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스트라이커'의 매력포인트는 귀엽지만 강한 액션을 소화하는 캐릭터다.
최근 한게임 신작 '던전스트라이커'의 첫 비공개베타테스트(CBT)가 진행됐다. '던전스트라이커'는 아이덴티티게임즈(대표 전동해)가 개발하고 NHN(대표이사 사장 김상헌)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액션 MORPG로, 귀여운 캐릭터로 화끈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던전스트라이커'의 개발사 아이덴티티게임즈는 전작 '드래곤네스트'로 유명하다. 전작 또한 귀여운 캐릭터와 강렬한 액션으로 호평 받은 바 있다보니, 차기작인 '던전스트라이커' 역시 액션게임 애호가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때문에 게임의 첫인상과 초반 플레이 등 기본적인 요소를 검증하기 위한 CBT에도 많은 게이머들이 관심을 보였다. 게임조선 역시 '던전스트라이커'가 어떤 게임인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첫 CBT에 참여했었다.
이후 테스트 피드백에 대해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던전스트라이커' 개발 총괄인 허준 PD와 김태연 기획팀장을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 이날의 대화를 기반으로, '던전스트라이커'의 특징과 1차 CBT에서의 의문점들을 개발자와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 아이덴티티게임즈 허준 PD(좌), 김태연 기획팀장(우)
게임에 접속하니 다소 어두운 배경 위의 귀여운 캐릭터가 눈에 쏙 들어온다. 커다란 머리와 작은 이목구비가 특징인 캐릭터는 2등신 정도의 SD 외형으로 구현돼 있었다. 심플한 캐릭터 외형만큼 조작방식도 간단했다. 마우스로 이동하고 X, C키 등 왼손 위치에 있는 키로 공격한다.
특정 공격은 키를 누르고 있어도 자동으로 적을 공격해준다. 자동공격 기능도 있다. 몬스터를 사냥할 때도 한 마리씩 지루하게 잡는 것보다 여러 마리를 몰아서 스킬로 해치우는 게 빨랐다. 이렇다 보니 액션 자체의 지루함과 어려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귀여운 캐릭터와 쉬운 조작, 20대보다는 10대를 노린 게임이 아닐까?
허준 PD : "'던전스트라이커'는 15세 이용가를 받았다. 캐릭터를 SD로 구현했지만, 이걸로 저연령층을 노린 건 아니다. SD캐릭터보다는 액션을 좋아하는 유저를 타깃으로 보고 있다. SD캐릭터가 30대 유저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20대 남성들은 SD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이 낮고 수용도가 높다. 이런 배경에서 20대 남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게 되지 않을까 싶다."
'던전스트라이커'는 화면 해상도가 높아 맵을 넓게 볼 수 있다. 맵이 넓어진 만큼 캐릭터 크기는 작게 보이는데, 모처럼 귀여운 SD캐릭터를 만났는데 잘 보이지 않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캐릭터의 전투 동작과 이펙트는 명확히 표현된다. 화면 가득 차오르는 스킬의 이펙트와 쏠쏠한 타격감이 제법이다. 작은 캐릭터가 자기 몸보다 큰 칼을 휘둘러 몬스터를 해치우면 산산조각 나고, '뼈와 살이 분리되는 모습'으로 바닥을 나뒹군다. 캐릭터가 귀엽다고 액션까지 그렇지는 않은 것.
-귀여운 캐릭터가 앙증맞게 움직일 줄 알았는데, 액션은 화끈했다.
허준 PD : "SD그래픽을 택하게 된 이유는 귀여움이 아닌 빠름 때문이다. 주변 분위기와 과격한 묘사 역시 의도된 바다. 뼈와 살이 분리되는 이펙트도 타격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써 쓰인다. 그래픽이 사냥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환경으로 쓰기 위한 선택이다."
