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스트, 퀘스트, 퀘스트
포사2는 사실 그래픽적인 면에서 보면 다른 게임들에 비해 그렇게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게임 시스템적으로도 그다지 독특한 면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다른 게임들과 확실히 차별되는 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퀘스트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이 퀘스트들은 게임의 줄거리를 좌우할 만큼 큰 것은 아니고, 부수적인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 현재는 어떤 몬스터를 몇 마리 잡아오라는 식의 퀘스트들만 있는데, 퀘스트를 풀면 일반적인 사냥보다 골드와 경험치를 더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퀘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경비병을 제외한 모든 NPC들이 무작위적으로 내려 준다는 점이다. 다른 게임들에서의 퀘스트는 일반적으로 고정된 루트를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즉, 특정 캐릭터에게 임무를 부여받아 일정한 순서를 밟아야만 클리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포사2의의 경우는 좀 틀리다. 은행원이나 주점 주인, 시청의 집사 등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NPC들이 캐릭터의 레벨을 판단해 적당한 퀘스트를 부여하는데, 해결하는 과정 또한 전혀 제한 없이 게이머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달픈 채집경제
온라인 게임의 95% 이상이 롤플레잉이듯 포사2 역시 롤플레잉 장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서 서비스되거나 제작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들이 대부분 몬스터 사냥을 통해 아이템과 골드를 얻는 데 반해 포사2는 몬스터를 통해 골드를 얻을 수 없다. 물론 아이템의 경우 아주 희박한 확률로 얻을 수 있지만 실제로 그 수량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그렇다면 거래에 사용되는 골드는 어디서 얻을까? 포사2에서는 몬스터를 사냥하면 그 몬스터의 신체 일부(?)가 떨어진다. 이를 각 상점에 팔아야만 골드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는 필드나 던전에서 볼 수 있는 나무나 허브, 광석 등을 채집해서 재료를 얻는 수도 있다. 광석같은 것은 방어구나 무기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에 값비싼 재료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채집 위주의 경제 시스템은 롤플레잉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흥미를 유발시키는 요소가 되지만, 반대로 처음 게임을 접하는 초보들에게는 너무 복잡한 과정 때문에 게임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이 아이템들은 각각 파는 장소가 틀리다. 고기는 주점에, 사슴뿔이나 멧돼지 이빨은 아이템 상점에, 애니멀 코어나 가로린 코어는 무기점에… 일괄적인 처리 루트가 없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한참 고생을 할 것이다.
▶배... 배가 고파
포사2에서 가장 독특한 수치를 꼽으라면 HG를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캐릭터를 표현하는 수치들인 HP와 MP, 스태미나 등은 다른 게임들과 동일하지만 이 HG란 수치 만큼은 아주 색다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HG는 HunGry의 약자로 캐릭터의 배고픔을 나타내는 수치인데, 포사2 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HG가 0이 되면 캐릭터에 심각한 영향이 나타난다. 첫째는 캠핑을 해도 HP와 MP가 회복되지 않고, 둘째는 달릴 수 없다는 점이다. 양쪽 모두 게임을 진행하는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각종 스킬을 사용하는 데에도 이 HG가 사용된다. 결국 게임 전반에 걸쳐 이 HG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HG는 오직 음식물을 먹어야만 회복할 수 있는 것으로, 이 음식물들이 또 골치 아픈 요소로 등장한다. 음식물을 아이템 창에 종류별로 중복해서 넣을 수 없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칸을 차지한다. 가지고 다니자니 칸을 차지하는 애물단지요, 그냥 다니자니 뒤통수를 노리는 몬스터들이 무섭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물론 바닥에 떨어져 있는 고기를 요리해서 음식물을 만들 수도 있지만, 그 방식이 모두 커맨드 입력이기 때문에 상당히 짜증나는 작업이다.
▶어떻게 경험치를 올리는 거야?
