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화려한 액션으로 무장한 2등신 캐릭터들이 약 4개월 만에 돌아왔다. NHN한게임이 서비스하고 아이덴티티게임즈에서 개발한 다중 접속 온라인역할수행게임(MORPG) '던전스트라이커(이하 던스)'가 지난 4월 실시된 1차 비공개테스트(CBT)에 이어 두 번째 시험무대에 올랐다.
지난 1차 CBT가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을 검증하는 무대였다면 2차 CBT는 유저들의 의견이 반영된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이는 자리이다. 한게임은 오는 9일까지 진행되는 던스의 2차 CBT에서 총 9종의 직업과 50레벨 콘텐츠, 직업 선택 시스템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한다.
미니멀하게 디자인된 땅꼬마 캐릭터들이 던전 안을 종횡무진 휘저으며 겪게 되는 이야기와 빠른 액션을 게임조선에서 직접 체험해봤다.
[편집자주]
▲ 게임 초반에는 총 4개의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해 게임을 진행한다.
◆ 노력의 흔적...진화된 던전
이번 테스트에서는 지난 1차 CBT에서 지적됐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1차 테스트에서 지루함의 원인이었던 던전의 길이가 수정됐다. 2차 CBT에서는 던전과 필드의 거리를 재조정해 불필요한 동선을 대폭 줄였다.
또한 회피 액션을 부각시키기 위해 '돌진'을 사용 때마다 '정신력(SP)'이 소모되도록 수정됐다. 돌진 시 많은 양의 SP가 소모되진 않았지만 SP를 관리하면서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보다 전략적인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유저들의 취향에 따라 조작키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변경됐으며, 스토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삽화가 추가됐다. 또 미니맵을 활용한 퀘스트 진행이 더욱 간편해지는 등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개선 작업이 이뤄졌다.
▲ 스토리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삽화가 삽입됐다.
◆ MORPG의 고질적인 문제점 해결
액션 RPG는 장시간의 플레이 타임과 다양한 키보드 버튼에 손이 많이 가는 게임 특성상 어깨를 비롯한 손목, 손가락 등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던스는 액션 게임의 최대 난제인 조작 피로도를 해결해 누구나 쉽게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는 캐릭터의 움직임만으로 가장 가까운 적을 자동으로 타격하는 'AL 공격 모드'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자동 공격모드(그림)와 자동 이동(`키)를 활성화 시키면 마우스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적을 공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다중사용자 온라인롤플레잉게임(MORPG)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동일한 콘텐츠의 반복적인 수행을 개선했다.
던스가 꺼내든 처방전은 순환콘텐츠이다. 매번 입장할 때마다 길과 지형이 바뀌는 랜덤 맵 '카오스 던전'을 비롯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차원 던전', 캐릭터의 한계를 시험하는 '시간의 탑' 등 다양한 순환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 자동 공격 기능을 사용해 조작 피로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 '신데렐라 전략'이 돋보인다
이번 2차 CBT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게임 외적인 요소도 한몫했다.
오는 9일까지 매일 12시부터 24시까지 진행되는 던스의 2차 CBT는 마치 동화 속 신데렐라를 연상시켰다.
자정이 되어 종이 울리면 마법이 풀리는 신데렐라처럼 이번 테스트는 24시가 되자마자 접속이 종료돼 밤새도록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이용자들을 애타게 만들었다.
실제로 신데렐라가 24시 이전에 파티장을 빠져나가듯이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 시장을 벗어나는 '신데렐라 전략'이 존재한다.
특히, 퇴근 시간이 18~19시인 직장인들은 게임 시간이 부족하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일부 유저들은 공식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을 통해 '오픈 시간이 너무하다' '주말에는 좀 더 시간을 늘려주면 감사하겠다' '두 눈이 충혈될 때까지 게임을 즐기고 싶다' 등 게임을 좀 더 즐기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이 같은 반응은 그만큼 게임이 재미가 있고 몰입감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어쩌면 한게임은 유저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 시계 바늘이 12시를 향하면 테스트 종료 압박이 몰려든다.
◆ 디아블로3를 대체할 만한 게임이 나왔다(?)
던스는 지난 5월 전 세계 동시 출시된 액션 RPG 디아블로3와 표면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 두 게임 모두 화려한 액션성과 특유의 빠른 속도감을 가지고 있으며, 맵의 구성이 '마을-필드-던전' 등으로 구분돼 있다. 또한 사냥을 통한 '아이템 수집'이 코어 콘텐츠라는 점 역시 동일하다.
그러나 던스는 디아블로3에서 결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캐릭터다. 디아블로3의 캐릭터가 남성적이고 성인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던스의 캐릭터는 머리와 몸통을 정확히 반으로 나눈 2등신 SD(Super Deformed)캐릭터로 구성돼 귀여움을 강조했다.
이는 액션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개발사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던스는 디아블로3를 연상시키는 게임배경과 액션성을 지녔지만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아기자기한 모습까지 담아내며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게다가 던스의 흥행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요인으로는 블리자드의 삽질(?)을 꼽을 수 있다. 디아블로3는 출발은 매우 좋았지만 얼마 가지 못해서 게임 콘텐츠의 부족과 허술한 서버 운영, 계정 해킹 등 갖가지 문제점들을 노출하면서 많은 이용자를 떠나보내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디아블로3와 여러모로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던스가 디아블로3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이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거친 꼬마들이 악마에게 제대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 던스의 캐릭터(위)와 디아블로3의 캐릭터 비교
◆ 갖출 건 다 갖췄다.
던스는 기존의 RPG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급급했는지 새로운 맛은 다소 떨어진다. 게임 내 많은 콘텐츠를 지니고 있지만 정작 '와'하고 탄성을 내지를 만한 신선함은 보이지 않는 것. 이러한 단점들은 앞으로 던스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반면, 던스는 쉽고 가벼운 콘셉트는 물론 간편한 조작과 빠른 액션성 등 MORPG가 지니고 있는 특징을 모두 갖췄다. 또한 다양한 직업과 스킬, 아이템 등 MMORPG 부럽지 않은 콘텐츠를 확보한 것도 던스의 큰 장점이다.
특히 심의 등급이 15세 이용가인 던스는 다른 장르에 비해 비교적 어린 유저층을 공략 대상으로 하는 MORPG의 전략과도 부합한다.
저연령층 유저들은 성인 유저들과는 달리 지루하거나 복잡한 시스템에 적응력이 크게 떨어진다. 또한 장시간 게임에 접속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빠르고 간편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편이다.
던스는 MORPG의 다양한 장점과 특징을 한데 모아 놓은 종합 선물세트와 같다. 액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타 MORPG와 다른 독특한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고 있다. 이번 2차 CBT가 종료된 이후 던스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나타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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