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들은 간혹 유저들에게 실망을 주곤한다. 어쩌면 기대감이 큰 만큼 실망의 폭과 깊이는 깊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종종있다. 바로 스틸파이터가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한다"
게임은 까야 제맛이라는 다소 당돌한 표현의 캐치프레이즈로 지난 9월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스틸파이터의 CBT(Contents beta test)가 진행됐다. 엘타임게임즈가 개발하고 그라비티가 서비스하는 이 게임은 전형적인 '포스트 던파' 게임이다. 던전앤파이터처럼 마을에서 거래와 스킬 습득, 커뮤니티를 하고 인스턴스 스테이지에 입장하여 사냥을 즐기는 액션MO 장르의 게임이다.
던파 성공 이후 지금까지 여러 액션MO 장르의 게임들이 출시됐다. 유행처럼 쏟아져나왔던 포스트 던파 게임들은 게임성이 부족했거나 운이 없었거나, 어쨌든 씁쓸한 결과만 남겼다. 한 차례 액션MO 붐이 지나간 다음 조심스레 도전장을 내민 스틸파이터는 어떤 무기를 들고 나왔을까.
◆ 캐릭터, 아직은 두 개…슬레이어와 스트라이커
새로운 게임을 플레이할 때마다 가장 고민되는 순간인 캐릭터 생성시간이 왔다. 캐릭터 외형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없으므로 직업만 선택하면 된다.
첫 테스트에서 공개된 직업은 검사형 캐릭터 '슬레이어'와 격투가형 캐릭터 '스트라이커'다. 남자 검사에 여자 격투가의 익숙한 성별/직업 조합이다.
슬레이어는 검을 이용한 띄우기, 공중콤보 위주로 싸운다. 공격 범위도 넓고 조작법도 쉬운 초보자용 캐릭터다. 격투가인 스트라이커는 공격 범위가 좁은 편이나 다양한 잡기 스킬과 타격기로 타격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준다.
각 직업은 레벨 15를 달성하면 두 개의 전직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전직,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다. 전형적인 액션MO식 캐릭터 시스템이다. 스트라이커냐 슬레이어냐, 고민 끝에 여 캐릭터라는 이유로 스트라이커를 선택했다.
◆ 무게감 있는 액션과 타격감! '기대 이상'
캐릭터를 생성하면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몬스터와 전투가 벌어진다. 조작법은 키보드만 사용 / 키보드+마우스 사용 두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다른 액션MO게임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키보드만 사용하는 조작방식을 선택했다. 이때의 키 설정은 방향키로 이동, z/x/c 버튼으로 대쉬, 공격, 점프하고 a/s/d/f/q/w/e 버튼으로 스킬을 사용한다.
첫 전투를 마치고 튜토리얼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나니 절로 게임에 흥미가 생겼다. 상당한 수준의 액션성 때문이다. 스틸파이터의 액션성은 콤보와 타격감 두 가지 기본 요소를 충실하게 갖춘 데서 나왔다.
몬스터에게 일반공격 3연타를 박아넣은 후 스트라이커의 띄우기 스킬인 슬래시킥으로 공중에 띄웠다. 공중에 뜬 적에게 다시 일반공격을 넣어 콤보를 넣었다. 공중에 떠 무방비 상태인 적에게 모션이 길어서 빈틈이 많지만 데미지가 높은 스킬인 분쇄권을 넣어 콤보를 마무리했다. 이후 레벨업 하며 배울 수 있는 스킬도 수가 많지는 않으나, 하나하나 독특한 모션과 액션성을 자랑한다.
일련의 과정에서 몬스터를 타격할 때마다 주먹과 발이 바람을 가르는듯한 타격 이펙트가 표시되고, '퍽퍽' 찰진(?) 타격음이 흘러나왔다. 만족스러운 액션성이었다.
◆ 오리진 피스…캐릭터 파워 'UP' 지름길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몬스터를 처치하면 바닥에 빨간색, 노란색, 자주색의 구슬이 떨어지는 걸 볼 수 있다. 이 구슬은 오리진 피스라는 아이템이다. 오리진 피스를 입수하면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까지 입수한 피스의 종류에 따라 힘, 마력, 체력과 그와 관련된 능력치가 상승한다.
힘이 오르면 물리 공격과 방어력이 상승하고, 마력이 오르면 마법 공격력과 마법방어력이 상승한다. 체력이 오르면 최대 HP와 HP회복속도가 상승한다. 오리진 피스를 착실하게 습득하며 스테이지 마지막에 등장하는 보스 앞까지 가면 캐릭터의 성능이 스테이지 시작 직후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상태가 된다.
오리진 피스의 습득 현황과 습득 가능 최대치는 화면 하단 캐릭터 체력창 우측의 게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리진 피스의 효과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까지 유지되지만, 보스의 공격 등 강력한 공격에 피격당하면 효과를 일부 잃기도 한다.
