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림에이지의 MMORPG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이하)'이 모바일 매출 1황으로 오르면서 게임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키텍트는 아쿠아트리가 개발하고 드림에이지가 서비스 중인 심리스 오픈월드 MMORPG다. 포화 상태로 평가받는 MMORPG 시장에 신규 IP로 도전한다는 소식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아키텍트는 출시 후 성적으로 자신을 증명했다. 특히 간판 타이틀이 부족했던 드림에이지에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키텍트의 성공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주목해야하는 것은 그래픽과 콘텐츠, 운영이다. 마치 수능을 잘보기 위해 국영수를 열심히 해야하는 것과 같은 당연한 이치지만, 드림에이지와 아쿠아트리는 그 당연한 이치를 제대로 해냈다.
아키텍트는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해 심리스 월드를 구축했다. 4K 권장 사양으로 라이젠 7 9800X3D에 RTX 5090을 추천할 정도로 그래픽을 강점으로 내세웠으며, 실제 출시 이후 보여준 풍경도 이러한 사양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물론 모든 게이머가 최상급 환경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아닌 만큼 최소 사양은 약 5년 전 하드웨어, PC를 기준으로 GTX 1660 SUPER, 모바일은 갤럭시 S20과 아이폰 12를 권장한다. 하이엔드 게이머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되, 타협접을 제시해 보다 폭 넓은 게이머를 유치한 것이다.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MMORPG에서 성장과 경쟁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캐릭터 외형인데 아키텍트는 미형 캐릭터에 더해 파라미터로 세밀한 부분까지 조절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제공해 게이머를 만족시켰다. 모바일 MMORPG 중 얼굴, 상체, 하체 모든 부분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게임이 의외로 드문 만큼 게이머를 모으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실제로 출시 후 많은 게이머의 요청에 따라 추후 커스터마이징 변경 기능이나 코스튬 외형 적용 등 외형과 관련된 기능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내실인 콘텐츠도 탄탄하다. 기존 MMORPG의 콘텐츠는 물론 핵심 요소인 오픈월드를 활용한 콘텐츠까지 기본기와 차별화를 모두 챙겼다.
모바일 MMORPG의 핵심은 성장이다. 게이머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모두 성장으로 이어져야 모바일 환경에 맞춘 편의 기능도 충실히 갖춰야 비로소 흥행할 수 있다. 아키텍트는 '모험 가이드'를 통해 일일 퀘스트와 인스턴스 던전, 필드 보스, 클랜 경쟁 등 핵심 콘텐츠를 관리할 수 있도록 구축하고, 핵심 편의 기능인 자동 사냥은 물론 최근 많은 MMORPG에서 채용하고 있는 오프라인 플레이까지 성장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압축했다.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다른 게임에 비해 더 효율적으로 성장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픈월드 콘텐츠도 성장을 위한 하나의 선택지로 제공한다. 벽을 오르거나 활공하는 행위는 거대한 세계를 탐험하는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경주를 하고 퍼즐을 풀며 전투력과 상관없이 게이머의 실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상호 작용의 형태로 최소한의 성장 안전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핵심 BM인 뽑기도 꽤나 특이한 방식이다. 아키텍트의 뽑기는 코스튬과 무기 외형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과금 게이머의 경우 픽업과 천장을 통해 원하는 코스튬을 얻을 수 있고, 무과금 게이머는 '범람'과 '대범람' 콘텐츠에서 자판기 티켓을 얻어 뽑기에 도전할 수 있다. 시간과 노력을 통한 성장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드림에이지와 아쿠아트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형 MMORPG인데다 출시 초기인 만큼 불안정한 부분도 많은데 이에 대한 개발진의 해법은 솔직하게, 그리고 그냥 많이 소통하는 것이였다. 그리고 이 부분이 많은 게이머가 아키텍트에 남아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키텍트 공식 홈페이지에는 벌써 4번째 개발자 핫라인 게시글이 올라온 상황이다. 이제 막 출시한 게임이 일주일 만에 게이머를 위한 피드백을 이틀에 한 번 꼴로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마켓 1위 감사 인사는 새벽 2시에 올라왔다. 사실, 이들은 출시 전부터 공식 채널 커뮤니티 등을 통해 게이머들의 반응을 살피도 피드백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각 서버에는 거의 매일 GM이 출동해 게이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물론 의견 수렴 이상의 활동을 보여주긴 어렵지만, 게이머들에게 게임을 관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기기엔 충분했다.
드림에이지와 아쿠아트리는 MMORPG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을 반영하고, 또 열심히 반영하며 아키텍트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해도 게이머들이 '당연히 고쳐주겠지'라는 믿음을 심어준 것이다. 첫 단추를 잘 꿰맸으니 이제 남은 것은 라이브 서비스의 숙명인 운영 안정성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주기적인 업데이트와 활발한 소통을 이어간다면 장기 흥행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