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보다 조금 길고 두꺼운 이 알루미늄 박스는 범상치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 세련되게 가공한 금속재질 외관에, 후면은 음각으로 다이아몬드 문양을 새겨 빛을 받으면 다채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은, 그야말로 디자인 좀 아는 사람의 솜씨다. 색과 문양은 여러 가지 스타일 중 고를 수 있다.
위쪽에는 재생/멈춤 및 통화 버튼과 +/- 볼륨 버튼이, 측면에는 전원과 페어링 버튼이 있다. 버튼은 모두 고무 재질로 실링 처리해서 먼지 등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했다. 내장 마이크와 미니 USB 단자, 3.5mm AUX 단자도 측면에 있다. 전원 버튼은 충전할 때 빨간색으로, 작동 중에는 흰색으로 빛난다.
크기는 작아도 들어보면 생각보다 묵직하다. 알루미늄 인클로저 안에 두 개의 네오디뮴 드라이버와 패시브 베이스 라디에이터, 배터리 등이 가득 들어있으니 255g이 됐다. 공기를 진동시켜 풍성한 저음부를 만드는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너무 가벼워도 안 된다.
페어링은 아주 쉽다. 전원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LED 버튼이 반짝이면서 연결 준비가 됐음을 알려준다. 연결 상태나, 재연결 등은 페어링 버튼을 눌러보면 된다. 사람이라도 들어있는 것처럼 안내 멘트가 야무지게 흘러나온다.
이어폰이 아무리 소리가 좋아도 헤드폰에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음향기기는 크기가 작으면 소리를 내는데 불리하다. 이름 자체가 ‘미니 잼박스’다 보니 소리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전원을 넣기 전까지는 말이다.
조본 미니 잼박스는 아마 테스트해 본 블루투스 스피커 중 체급대비 가장 밀도 높고 선명한 소리를 들려주는 녀석인 듯싶다. 아예 체급이 다른 제품들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같은 크기 제품 중 이렇게 저음부가 풍성하고 킥이 강하면서 명료한 소리를 내는 제품은 들어보지 못했다.
작다고 깔보지 말아야 할 것이, 작은 방 하나 정도는 울려줄 만한 출력이다.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제대로 역할을 한다. 손에 들고 있으면 스피커가 튀어나갈 듯 울려댄다. 이 진동이 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바닥에는 고무 패드를 대놨다. 반대로 이 저음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스피커가 하늘을 보게 하고 나무나 아크릴로 된 책상에 올려두면 스피커의 울림이 전달돼 소리가 저음부가 증폭된다. 대신 보컬 등의 선명도는 떨어진다.
연속 재생시간은 10시간,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가 7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아주 양호하다. 물론 얼마나 볼륨을 크게 듣느냐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 재생시간은 비슷할 수도 있다.
전원을 켜지 않고 PC와 연결하면 펌웨어 업데이트, 키 설정 변경, 목소리 변경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단, 한글 지원은 아직 미약하기 때문에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아이폰에서, 그것도 영어를 사용하는 게 좋다. 이럴 때마다 한국 기업은 왜 이런 '쿨'한 제품을 팔지 않는지 아쉽다.
작다는 건 편리하지만, 더 높은 출력과 재생 시간이 필요하다면 좀더 큰 제품을 사는 게 좋다. 미니 잼박스는 바로 근처에서 사용할 때 제 성능을 발휘한다. 넓은 공간에서 사용하긴 부족함이 있다.
이쯤 되면 항상 궁금해지는 게 가격이다. 오픈 마켓에서 20만원대 초반에 팔고 있다. 활용도를 생각하면 비싼 편이지만, 사고 나서 후회할만한 제품은 아니다.
구매지수 : 85점
Good : 비슷한 크기와 성능의 블루투스 스피커 중 가장 음질이 좋다.
Bad : 단순한 기능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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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조선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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