튜토리얼에서 주인공 캐릭터는 적 몬스터에게 '크리스탈'을 뺏기고 아군 마법사인 '리아나'와 함께 숲 속 마을로 도망친다. 이제 조작법도 다 배웠으니 빼앗긴 물건을 되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야 한다. 간단한 필드플레이로 실전과 채집을 체험한 뒤, 본격적으로 첫 던전에 돌입하게 된다.
'던전스트라이커'에서 필드와 던전의 몬스터과 채집물은 끊임없이 리젠(재소환)된다. 한 구역의 몬스터를 다 해치워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동일한 몬스터가 다시 나타난다. 이를 이용해 끊임 없는 몰이사냥을 즐길 수 있다. 맵 넓이가 넓어 이동하며 전투하기 편했지만, 대시 후 딜레이가 길고 지형이 까다로운 점은 전투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맵 구조가 불편한 곳과 대시 후 딜레이 문제가 있다.
허준 PD : "첫 테스트 빌드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고, 앞으로 테스터 의견을 수렴해 더 나은 게임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다음 테스트 때는 후반부 레벨 디자인(맵 구조)를 개선한다. 또, 대시 후 딜레이는 수정한 내용을 테스트 빌드에 포함시키지 못해 아쉽다."
인스턴스 던전은 난이도를 선택해 입장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던전 각 층 입구마다 포털이 있어 자유롭게 마을과 던전을 오갈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 한 던전을 다 깰 때까지 무리해서 버틸 필요가 없는 셈이다.
던전의 마지막 층에는 보스몬스터가 있다. 커다란 골렘이 스톰프를 쓰거나 조무래기 몬스터를 소환하기도 한다. 보스몬스터는 생명력이 낮아지면 분노 상태로 변해 더 위협적인 공격을 해오기도 한다. 보스에게는 어그로 개념이 있어 한 유저를 집중 공격하기 때문에 파티플레이로 상대하면 보다 수월하게 처치 가능하다.
일반 던전에서는 보스를 물리치고 나면 일정 시간 후 던전이 소멸한다. 이때는 나가기 버튼을 눌러 마을로 돌아가야 한다. 던전이 소멸되면 보스 룸 외 다른 층에 있던 동료들에게도 던전 소멸을 알리는 창이 뜨고, 화면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효과로 무너지는 느낌이 표현된다.
-'던전스트라이커'의 던전 종류가 궁금하다.
허준 PD : "이번에 공개된 던전 외에, 다음 테스트에서는 두 가지 던전이 순환형 콘텐츠로써 추가될 예정이다. 이 던전들은 MORPG인 '던전스트라이커'의 콘텐츠 분량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더 다양한 플레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요소다. 신규 던전은 보드게임 '카르카소'처럼 진행할 때마다 랜덤으로 길이 등장해 루트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먼저 '차원 던전'은 여러 가지 목표를 갖고 있는 도전형 던전이다. 디펜스(수성)나 몬스터 처치 등 다양한 목표가 제시된다. 여기에 입장 후 발생하는 추가 목표가 더해져 한층 긴장감 있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신규 던전인 '카오스 던전'은 퀘스트 위주의 일반 던전과 달리 아이템 파밍과 공략에 중점을 뒀다."
열심히 퀘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금방금방 레벨이 오른다. 첫 마을에서 레벨 20을 달성하고 다음 마을로 이동하게 되는 정도로 캐릭터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다. 캐릭터 레벨 10이 되면 직업 계급이 올라 더 상위의 스킬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상위 스킬을 배우려면 일정 스킬 포인트를 소모해야 한다.
스킬 시스템은 '던전스트라이커'의 핵심 특징 요소 중 하나다. 각 캐릭터는 한 직업의 육성을 끝내고 나서 다른 직업으로 전승해 새로운 스킬들을 배울 수 있고, 전직업의 스킬을 현재 직업으로 계승해올 수 있다. 이에 따라 한 캐릭터로 다양한 직업의 스킬과 전투 스타일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던전스트라이커'의 스킬 시스템에 관하여...
