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동물원으로 부를 축적한다
블루 팽 게임즈에서 만들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유통하는 주 타이쿤(Zoo Tycoon)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직접 동물원을 건설하고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건물 및 시설, 동물 등에 신경을 써서 궁극적으로 경제적인 이득을 남겨야 하는 게임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게임 자체가 상당히 딱딱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지만 비교적 간단한 게임의 인터페이스와 친숙해지고 나면 당신의 동물원에 들어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처럼 당신도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게임의 종류에는 간단한 초보자 교실(튜터리얼)과 달성되어야 하는 목적이나 임무를 가진 시나리오, 그리고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프리 게임 등이 준비되어 있는데 각종 타이쿤 시리즈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굳이 튜터리얼을 하지 않더라도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진행상의 난이도는 낮은 편이다.
시나리오를 시작하면 당신은 동물원을 이루는 기본이 되는 길과 각종 울타리, 햄버거·선물·음료수 판매점과 자판기, 화장실, 벤치, 각종 장식물을 만들고 동물을 울타리에 집어넣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동물들의 배설물이나 손님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등이 점차 증가하게 되므로 여러 종류의 관리인들을 고용해서 시설의 유지·보수에도 힘써야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생각할 것은 많다
이쯤 되면 수년간 게임을 해 온 게임 매니아들이 이렇게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구성이 그렇게 간단한데 무슨 재미를 찾을 수가 있나요?" 게임이 구성이 쉽다고 해서 멋대로 진행을 할 경우에도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길과 건물을 지어야 하는 거의 모든 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주 타이쿤에서는 균형 있는 시설물의 배치가 중시되며 각종 동물들의 습성을 잘 파악하고 동물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뱅갈 호랑이는 한 우리에 2~3마리만을 넣어줌과 동시에 약간의 수풀을 심어주면 좋아한다. 또 기린 우리에는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큰 나무(우산가시나무)와 함께 사바나 기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풀들을 심어줘야 한다.
또한 동물의 전체적인 배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초식동물인 톰슨 가젤과 육식동물인 사자를 한 우리에 집어넣는다면 순식간에 끔찍한 장면이 눈앞에 연출될 것이다. 또 조언자의 충고를 무시하고 육식동물의 우리 한 쪽을 뚫어버린다면… 결과는 말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그런데 주 타이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이 아닌 손님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동물원에 찾아와서 동물을 구경하고 음식을 사먹음과 동시에 여러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다름 아닌 손님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흥미로운 동물들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님들이 음식 판매대나 화장실 등 각종 부대 시설을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게끔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손님의 수가 증가하면 그에 비례해서 여행 가이드와 시설 수리공 등 각종 직원들을 추가로 고용하는 일도 잊으면 곤란하다.
▶동물원에서도 연구·개발은 필요
그런데 미리 준비된 동물과 시설만을 이용해야 한다면 다소 따분할 것이다. 이 점을 간파한 주 타이쿤의 제작자들은 다른 타이쿤 게임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연구 및 개발 메뉴를 만들어 두었다. 이를 이용하면 멸종 위기를 맞은 흰 뱅갈 호랑이나 오카피(기린과 유사하지만 목이 더 짧다) 등의 희귀동물을 동물원에 들여놓을 수 있다. 또 직원 교육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있으며 우리에 집어넣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은 각종 곤충 등을 들여놓을 '동물의 집'을 연구하는 일도 가능하다.
그리고 이 게임의 목적은 이익 창출이므로 당신은 어떻게 하면 시설 유지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손님들이 쓰는 돈을 증가시킬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 연구해야 할 것이다. 저 푸른 초원 위를 뛰노는 동물들의 모습만 보고 흐뭇한 표정을 짓다가는 몇 년 안에 쪽박을 차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유쾌한 게임
주 타이쿤에는 최근 발매되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폭력과 피, 무자비한 살상이 등장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밋밋할 것 같은 이 게임은 PC와 게임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으며 남녀노소 누구든 큰 부담 없이 진행하는 일이 가능하다. 특히 자식들이 항상 두들겨 패는 폭력성 짙은 게임만 해서 걱정이 큰 부모라면 자녀들과 함께 주 타이쿤을 즐기면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뛰어난 그래픽이나 배경 음악, 효과음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자랑하는 게임은 그 이상의 무엇을 가지고 있다.
장르 | 경영/건설 시뮬레이션 |
평점 | 4 |
장점 | 누구든 쉽게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게임 구성 |
단점 | 중, 후반에 가면 반복적인 진행 때문에 다소 지루진다 |
권장사양 | P3-500, 128 |
제작/유통 | 블루 팽 게임즈/마이크로소프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