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일인칭 슈팅)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실제 대규모 전쟁을 구현하는 게임을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것이다.
수많은 유명 콘솔 게임들이 실제 전쟁을 기반으로 다양한 탈 것과 액션으로 유저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지만, 시나리오상의 일부일 뿐 전쟁을 100% 활용하는 전투를 즐기기에는 모자랐다.
최근 대규모 전쟁을 표방하는 많은 온라인 FPS 게임이 출시되었지만, 최대 64명을 넘지 못했고 대규모 전쟁을 구현하기에도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플래닛사이드2’는 MMOFPS라는 장르에 어울리는 거의 유일한 게임이라고 할만한 게임이다. 수백 개의 유닛과 함께 적 진지를 점령하는 전략의 묘미, 실제 전쟁에 참여하는 듯한 FPS의 특유의 현장감, 그리고 무엇보다 방대한 맵과 기갑, 항공, 보병의 입체전투가 가능한 전투. 이런 특성들이 ‘플래닛사이드2’를 'MMOFPS’라는 장르에 가장 부합하는 FPS 게임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전쟁과 같은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 MMOFPS>
2,000명이 한곳에서 전투를?
2라는 숫자가 알려주듯이 전작 ‘플래닛사이드’는 2003년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SOE)에서 출시한 SF 장르의 MMOFPS 게임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1년 전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MMOFPS의 장르를 구축한 게임이었다.
최대 32명 내외의 인원이 인스턴스 맵에서 시간제한을 가지고 전투를 벌어야 했던 기존 FPS 게임들과 달리 ‘플래닛사이드’는 서버 내에서 24시간 동안 끊이지 않는 전투가 대륙 당 수백명 유저들에게 영향을 주며 실시간으로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었다.
한정되어 있는 좁은 맵 안에서 반복적으로 상대방과 마주치고 죽거나 죽이거나를 반복했던 다른FPS 게임들과 달리 유저들은 사실적이고도 치밀한 '실제 전쟁 같은' 게임을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었다.
이미 11년 전 온라인 PC 게임이 발돋움하는 시점에 이러한 시스템을 완성시킨 SOE가 2014년에 이르러 내놓은 차기작인 ‘플래닛사이드2’는 더 큰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2000여명이 한 곳에서 싸우는 대규모 전투 씬>
단순한 전투 거부
‘플래닛사이드2’는 SOE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최신 게임엔진인 '포지라이트TM'를 사용하고 있다. 맵 전체에서 크고 작은 전투가 진행되는 환경 속에서 실시간으로 그림자의 변화와 물리역학, HDR 라이트닝 등의 기술이 적용되어 매우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한다.
이러한 그래픽의 특성은 주/야간의 자연스러운 변화와 환경을 통해 현실적인 야간 전투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어느 FPS 게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심야 게릴라전이나 대규모 기갑전, 공중전 같은 복합적 전쟁 상황들을 연출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어두운 상황에서의 전투'는 아주 미묘한 차이에 비해 극도로 세심한 연출력이 필요하며 ‘플래닛사이드2’에서 겪는 야간 전투는 FPS게임의 스릴과 긴장을 극한까지 느끼게 해주는 요소이다.
‘플래닛사이드2’는 오픈월드로 구성되어 있다. 한마디로 '입던'하면 다른 유저들과 격리되는 공간이 아닌 진짜 전쟁 월드가 존재하는 것이다.
모든 지형지물은 유닛 성능에 맞게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다. 12인승 수송기를 동원하여, 100여명이 함께 적진에 투하하는 강습을 한다거나 언덕 위로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아군전차 부대의 소름 돋는 위압감이나 적 항공기를 발견했을 때의 긴장감은 1차원적인 재미를 뛰어넘은 진짜 전쟁의 매력이다.
<포지라이트 엔진의 실시간 그림자 변화와 HDR 라이트닝 효과>
클래스간 밸런스를 통한 전투의 재미
앞서 말했듯이 ‘플래닛사이드2’에서는 보병끼리의 총격전 외에도 항공전과 기갑전을 복합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흔히 생각하면 보병은 기갑전차에 손도 못쓰거나 전차는 항공기의 폭격에 키보드를 내려 놓아야 할 것만 같지만 ‘플래닛사이드2’는 상황에 따라 절묘하고 충실하게 클래스간 밸런스를 지켜냈다.
다양한 지형과 상황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하거나 도망만 다녀야 하는 클래스는 없다. 위치를 선점한 보병들은 열 추적, 락온(Lock-on) 기능이 있는 대공/대전차 유도 미사일을 이용하여 언제든지 대공/대전차 라인을 만들 수 있으며, 오히려 아군의 기갑/항공을 보호하는 대공/대전차 화망을 구축하여 전선을 이어 나갈 수 있다.
<공중전의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장면>
<전차 부대의 묘미>
또한 클래스별로 특화된 전투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FPS게임의 스나이퍼라면, 그냥 누가 줌을 더 빨리 해서 쏴서 맞추냐 라면, ‘플래닛사이드2’에서는 다르다.
'스나이퍼'를 자칭하는 클래스 '인필트레이터'의 경우 저격과 함께 은신과 해킹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기존 FPS에서 줌샷 만을 위해 손을 빠르게 움직여야 했던 저격수는 ‘플래닛사이드2’에서 은신을 이용한 적진잠입, 터렛해킹 등으로 적을 교란하는 등 마치 영화 주인공과 같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또한 엔지니어의 경우에도 수리 기능을 이용 각종 유닛들을 수리 및 탄약 보급을 통해 전선을 유지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단순히 수리만 하는 게 아니라 이동하면서 터렛을 설치, 사용함으로써 전투를 즐기는데도 모자람이 없다.
이 밖에도 맥스, 컴뱃메딕, 라이트어설트, 헤비어설트의 총 6개 클래스와 각종 차량, 전차, 비행유닛이 있고 이 모든 것들은 유저들이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활용하여, 단순히 쏘는 게임이 아닌 전략적인 게임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라이트어설트 클래스>
<보병이 전차를 락온(Lock-on)하여 파괴하는 장면>
새로운 FPS의 역사 경험
‘플래닛사이드2’는 출시 직후 온라인 슈팅 게임의 새로운 역사와 표준을 세웠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게임이다. 한 해 동안 각종 게임상을 19번 수상하고 종합 평론 사이트인 '메타크리틱(METACRITIC)에서 '콜오브듀티'나 '어쌔신크리드'를 상회하는 84점을 획득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많은 FPS 유저들의 환상이었던 '대규모 전투'를 제대로 구현해내면서도 짜임새 있는 밸런스와 최고 수준의 그래픽, 음향, 품질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소규모 전투에 식상하고, 단순하게 손 빠르기로 승패를 알 수 있었던 기존 FPS 게임의 패턴에 지겨움을 느끼고 있는 FPS 유저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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