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재미, 어떤 게임?
'Oh! 재미'를 실행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시 "손노리답다"였다. 어느 누가 'Oh! 재미'라는 타이틀을 보고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 때면 빠지지 않았던 박 터뜨리기의 그 오재미를 연상했겠는가. 게임을 실행하고 나서야 'Oh! 재미'의 의미가 박 터뜨리기의 그 오재미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황당함이란... 예측을 불허하는 손노리의 유머와 위트는 Oh! 재미에도 여지없이 나타나 있었다.
Oh! 재미는 단적으로 말해 퀘이크와 같은 FPS 게임이다. 다른 점이라면 게임의 목적이 상대를 죽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보다 먼저 박을 터뜨리는 데 있다는 것. 얼핏 단순하고 시시하게 생각될 지도 모르겠지만, 박을 먼저 터뜨리기 위해서는 오재미를 이용해 상대방이 박을 터뜨리지 못하도록 공격도 해야 하고 틈틈이 박에 오재미를 던져 빨리 터지게끔 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 만만치가 않다. 게임을 시작하면 총 10개의 오재미가 주어지며, 다 소비했을 경우엔 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워 사용하거나 무대 곳곳에 있는 콩바구니를 클릭해 보급받을 수 있다.
▶플레이를 무시하지 말라!
게임의 소재가 유머러스하다고 해서 플레이 또한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유머러스한 분위기와는 달리 플레이만큼은 어느 FPS 게임 못지 않은 진지함과 전략, 빠른 움직임을 요구한다. 팀 플레이의 경우엔 더욱 그러하다. 최대 16명까지 동시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게임이 시작되면 정신이 없어진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건 바로 팀웍과 전략. 일부는 박 터뜨리기에만 전념하고, 일부는 상대팀이 박을 터뜨리지 못하도록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고, 나머지 일부는 이들의 주변에서 엄호를 담당한다면 그리 어렵잖게 승리를 거머쥘 수도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Oh! 재미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팀 플레이를 위해 태어난 게임이다.
한편, Oh! 재미는 공격을 받아 죽었을 경우 부활하는 방식이 상당히 독특하다. 일반 FPS에선 공격을 받아 HP가 0이 되더라도 곧바로 스타트 시점에서 부활하게 되지만, Oh! 재미에선 HP가 0이 되면 일단 빨간 콩주머니로 변하게 되고, 동료 게이머가 그것을 주워 던져줘야만 다시 부활하게 된다. 콩주머니로 변한 것이 서럽긴 하겠지만, 동료 게이머가 콩주머니로 변한 자신을 주워 상대에게 던져 맞췄을 경우 상대는 일반 오재미에 맞았을 때보다 더 큰 데미지를 입게 된다.
▶깔끔한 그래픽, 기대 이상
Oh! 재미의 그래픽은 화이트데이만큼이나 깔끔하고 세련된 수준을 보여준다. 게임에 등장하는 8명 캐릭터들의 모습이나 건물 디자인, 맵 위로 보이는 하늘... 월등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처리돼 있어서 편안한 인상을 준다. 일단 어설픈 3D 게임에서 오는 거부감 같은 게 들지 않아 좋다. 또 던진 콩주머니가 터지면 그 안에서 밀가루나 콩이 터져 나오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사운드도 맵마다 달라지고 메인 화면에선 초등학교 시절 아침 조회 때마다 했던 맨손 체조의 그 음악이 흘러나와 아련한 추억에 젖게 만든다. 지금은 화이트데이 정품 패키지를 구입한 게이머들만 플레이를 할 수 있지만,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누구나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하니 박 터뜨리기와 FPS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Oh! 재미, 놓치지 말고 꼭 해보시기 바란다.
장르 | 온라인 1인칭 액션 |
평점 | 3.5 |
장점 | 박 터뜨리기와 FPS의 절묘한 조화 |
단점 | 오재미 던지기도 한참 하면 지겹지 않을까? |
권장사양 | P3-450, 128 |
제작/서비스 | 손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