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뜻하지 않았던 수작을 만났다. '카발'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이 게임은 비교적 좁은 맵에 어딘가 엉성한 그래픽이었지만 화끈한 손맛으로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줬다.

이런 카발의 이름을 뒤따르는 신작이 지난 14일 공개서비스를 시작했다. '카발2'는 손맛만큼은 보장할 수 있는 게임으로 입소문을 탔고, 대한민국 네티즌 중 깔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알약에 노출되며 많은 유저들을 끌어 모으는데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 지겨운 반복패턴…지친다 지쳐

대부분의 MMORPG와 마찬가지로 카발2 역시 퀘스트와 인스턴트 던전의 반복으로 레벨업을 하고, 아이템을 맞추는 기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이 반복 퀘스트에서 색다른 재미를 주지 못하고 있다. 다른 게임들은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스토리가 있고 볼거리가 있어 유저들이 게임에 몰입하게 만들지만 카발2에서는 이런 몰입할 수 있는 새로움이 없다. 딱 잘라 말해 지겨운 사냥의 반복이다.

이럴 경우 퀘스트로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사냥하는 것보다 한 자리에 서서 많은 몬스터들을 몰이사냥으로 잡는 2000년대 초반 게임이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서는 더 나을것이라는 평이다.

퀘스트 진행창의 어투 역시 '~하자'로 같은단어가 반복돼 오히려 퀘스트 진행에 방해가 되고 있다.

카발2에서는 레벨업을 할수록 사냥할 몬스터와 퀘스트만 늘어날 뿐 새로운 재미를 찾기 힘들었다. 신선함이 없는 단숨함은 '지겨움' 그 자체였던 것.

◆ 오베 할 정도로 만들기나 한건가?

상기 제목은 기자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 유저가 카발2 자유게시판에 작성한 글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카발2에 대한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한다면 게임의 최적화라 할 수 있다. 크라이엔진3를 사용하며 유저들의 기대치와 눈높이를 높였지만 실제 게임에 적용된 모습은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물결 처리 외에는 크라이엔진의 성능을 직접 느끼기 힘든 실정이다.

또한 사람이 많은 곳에만 가면 어김 없이 발생하는 렉이나, 존 이동 때마다 등장하는 끊김 현상은 유저들에게 '슈퍼 컴퓨터가 아니면 해결하지 못한다'는 조롱을 받고 있다. 유저들은 저마다 자신의 컴퓨터 사양을 공개하며 컴퓨터 문제인지 게임 문제인지 토론을 벌이고 있다.

유저들은 블소와 비교하며 "블소보다 떨어지는 그래픽을 뚝뚝 끊기면서 할 이유는 없다"며 "개발자들이 최고 사양의 PC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다시 최적화 작업을 거친 뒤 재오픈하는 것이 낫다"고 평했다.

◆ 타격감만은 인정. 하지만

카발온라인2의 최고 강점으로는 역시 원작과 마찬가지로 타격감이라 할 수 있다. 때리고 쏠 때마다 적중하는 느낌이 팍팍 들 정도로 손맛이 괜찮다. 스킬 효과 역시 초보 레벨에서부터 화려함을 뽐내며 각 직업마다 눈에 띄는 스킬이 존재한다.

하지만 게임이 타격감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카발온라인2는 앞으로 출시될 예정인 아키에이지와 블레스 등 대작 MMORPG와 직접 경쟁을 펼쳐야 한다. 최적화 문제를 떠나서 카발2와 아키에이지, 블레스를 같은 출발선에 놓는다는 것 자체가 반칙에 가까운 설정이다.

카발온라인2의 포지셔닝을 대작들 사이에 비집고들어갈 'B급 게임'으로 설정하지 않는 이상 현재 게임순위에 연연하지 말고, 유저들에게 사과의 말을 올리고 다시 한 번 손질을 거쳐 나오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다.

◆ 총평

오상직 기자 : 유저에게 미안하다 사과하고 조금 더 분발하길 ★★

이관우 기자 :카발에서 카발2로 '경이로운' 진화…카발3는 나와야 할만하겠군 ★☆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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