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어떻게 바뀌었는데?
우선 그래픽이 화사해졌다. 캐릭터의 움직임도 부드럽고 동작도 다양해진 느낌. 시나리오도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점에서 하나하나 세밀한 부분까지 손을 댄 흔적이 보인다. 사운드는 별반 바뀐 점이 없지만 오프닝 보컬곡의 추가는 GP32의 능력을 여실히 보여줌과 동시에 이 게임이 단순한 이식작이 아니라는 제작사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특수 무기의 추가에 따른 이벤트나 엔딩이 추가·강화되었으며 원작에서 초반에 주인공이 파티원 없이 혼자 진행하는 부분이 많아 난이도가 높다는 불만을 수용하여 다른 파티 캐릭터와의 합류 시기를 앞당기는 등 유저들의 불만을 적극 수용한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휴대용 게임기 특성 고려는 필요했다
아마 손노리가 비디오 게임기용 게임을 개발해 본 적이 없어서 그렇겠지만 조금은 '휴대용 게임기의 특성'을 고려한 게임을 만들어 주었다면…하는 생각이 든다. 이 게임의 전투는 랑그릿사나 수퍼로봇대전 타입의 턴 방식 배틀로 구성되어 있는데 굳이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 없이 간편한 조작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롤플레잉 게임의 전투치고는 너무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플레이를 할 때 전투가 한창인 순간,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면 게임기를 꺼야할지 말아야할지 상당히 난감해진다. 플랫폼이 PC가 아닌 휴대용 게임기인 만큼 전투의 템포를 좀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해주었거나 전투 중 세이브가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면 좋았으리라 본다.
같은 맥락에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마을이나 필드 이동을 할 때 느릿느릿 걸어다니는 것도 불만요소 중 하나. 스퀘어가 휴대용 게임기 원더스완 칼라로 패미컴용 게임이었던 파이널판타지 1탄을 이식할 때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다른 요소들은 다 그대로 두고(심지어 버그까지) 이식을 했지만, 캐릭터의 이동시 B버튼을 눌러 빨리 움직일 수 있는 대시 기능을 추가한 것은 바로 앞서 말한 '휴대용 게임기의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수퍼패미컴으로 나왔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처럼 특수한 장비품을 착용하면 이동 스피드가 약간 빨라지긴 하지만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가정용 게임이 아닌 이상 이런 기능은 기본적으로 사용 가능하게 해줬어야 한다. 전체적으로 무척이나 잘 만들어진 게임인 만큼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사실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기종 | GP32 |
장르 | 롤플레잉 게임 |
가격 | 50,000원 |
제작/유통 | 손노리 |
홈페이지 | www.sonnor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