◆ 강한 놈과의 혈투 '보스전'… 밸런스 'GOOD'
보스 이야기가 나왔으니 보스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스틸파이터는 액션게임 보스전의 기본 요소라 할 수 있는 '보스의 공격을 피하고 공격한다'를 잘 갖추고 있다.
튜토리얼 스테이지에서 처음 만나는 보스와의 전투부터 보스의 공격을 피하고, 공격하는 법을 체험할 수 있다. Z버튼을 누르면 상당한 거리를 구르는데, 이를 이용해 보스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다.
구르기의 회피 판정과 보스의 공격 판정은 정확했다. 이전에 플레이해본 몇몇 액션게임은 분명 보스의 공격 모션을 보고 공격 범위에서 벗어나 피했음에도 피격당하는 다소 실망스러운 판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게임은 타이밍 맞춰 피하면 피하는 대로 피하고 빈틈을 노려 보스를 공략할 수 있었다. 보스의 공격에 맞으면 오리진 피스를 일부 잃으므로, 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보스를 공격하다 보면 보스의 분노게이지가 가득 차서 분노 모드로 들어가기도 한다. 분노모드의 보스는 강력하고 특이한 패턴의 공격을 사용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 이 게임에만 있다! …오리진 스틸
충실한 기본에 더하여 스틸파이터만의 독특한 시스템도 들어가 있다. 보스와 싸우다 보면 보스 주변에 녹색 이펙트가 생기는 순간이 있는데, 이때를 노려 연타 공격을 하면, 보스 체력 게이지 아래의 Steal 게이지가 찬다. 게이지가 가득 차면 보스가 여러 개의 오리진 피스를 드랍하고 잠시 그로기(기절) 상태에 빠진다. 이게 바로 이 게임의 독특한 시스템인 오리진 스틸 시스템이다.
오리진 스틸에 성공하면 가끔 오리진 피스 외에도 보스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오리진 큐브 아이템도 얻을 수 있다. 오리진 큐브 아이템을 사용하면 보스의 대표 스킬을 습득하여 전투에 도움이 된다. 오리진 큐브를 통해 얻는 보스 스킬은 사용 가능 기간 제한이 있다.
보스 스킬 사용 가능 기간은 오리진 스틸 성공 시 가끔 얻을 수 있는 오리진 더스트를 모아서 연장하면 된다. 보스 스킬을 강화할 수 있는 오리진 코어 역시 오리진 스틸을 통해 얻는다.
보스가 무방비 상태가 되면서 자신은 오리진 피스와 오리진 큐브와 코어, 더스트 등을 습득해 더욱 강해질 수 있으므로 기회가 되는대로 Steal 게이지를 채워 오리진 스틸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이 게임의 이름이 스틸파이터(Steal Fighter)인 것도 이 오리진 스틸 시스템 때문이 아닌가 할 정도로 대표적인 시스템이다.
◆ 다 어디갔어? … AOS모드 '아레나' 인원 부족때문에
최근 '대세' 게임으로 자리 잡은 LOL(League of Legends) 같은 AOS 게임 모드가 있다는 점 또한 스틸파이터의 특징이다. AOS 모드는 '아레나'라는 이름으로, 캐릭터 레벨10부터 참여 가능한 콘텐츠다. 아레나는 10레벨 이상 캐릭터의 5대5 대전 방식이며, 총 10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기대하며 아레나 입장 최소 레벨인 10레벨을 달성한 후, 아레나 관리인을 통해 방을 만들고 기다렸다. 시간대가 좋지 않았던 것일까, 저레벨이 만든 방인 탓일까. 약 30여 분 동안 방을 열고 기다렸으나 단 한 명만이 잠시 방에 들어왔다가 나갔을 뿐, 5:5 인원이 갖춰지지 않아 플레이해볼 수 없었다.
아쉬움의 눈물을 삼키며 다시 스테이지로 돌아가 레벨업을 하며 마을에 돌아올 때마다 짬짬이 아레나 방을 만들어보고, 랭킹 매치도 시도해봤으나 결국 체험에 실패했다.
아레나를 체험해본 유저들의 말에 따르면 ▲플레이어간 캐릭터 레벨 보정 시스템 없음 ▲지나치게 강한 타워 ▲게임 플레이 시간이 지나치게 긴 점 등을 문제로 꼽으며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발총괄 PD는 이러한 유저들의 피드백에 일일이 감사 인사와 함께 앞으로 개선될 방향을 댓글로 남겨 눈길을 끌었다.
◆허술한 스토리텔링 보강 시급
스틸파이터는 3박 4일 짧은 CBT 동안 액션MO 게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액션과 타격감을 보여줬다. 한편으론 CBT인 만큼 허술한 모습도 많이 보여주었다. 허술하고 몰입하기 어려운 스토리 텔링, 인원 문제로 테스트하기 힘들었던 아레나, 불편한 UI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 게임이 다음 테스트를 기대하게 이유는 액션게임의 기본기인 액션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기본기가 탄탄한 게임은 평균 이상은 할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을 빌리자면 '평타 이상 치는' 게임, 스틸파이터가 되길 기대해본다.
[박찬빈 기자 eate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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