힘들다. 검, 도, 창, 조라는 4가지 직업이 존재하고 정파와 사파로 나뉘며 남녀의 성별도 구분된다. 정파와 사파는 배우는 무공이 다르고, 파가 다르면 결혼할 수 없다는 제약이 뒤따르며, 퀘스트 수행시 공략 방법이 달라진다. 능력치는 명성, 민첩, 맷집, 숙련도, 힘 등 5가지가 있는데, 몬스터를 잡아 스탯치를 얻고 그 스탯치를 가지고 능력치를 올리는 그런 일반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수련을 통해 자기 마음대로 각각의 능력치를 올리는 방식이다. 아이템에는 +수치가 붙은 아이템과 -수치가 붙은 아이템이 등장한다. 온라인 게임을 많이 해 본 플레이어라면 무기나 방어구에 +수치가 붙어야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천상비에서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무기에 +수치가 붙으면 힘을 올려 주는 데 사용되고, -수치가 붙으면 숙련도를 수련하는 데 사용된다. 또한 무게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아이템을 착용하는 데 있어서 힘의 영향을 받는다. 아이템에 레벨 제한이나 능력치 제한은 없지만, 이 무게 개념에 의해 자신에게 적절한 아이템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무협 온라인 게임이니 당연히 무공이 존재하지만 무공을 배우는 방법이 여느 게임과는 다르다. 일정 레벨이 되면 자동으로 배울 수 있게 된다거나, 책을 사서 배운다거나, NPC를 찾아가서 배우는 방법이 아니라, 무공무기를 습득해 그 무기를 통해 무공을 배우는 특이한 시스템이다. 무공을 배울 수 있는 무기를 들고 사냥을 하다 보면 랜덤한 시간 안에 무공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검으로 몬스터를 잡을 경우 몬스터를 공격한 횟수가 검에 누적되어 일정 수치에 도달하면 무공이 배워지는데, 그 수치에 배워지지 않을 경우 다음 누적수치에서 배워지는 방식이다. 무공의 종류에는 직업무공, 공통무공, 방어무공, 기타무공, 이번에 새로 패치된 신무공이 있으며 한 가지 무공을 꾸준히 수련해서 그 무공의 능력치를 계속 올리는 방법도 있고 여러 가지 무공을 골고루 배우는 방법도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천상비에서는 남들과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과 똑같은 능력치를 가진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천상비는 노가다 게임?
천상비에서는 수련을 통해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이 주된 일인데, 수련을 위해 필수적인 전투 시스템이 상당히 편하게 되어 있다. 몬스터를 한 번만 클릭하면 몬스터가 죽을 때까지 자동으로 공격되며 포션도 게이지에 따라 자동으로 섭취할 수 있다. 또한 몬스터를 선공하면 해당 몬스터가 선공한 플레이어만 공격하기 때문에 무척 편하다. 몬스터를 잡았을 경우 나오는 은전과 약초도 자동으로 습득되는 등 아주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서 필자의 경우 심지어 밥을 먹거나 텔레비전 보면서 게임을 플레이하기도 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렇게 편한 전투 시스템이 한편으론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똑같은 전투화면이 반복되는 데다가 전투시 손이 놀고 있기 때문에 박진감이 좀 떨어진다. 달리기 모드가 지원되지 않아 어디를 가든 뚜벅뚜벅 걸어다녀야 한다는 점도 다소 불편하게 느껴진다. 추후 축지법이 서비스될 예정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걸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걸어다니는 것이 지겨워서 마을에 가기 위해 죽여 달라는 플레이어들도 많이 존재한다. 축지법이 빨리 서비스되거나 탈 것들이 제공되거나 달리기 모드가 지원돼서 좀더 스피드 있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천상비에서는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착용하더라도 겉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캐릭터의 외모를 바꾸려면 숙련도를 높여서 변신하는 방법밖에 없다. 숙련도 100(2단), 300(3단), 500(4단), 700(5단)이 될 때마다 겉모습과 무기의 모양이 바뀌기 때문에 좀더 멋진 모습을 뽐내고 싶다면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사냥을 해야 한다. 좋은 아이템만 장착하면 쉽게 레벨을 올릴 수 있는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천상비에서도 물론 아이템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다른 게임보다는 비중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천상비는 순수하게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만 캐릭터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시간 투자와 지루한 사냥을 해야만 하는 비교적 노가다성 짙은 게임이다.

▶유저에 대한 배려 물씬
온라인 게임은 패키지 게임과는 달리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어 출시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제작사측이 유저들의 편의를 위해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한다. 이런 특성에 따라 온라인 게임의 성패는 이러한 서비스적인 면에서도 큰 영향을 받는다. 천상비에서는 얼마 전 9명의 유저를 선정해 게임의 배경이 된 중국을 직접 여행시켜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상용화할 때에는 별장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개최할 것이라 한다. 게임 역사상 이 정도의 울트라 이벤트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 천상비 만큼 운영자가 욕을 덜 듣는 게임도 드물 것이다. 다른 온라인 게임의 경우 운영자들의 업무량이 너무 많을 뿐더러 게임에 대한 지식이 유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유저들의 불만사항에 대해 세심하게 신경 써 주지 못하는 일이 많은데, 천상비의 운영자들은 대부분 천상비 유저 출신이며 24시간 교대로 게임 내에 상주하면서 전음(귓속말)으로 유저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기 때문에 게임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상당히 빨리 해결해 주는 편이다. 전화상담원까지 천상비 유저를 대상으로 선발하고 있다는 점과 얼마 전 유저 30명을 초청하여 워크샵을 개최, 상용화 시기와 이용료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한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유저들을 배려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협 본고장 중국서 환영받는 게임
천상비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서비스되고 있다. 어릴 때 중국영화를 보고(주로 홍콩영화였지만) 무협만화나 무협소설에 심취하곤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렇게 무협의 본고장인 중국에 우리나라의 게임이, 그것도 다른 장르도 아닌 무협 장르의 게임이 서비스된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중국에서도 천상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무협이라는 장르 자체가 가지는 이점과 과거 '무림크래프트'라는 텍스트 머드 게임 시절부터 다져진 기반, 탄탄한 스토리, 독특한 시스템, 중국 지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사냥터 등 국산 게임이지만 중국적인 분위기를 많이 풍기는 게임이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픽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여러 가지 장점들을 무기로 우리나라와 중국,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게임으로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장르 온라인 무협 롤플레잉
평점 3.5
장점 편한 전투 시스템과 유저를 배려한 운영시스템
단점 전투시 박진감이 다소 떨어지는 점과 달리기 모드가 지원되지 않는 점
권장사양 P3-500, 128MB, 3D
제작/서비스 하이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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