포사2는 레벨제를 기본으로 한다. 즉, 몬스터를 사냥해서 경험치를 얻고, 그 경험치가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레벨이 올라가는 형식이다. 그런데 경험치 오르는 방식이 조금 독특하다. 몬스터를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경험치가 안 오르는 때가 있는 반면, 토끼 같은 별 것 아닌 몬스터를 잡았는데 갑자기 경험치가 많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각각의 몬스터마다 일정한 경험치가 부여되어 있는 여타의 게임들과 차별되는 점이다. 포사2에서는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광석이나 나무, 허브를 채취할 때 경험치를 얻게 된다. 퀘스트를 클리어해서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몬스터를 사냥하더라도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점점 더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고, 그 수치 역시 고정되어 있지 않다. 경험치가 몬스터마다 일정하게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공격 성공 횟수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험해 본 결과 토끼는 여러 마리를 사냥해야만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지만, 스켈리톤은 하나를 사냥하는 데도 경험치를 2∼3번 얻을 수 있었다.
▶망망대해인 필드
포사2의 필드는 상당히 넓은 편이다. 웬만한 온라인 게임의 필드는 포사2의 지역 하나에 해당할 정도로 엄청나게 넓다. 그런데 여기서 큰 문제점이 하나 발견된다. 달리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이동수단도 없다는 점이다. 즉, 친구를 만난다든가 기술을 배우기 위해 특정장소에 가야 하거나, 몬스터를 사냥하다가 아이템창이 가득 차서 마을로 가야할 때는 다른 방법이 없다. 무조건 달려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특히 초반에 골드를 모으기 위해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들을 주어 모으는 저레벨들에게 큰 골칫거리다. 마을 안에서보다 바깥에 값비싼 재료들이 더 많이 떨어져 있는데 그곳까지 갔다오는 시간이 만만치 않아서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레벨 10대 이후도 마찬가지다. 레벨 10대의 사냥터인 자리건드 서쪽필드의 해골밭은 마을로부터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사냥하려면 장비가 제대로 받쳐주지 않는 한 제법 많은 양의 물약이 필요하다. 결국 사냥 반, 이동 반이 되기 때문에 효율이 상당히 떨어진다. 최소한 사냥터에서 마을로 돌아가는 과정 만큼은 편리한 방법이 존재하길 바란다.
▶멀고 먼 직업의 길
차츰 아이템이 쌓여가고 레벨이 올라가는 재미에 한창 빠져 있다가 어느 한 순간 게임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왜일까? 그것은 바로 포사2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직업을 구하기 위해서는 무려 20레벨이라는 장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에 능숙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수치지만 온라인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레벨 20이라는 수치는 상당한 벽으로 느껴진다. 실제로 이 때문에 게임을 접는 사람들도 상당 수 있다. 처음 시작할 때 나오는 자세한 메뉴처럼 직업에 관해서도 온라인 게임을 처음 접하는 초보들을 배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이렇게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서 직업을 얻었을 때의 만족감은 더 큰 것이긴 하다.
▶업데이트는 계속되어야 한다
포사2의 제작사인 위자드소프트의 홈페이지를 가 보면 오른쪽 아랫부분에 아주 재미있는 문항들이 있다. 바로 유저투표 부분인데, 포사2에 대한 패치나 앞으로 진행해야 할 사항들을 유저들에게 물어보는 곳이다. 이곳을 쭉 살펴보면 앞으로 포사2가 어떻게 변해갈지 예측해볼 수 있다. 즉, 상용화된 게임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완성된 게임은 아니라는 뜻이다. 현재 국내에서 다 완성된 형태로 출시되는 온라인 게임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50% 수준만 완성된 상태로 상용화를 진행하고, 그 다음부터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보다 완전한 게임을 만들어간다. 포사2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 더욱 재미있고 편리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계속 해야만 꾸준히 사랑받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르 | 온라인 롤플레잉 |
평점 | 3.5 |
장점 | 퀘스트, 채집, 직업 등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다양하다. |
단점 | 이동수단이 따로 없어서 이동이 너무 힘들다 |
권장사양 | P2-233, 648MB |
제작/서비스 | 위자드소프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