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면 그만인데. 짜증이 밀려옴에도 손이 간다.
이틀 전에 서비스를 시작한 스마트게임 ‘윈드러너(wind runner)’ 이야기다. 이 게임 얼마전 센세이션을 일으킨 ‘다함께 차차차’와 진행 방식이 유사하다.
장애물을 피해 아이템을 획득하면서 더 멀리 이동해 점수를 높이는 근본적 방식은 별반 차이가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다함께차차차가 ‘자동차를 소재로 한 종스크롤’인 반면 윈드러너는 ‘사람을 소재로 한 횡스크롤’이라는 정도다.
윈드러너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뜀박질게임(레이싱)이다. 게임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아이템(?)은 하트(애니팡), 사탕(캔디팡)이 아닌 '신발'이다.
학창시절 ‘운동회’에서 가장 인기 종목인 ‘달리기’를 연상시키는 범국민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부담없는 접속을 유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드러너, 쉽지만은 않다. 낭떠러지에서 점프하고, 날아오는 불덩이와 버섯돌이를 피해야 하는 방식은 난도 높았던 드래곤플라이트 유저에게 마저 쉽지 않은 요소이다. 그리고 최대의 ‘난관’이다.
각종 장애물로 인한 ‘게임종료’ 당연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달리기를 시작해야한다는 점은 사실 번거롭고 짜증스럽다. 때론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그만해야겠다’는 맘이 용솟음친다.
반전은 여기에 있다. 포기하고 싶은데 윈드러너는 ‘호기심’과 '오기'를 자극시키고 있다. 달려보지 못한 곳에 는 어떤 것들이 놓여있을까 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누구와의 경쟁에서 이겨보겠다는 경쟁심이 아니라 끝까지 가보겠다는 승부욕, '오기'를 발동케 하고 있다.
아예 오르지 못할 나무가 아니라 조그만 하면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공하며, '어디 한번 해보자'라는 욕망을 불어일으킨다.
게다가 ‘재도전 의지’를 유혹하는 장치도 곳곳에서 마련되어 있다. 캐릭터의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고 탈 것이라는 이동수단과 난관 극복을 위한 각종 아이템이 그것이다.
플레이를 통해 얻은 경험치로 뜀박질과 점프, 방어 등의 능력이 올라간다. 또한 상점에서 신발을 대신해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는 탈 것과 장애물 극복에 효과가 있는 아이템이 제공된다.
‘더 오래, 더 멀리 달릴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아쉬움을 자극하며 ‘이제 그만해야겠다’는 다짐을 '한판 더'로 굳어지게 하는 것이다.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지배했지만 이미 손은 신발을 얻기위해 아이디를 검색하고 친구를 추천하게 만드는 '묘한 이끌림'. 이것이 윈드러너의 ‘치명적 매력’이 아닐까 한다.
※ 한 줄 게임 평가
김상두 : 인간의 치명적 본능 '욕심'을 들끊게 한다. 신발이 부족한 현실에 좌절하지 말지어다 ★★★★☆ 4.0
김상두 기자 noty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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