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FPS 게임시장에서 기존 성공작들과 경쟁할 넥슨의 새로운 FPS 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2(이하 CSO2)'가 지난 주말 2차 CBT를 진행했다.
'좀비모드'로 큰 유행을 이끈 CSO가 'CS: 1.6'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면, CSO2는 'CS: 소스'가 기반이 됐다. 때문에 전체적인 이미지는 소스와 가깝지만 타격감은 1.6의 느낌이 강했다.
CSO2는 뛰어난 물리엔진과 그래픽으로 큰 기대감을 주었지만 1.6과는 상이하게 다른 타격감으로 팬들로부터 외면당했던 소스에 1.6의 타격감을 이식함으로써 두 버전의 장점만을 모아놨다고 볼 수 있다.
CSO2는 잘 만든 게임이지만 아쉬움도 크다.
CS가 10년 넘게 사랑받아온 게임이기 때문일까, 유행을 벗어나지 못한 여성캐릭터의 등장과 화려한 킬링 메시지, 쉬워진 난이도 등은 마치 중후함이 멋인 30대 후반의 신사에게 반짝거리는 '현빈표 트레이닝복'을 억지로 입혀 놓은 듯 어색함이 묻어난다.
▲ 불필요하게 큰 메시지는 겹쳐있는 적을 볼 수 없게 만든다
◆ 뛰어난 그래픽…되돌아온 타격감
CS가 다른 FPS 게임들과 가장 크게 차별됐던 부분이 바로 타격감과 규칙적인 탄착군의 형성이다.
CS에서 유저들이 주로 쓰는 총인 AK47이나 M4A1 같은 라이플은 정자세에서 난사를 할 경우 규칙적인 'T' 모양의 탄착군을 보였고, 이를 섬세한 마우스컨트롤로 조정하며 적을 제압하는 것은 유저들에게 하나의 숙련된 기술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그러나 소스에 이어 최근 출시된 'CS: 글로벌오펜시브에서(이하 GO)'는 이전의 규칙적인 탄착군과 타격감이 완전히 사라졌고 이는 유저들의 몸에 녹아든 '감각'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GO는 CS의 후속작임에도 불구하고 큰 이질감이 느껴졌고, 팬들의 외면으로 인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CSO2는 GO와 반대로 예전의 탄착군을 재현하려 노력했다. AK47을 발사했을 때 100%는 아니지만 거의 1.6에 근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소스의 그래픽을 입힘으로써 '구식 그래픽'에 대한 반감마저 없앨 수 있게 됐다.
◆ 너무 급하게 만들었나?
게임 자체는 잘 만들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특히 최근 국내 FPS 게임에서 유행하는 '킬 메시지'는 흥행에 대한 걱정 때문에 '억지성' 마저 엿보였다. 화면 중앙에 나타나는 큼직한 메시지는 난전 속에서 유저의 플레이를 방해할 만큼 거추장스러웠다.
화면을 가리는 것은 메시지뿐만이 아니었다. 왼쪽 상단에 자리 잡은 레이더는 "그래픽 오류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컸다. 배경마저 투명이 아닌 검정색이었기 때문에 레이더로 가려진 위치에서 적이 나타날 경우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총알이 벽을 관통하는 '월샷(Wallshot)'의 경우에도 벽의 두께에 따라 다르게 관통되는 것이 아닌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한 것이어서 게임이 이대로 출시된다면 유저들은 한동안 월샷 포인트 찾기에 여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특정 맵 텍스쳐는 시야는 가렸지만 총알은 그대로 관통하는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 적군이 살아서 지나가는 모습…CSO2에서는 라이플이 얇은 벽도 관통하지 못한다
▲ 철조물로 시야가 가려졌지만 총알은 그대로 뚫고 지나간다
◆ 어려운 게임에 대한 고집도 필요해
맵이 세세하게 그려진 레이더와 벽 뒤에 위치한 아군의 아이디가 뜨는 것을 봤을 때는 FPS 초보자를 상당히 배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히 게임의 흥행을 위해 난이도를 낮춘 것이라면 추후 프로와 아마추어의 실력 차는 급격히 좁혀질 것이다.
넥슨은 CSO2로 e스포츠 리그를 이어갈 계획이다. e스포츠로 성공하려면 아마추어 리그의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절대강자, 즉 프로의 실력을 갖춘 게이머가 나타나는 것도 중요하다. 게임을 쉽게만 만든다면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쉽다.
▲ 큰 화면, 자세한 정보…자동차 네비게이션이 따로 없다
게임의 난이도 하향과 흥행의 '비례 관계'는 서든어택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즉 쉽게 만든 게임이 접근성을 낮춰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리그오브레전드를 본다면 반드시 게임이 쉬워야만 흥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알 수 있다. 게임이 인기를 끈다면 유저들에게 난이도는 중요치 않다.
CS도 이미 국내에서 그 인기를 입증한 바 있고, 지난 몇 년간 다수의 FPS 게임이 인기를 끌며 유저들에게 친숙해졌기 때문에 굳이 쉬운 게임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 총평
평점: ★★★☆
평가: 구관이 명관…유행보다 개성을 살려야
[이시우 기자 siwoo@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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