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겨운 게임은 어차피 30분을 하나 30시간을 하나 지겹다’라고.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단 30분이라도 게이머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게임조선이 나섰다. 장르 불문 게임 첫인상 확인 프로젝트, ‘30분해드리뷰’게임조선이 여러분의 30분을 아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30분 분량은?: 3일 차 2회 플레이
AI를 맛깔나게 다루는 렐루게임즈에서 이번엔 협동 공포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폐지를 주워 돈을 버는 게임, '미메시스'입니다.
미메시스는 '리썰 컴퍼니'나 'R.E.P.O.'와 비슷한 협동 공포 게임입니다. 방사능을 내뿜는 폐허에 들어가 괴생명체들을 피해 돈이 될만한 물건들을 주워 복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차별점은 게이머의 행동과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미메시스라는 존재입니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게이머들의 행동과 목소리를 학습한 AI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행동하며 게이머들의 뒤통수를 후려치죠. 덕분에 마치 '어몽어스' 같은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게임은 최대 4명까지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소지금으로 손전등이나 방망이같이 탐사에 필요한 장비를 산 후 트램을 타고 탐사 지역으로 떠나게 되죠. 게이머들은 게임이 제시하는 목표 수리비를 벌기 위해 위험과 오염으로 가득한 폐허를 탐색하고, 돈이 될만한 물건을 챙겨 다시 트램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협동 공포 게임을 표방하는 만큼 탐색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다람쥐를 닮은 생물이 갑자기 나타나 페이스 허거처럼 당신의 얼굴에 달라붙어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들고, 갑자기 내린 산성비에 오염도가 올라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도 있죠. 게다가 폐허 내부는 어두컴컴하니 발밑을 보지 못하고 지하로 떨어지기도 하고, 경고를 보지 못하고 폭탄에 터져 죽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무서운 존재는 게이머를 따라 하는 미메시스입니다. 게이머와 똑같이 생긴 미메시스는 게이머들이 마이크로 했던 말이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합니다. 나와 함께 탈출한 줄 알았던 동료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 내 목을 조르며 죽이려 들 때 충격은 꽤나 신선했죠. 물론 기존 협동 공포 게임에도 게이머를 따라 하는 괴물 모드가 있었지만, 미메시스는 그보다 더 정교하고 자연스럽게 게이머를 따라 합니다.
덕분에 게이머들은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됩니다. 마이크로 소통을 해도 서로의 정체를 확인하는 그 짧은 순간에 미메시스가 달려들어 게이머를 죽일 때도 있죠. 동료 기자와 함께 변기 커버를 들고 입구로 향하다가 "근데 우리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누구임?"이란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은 정말 오싹했습니다.



다만, 아직 앞서 해보기 단계라 그런지 아직 콘텐츠의 수나 밸런스가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이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면 재미를 느끼기 전에 복잡한 맵 구조와 다소 높게 느껴지는 목표 금액이 벽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아이템 수나 종류에 비해 맵이 넓은 느낌인데 레벨 디자인을 조금 다듬으면 수십 시간 플레이할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마이크의 유무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물론 미메시스가 게이머의 목소리를 따라 하는 경험을 맛보진 못하지만, 행동 만으로도 게이머를 쉽게 속일 정도라 미메시스 만의 공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단, 친구 없이 혼자 플레이한다면 눈앞의 모든 캐릭터가 적이니 이 게임의 핵심 재미를 잃게 됩니다. 이 부분은 장르 특성상 보완할 방법이 없을 것 같군요.


종합하면 최근 인터넷 방송을 중심으로 유행한 협동 공포 게임에 렐루게임즈 특유의 AI 활용 능력이 더해진 미식입니다. 수많은 게이머가 즐긴 검증된 게임성에 마치 영화 '알 포인트'의 등장인물이 된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게임이죠. 우린 분명 네 명이었는데 어느새 다섯 명이 된 사실을 깨달았을 때 기분은 경험해 보신 분만 알 겁니다.
미메시스는 10월 27일 앞서 해보기로 글로벌 출시되었습니다. 출시와 함께 새로운 맵과 적, 아이템 등이 추가 되었다고 하니 또 어떤 매력적인 요소를 담았는지 트램을 타고 폐허로 돌아가 봐야겠습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