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음력 8월 15일 추석은 한가위라는 이름처럼 설날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명절입니다. 다른 나라의 추수감사절과 마찬가지로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추수를 기념하면서 햅쌀과 햇과일로 차례를 지내고,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죠. 최근엔 직접 농사를 짓는 가구가 줄어들면서 이러한 풍경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추석이 되면 송편과 햇과일 얘기가 화제에 오르며 추석 분위기에 흠뻑 빠져듭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논밭에서 직접 농사를 짓진 못했지만, 모니터 너머에서 수확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농사 게임! 신경쓴 만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농사 게임, 혹은 잘 만든 생활 콘텐츠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농사 게임을 소개해 드립니다. 재미와 보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농사 게임과 함께 추석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요?
■ 돈 스타브

클레이 엔터테인먼트의 '돈 스타브(Don't Starve)'는 제목보단 제목을 해석한 '굶지마'로 더 잘 알려진 게임입니다. 제목 그대로 주변 동물을 사냥하거나 열매를 수확해 허기를 채워야 생존할 수 있는 식량에 굉장히 집중한 생존 어드벤처 게임이죠. 상황에 따라선 직접 작물을 키워야 할 때도 있는데 '웜우드'라는 캐릭터를 골랐다면 경영 시뮬레이션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독특한 농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멀티용 게임인 돈 스타브 투게더의 농사는 밭을 만들고 씨앗을 심고, 퇴비를 주는 단순한 방식이었지만, 농사 업데이트 '뿌린대로 거두리라'로 본격적인 심화 콘텐츠로 발전했습니다. 작물마다 적합한 계절과 양분이 있고, 스트레스에 따라 성장량이 다르며, 농사를 도와주는 아이템도 새롭게 추가됐죠.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는 만큼 큰 수확을 얻을 수 있지만, 유저에 따라선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는 방식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투게더에선 농사 전문 캐릭터인 웜우드의 가치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본편에선 햄릿 DLC로 투게더에선 유료 해금할 수 있는 웜우드는 농사가 특기인 나무 인간입니다. 첫 등장 웜우드는 농장 없이 씨앗을 심을 수 있고 봄에 꽃이 개화하는 대신 쉽게 불에 타고, 음식으로 체력을 회복할 수 없으며, 식물을 심으면 정신력을 회복하고 반대로 해치면 정신력을 회복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투게더로 오면서 식물들의 스트레스 요인을 직접 듣고, 개화 시 주변 작물에게 말을 걸어주는 능력으로 농작물 관리의 일인자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만개와 버섯, 각종 벌레를 이용할 수 있는 특화 스킬까지 추가되면서 나 혼자 생존이 아닌 경영 게임을 즐길 수 있죠. 다만, 농사 외 능력은 좋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농사를 즐기고 싶다면 투게더에서 친구들과 함께 모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스타듀 밸리

에릭 바론이 만든 '스타듀 밸리'는 농장 게임의 스테디셀러입니다. 목장 이야기의 팬이 만든 게임답게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재료를 모으면서 농장을 경영하는 큰 틀을 같지만, 직접 땅을 일구고 도구를 만드는 소소한 재미를 담아내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하고 싶은 것을 느긋하게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스타듀 밸리의 독특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핵심인 농사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도구를 사용해 밭을 일구고 원하는 작물의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면서 기다리면 작물을 얻을 수 있죠. 방식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여기서 한 번 더 머리를 굴려 계절마다 씨앗과 작물 가격, 성장 기간을 고려하며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농사 스케쥴을 짜기 시작하며 그 어떤 게임보다 농사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심을 수 있는 작물이 많은 것도 매력이죠. 감자나 마늘, 딸기 같이 흔히 볼 수 있는 채소와 과일부터 스타프루트, 달콤보석베리, 고대과일 같은 이 게임만의 특수 작물까지 계절마다 모양이 다른 작물들을 심으며 농사를 하다보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나만의 아기자기한 농장이 탄생합니다. 이처럼 스타듀 밸리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농사 방식을 간소화시키고 수확의 보람과 꾸미는 재미를 극대화시킨 덕분에 오랜 시간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 받고 있습니다.
■ 천수의 사쿠나히메

에델바이스가 개발한 '천수의 사쿠나히메'는 "쌀은 힘이다!"라는 표어와 함께 농사에 진심인 것으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게임은 사쿠나히메가 농사를 짓고 오니를 퇴치하는 경영 시뮬레이션 겸 ARPG로 논농사를 주제로 삼아 쌀을 주식으로 삼는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사쿠나히메가 히노에섬으로 유배를 가면서 시작됩니다. 사쿠나히메는 무신 타케리비와 풍요의 신 토요하나의 힘을 물려 받았지만, 빈둥빈둥 살아가다가 인간들과 엮여 큰 사고를 치면서 히노에섬에 유배됩니다. 그리고 인간들과 함께 벼농사를 지으며 힘을 얻고, 섬을 어지럽히는 오니들을 퇴치해가며 점차 신으로서 책임감을 얻고 백성들과 함께하는 신으로 거듭납니다.
게임은 사쿠나히메의 두 가지 모습, 전투와 농사를 테마로 진행됩니다. 그중에서도 농사 부분은 실제 벼농사를 간소화시켜 옮긴 듯한 재현도로 많은 게이머에게 주목받았습니다. 처음엔 당장 먹을 것도 없어 일단 막무가내로 농사를 시작하지만, 점차 논에 비료를 뿌려 영양을 보충하고, 좋은 쌀을 얻기 위해 볍씨를 고르고, 영양분을 고루 분배하기 위해 모내기를 하는 등 본격적인 벼농사를 하게 됩니다.
일부 게이머는 농사 파트를 공략하기 위해 농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농촌진흥청에 접속해 농사 가이드를 참고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농사 파트 공략에 효과가 있자 많은 게이머가 농촌진흥청에 몰려 공식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현실감 넘치는 농사 파트 덕분에 게이머들이 농사에 대해 공부하게된 의외(?)의 효과를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 하베스텔라

스퀘어에닉스의 '하베스텔라'는 생활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표방한 게임입니다. 수확과 별을 합친 듯한 제목, 생활 콘텐츠에 힘쓴 듯한 장르로 많은 게이머는 룬 팩토리 같은 경영 시뮬레이션과 RPG를 합친 게임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예상은 반만 맞았습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농사 파트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것으로 끝. 생활 시뮬레이션을 표방한 게임치고는 너무나도 단조로운 수준입니다. 농사 외에도 요리나 낚시 같은 생활 콘텐츠를 마련했지만, 이쪽도 구색만 맞춘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줬죠. 사실상 생활 콘텐츠는 게임을 진행할 때 없어도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의 콘텐츠라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불러주기도 아까운 수준입니다.
RPG면에선 스퀘어에닉스가 그동안 출시한 RPG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류와 세계의 존망을 둘러싼 세계관, 다양한 동료와 잡 시스템 등 파이널 판타지로 대표되는 스퀘어에닉스 RPG의 향이 짙게 배어있죠. 전투 파트도 농사 파트만큼 썩 잘 만들어진 편은 아니지만, 고전 RPG를 떠올리게 만드는 세계관은 꽤나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스퀘어에닉스의 RPG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이 세계관을 살려 경영 시뮬레이션과 ARPG 한 쪽에 집중했으면 더 좋은 게임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을 남긴 게임이 되었습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