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고전과 로맨스를 품어 대중의 사랑을 얻었다면, 엔도어즈의 신작 MMORPG '삼국지를 품다(이하 삼품)'는 역사와 전략을 품고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삼품'은 '임진록', '거상', '아틀란티카' 등 다수의 게임을 개발한 김태곤 엔도어즈 상무의 최신작으로 지난 25일 공개서비스(OBT)를 통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번 OBT를 체험한 한 유저는 삼품을 두고 '스마트폰에서도 완벽하게 구현됐다'고 극찬했다. 반면 또 다른 유저는 "웹게임치고는 별루"라고 평가 절하했다.
긍정과 부정이 동시에 공존하는 신작 게임 삼품을 '볼매'와 '불망' 두 가지 관점으로 풀어봤다.
◆ 삼품은 '볼매(볼수록 매력있다)'
역시 김태곤 상무였다. 전작 MMORPG '아틀란티카'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인 신작 게임 '삼품'은 그동안 역사와 전략을 주제로 게임을 개발해온 엔도어즈의 개발 의도에 따라 삼국지라는 역사적 소재와 영웅들의 전투를 잘 담아냈다.
삼품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삼품은 대중에게 친숙한 소설 삼국지를 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용자가 게임을 잘 몰라도 삼국지에 대한 사전 지식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면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삼품은 기획 초기 단계부터 PC 및 휴대용 단말기 간의 완벽한 연동을 강점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PC 버전의 모든 기능과 그래픽을 모바일에 그대로 이식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삼품은 PC 버전에서 구현된 모든 기능이 모바일에서도 100% 실행되는 '하이브리드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처음 김태곤 상무가 하이브리드 게임을 내세웠을 때만 해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기 어려웠다.
그러나 삼품은 이 같은 의심과 편견을 보기 좋게 날려버렸다. 데스크톱은 물론 태블릿PC와 스마트폰에서 게임 실행이 원활할 만큼 최적화가 잘 이뤄졌으며, 서버 및 통신망 과부하 역시 다년간의 테스트를 통해 문제점을 최소화시켰다.
이제 화장실에서, 기차 안에서 단말기만 바꾸면 플랫폼에 제약 없이 계속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과 생활 방식을 삼품을 통해 체험할 수 있게 됐다.
◆ 삼품은 '볼망(볼수록 망할 것 같다)'
스마트폰 게임으로 바라본 삼품은 다소 놀랍지만 웹게임으로서의 삼품은 그저 그렇다. PC 기반의 다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삼품만의 특별한 매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래픽, 시스템, 안정성 부분에서 훨씬 더 미숙한 모습을 나타냈다.
먼저, 많은 이용자가 볼멘소리를 내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스토리의 '건너뛰기'이다. 삼품은 퀘스트 진행 중 장수들 간의 대화나 움직임을 건너뛸 수가 없다. 영상 파일이 재생되는 드라마의 경우 건너뛰기가 가능했지만 게임 내 일반 대화는 건너뛰기가 불가능해 게임 진행을 느리게 만들고 보기 싫은 장수들의 대화를 하염없이 지켜봐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게다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 간헐적으로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로딩화면에서 먹통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잦은 끊김 현상은 게임의 재미와 몰입감을 떨어뜨려 게임 접속을 포기하게 만들었으며, 스마트폰이 아닌 고성능의 PC에서 이 같은 끊김 현상이 종종 발생해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클라이언트가 아닌 브라우저 기반으로 게임이 실행되기 때문에 재접속이 빠른 편이고, 끊긴 지점부터 게임을 계속 진행할 수 있어 이용자의 불만을 더 크게 만들진 않았다.
이 밖에도 턴제전략 시스템이 구시대적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많은 적들과 동시에 싸우고 이동할 수 있는 기존 MMORPG에 익숙한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턴제전투 방식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 삼품, 유저를 품을 수 있나?
삼품은 PC와 모바일 기기 모두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하이브리드 게임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적으로 갈 길이 멀다. 이 게임은 '아이폰4S' 이상의 최신 스마트 기기에 한해 작동되는 기술적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엔도어즈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반면, 삼품은 스마트폰 게임의 인기가 최고조로 치솟고 있는 현시점에서 온라인게임 개발사가 취해야 할 새로운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게임이라는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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