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로 세례 받던 20년대 시카고
이미 1998년에 1편이 발매된 바 있는 이 게임은 당시 세밀하게 엮어진 구성과 신선한 아이디어는 제법 평가받았지만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플레이어의 의도와는 엉뚱하게 진행되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써는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작년엔 노키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이식하여 서비스하는 등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
새롭게 등장한 이 게임의 속편인 갱스터즈2는 그 부제를 벤데타(마피아의 본산인 코르시카 섬에서 행해지던 '피의 복수'를 의미한다)로 삼고 있다. 제목만 봐도 미국에서 이태리 갱단들이 벌인 처절한 세력싸움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는 것이다. 상대가 칼을 뽑으면 권총으로 맞서고, 상대가 권총을 들이대면 기관총을 갈긴다는 잔혹한 20년대 시카고의 생존방식을 갱스터즈2를 통해 체험해 볼 수 있게 된다(게임상에서는 사정상 템퍼런스라는 가상의 지명을 쓰지만 이는 명백히 시카고 모습 그대로다).
갱스터즈2는 한 사나이의 복수를 줄거리의 축으로 삼고 있다. 조우이 배인(Joey Bane)이라는 1차대전 참전 군인은 오랜 전쟁을 끝내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도하지만 몇 푼 안되는 돈을 벌고자 주류 밀매에 손을 대던 아버지가 갱단의 총에 쓰러지고 삼촌마저 중상을 입게 되자 범인을 찾아가 주저없이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이를 시작으로 배인은 끝도 없이 물고 물리는 갱단의 복수극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폭파, 협박, 암살, 회유 등 암흑가를 지배하는 폭력의 방식들이 배인과 그가 조직한 패밀리의 의사소통 수단이 된다.
불법사업·폭력으로 세력을 확장하라
이런 게임 내용이 전략성을 어떻게 갖추게 되는가 조금 의아해질 수 있다. 얘기만 들으면 전형적인 액션 게임의 줄거리이니 말이다. 배인은 먼저 버팔로폴스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자신의 패밀리를 결성하게 되는데 이는 곧 자신의 구역을 확보했다는 얘기도 된다. 게임은 미션별로 심복을 영입하거나 상대 구역을 접수하는 등의 임무를 부여하여 진행되며 게임이 진행되면 비합법적 사업까지 운영할 수 있게 하여 더 많은 조직원을 모으는 게 가능해진다. 즉, 전략 시뮬레이션의 틀에 범죄조직의 운영을 접목시킨 셈이다. 게임은 쿼터뷰 방식의 시점과 위에서 내려다 본 맵 등을 적절히 혼합시켜 전략 게임의 틀에서 액션 게임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갱스터즈2는 게임 자체로 놓고 보았을 때 그리 나쁘지 않은 재미를 선사할 것 같다. 20년대 시카고의 무거운 분위기를 섬세하게 묘사한 그래픽, 시가 냄새 물씬 풍기는 갱들의 모습, 클래식 카의 창문이 열리며 난사되는 기관총 등의 영화적 분위기에 멀티플레이까지 지원된다.
장르 | 전략 시뮬레이션 |
기대요소 | 대부나 언터처블 같은 영화의 팬들에겐 향수를 |
발매일 | 2002년 3월 |
권장사양 | P3-650, 128MB |
제작/유통 | 핫하우스/지앤씨인터랙티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