허준 PD : "'던전스트라이커'에서는 전직을 통해 스킬을 계승하는 시스템이 있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캐논블레이저'를 포함해 총 5개 전직이 추가될 예정으로, 스킬 계승 시스템이 개발 의도대로 정상 동작하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현재 '던전스트라이커'에는 19개 직업이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된다.
이 시스템은 초반엔 유저들이 고르게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후반의 엔드콘텐츠로써는 한 캐릭터로 여러 직업의 특성을 비슷하게나마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정 트리가 강해져 발생하는 획일화 현상은 새로운 직업을 선보여 유동적으로 직업 인구를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로 해소할 계획이다.
스킬 계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다. 직업은 계속 변경되기 때문에 각 스킬의 밸런스를 맞추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1차 CBT에서의 밸런스는 당연히 세부 조정이 필요하다. 각 직업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조정 예정이다."
김태연 기획팀장 : "한 직업을 키워서 마스터하는 게 매우 어렵지는 않다. 또, 특정 스킬을 '마스터'하는 개념을 두어 그 스킬 위주로 전투한다는 의미를 넣었다. 마스터 스킬은 FPS에서 주로 사용하는 총기 같은 개념이다. 모든 직업이 모든 스킬로 똑같이 전투할 수 있다면 직업 특색이 없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에, 여러 장치를 통해 직업이 획일화되지 않게끔 노력하겠다."
캐릭터가 20레벨을 넘어설 무렵에는 이미 하드모드 던전을 경험하고 초반 시나리오도 졸업하게 된다. 그 동안 컷신 외에 인상 깊은 스토리 연출은 보기 드물었다.
이렇게 되면 이 게임이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는지 알기 어려워지고, 퀘스트와 몬스터 처치에 대한 동기 부여가 약해질 수 있다. '던전스트라이커'는 고유한 액션과 직관적인 게임 진행만으로도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게임이지만, 그 안의 콘텐츠를 100% 소화하지 못하는 건 아까운 일이다.
-스토리텔링이 아쉬운 편이다.
김태연 기획팀장 : "'던전스트라이커'의 스토리 전반에는 '빛과 어둠의 대결'이 깔려 있고, 플레이어 주변의 작은 사건부터 시작해 점차 큰 이야기로 접어들게 되는 구조로 짜여 있다. 퀘스트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게 만들어져 있다. 이번 테스트는 안정적인 빌드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어서 스토리 관련 내용을 다듬지 못한 면이 없지 않다."
허준 PD : "퀘스트 텍스트에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그림책처럼 일러스트를 보면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기능과 성우 음성을 도입할 계획이 있다. 화면 연출도 준비돼 있지만 현재 빌드에는 적용하지 못한 상태다."
3일간의 테스트는 '던전스트라이커'의 기본적인 진행과 특징을 보여주기엔 짧은 기간이었다. 테스트가 끝난 뒤, 한게임과 아이덴티티게임즈는 다음 테스트를 기약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예고했다.
2차 테스트에서는 중개소나 우편 등 편의 시스템과 커뮤니티 기능이 추가된다. 유저끼리 1:1로 신청하는 방식의 PvP도 가능해진다. 또 '차원 던전'과 '카오스 던전', 5개 직업 전직과 계승이 추가돼 더 다양한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관련 콘텐츠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면, 신규 직업 '캐논블레이저'는 바주카포와 터렛, 총기 소환을 이용해 전투하는 원거리 캐릭터다. 여러 적을 몰아 사냥하거나 적진 한 가운데서 돌파해나가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 '캐논블레이저'
배경으로는 묘지 콘셉트의 테마 3이 공개되고, 여기서는 낫을 든 거대 보스가 등장한다. 이 보스몬스터는 몸 안의 촉수를 이용해 공격해오는 그로테스크한 콘셉트를 갖고 있다.
'던전스트라이커'의 2차 CBT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번 테스트 피드백을 수렴해 보다 재미있는 게임으로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게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목표다.
-1차 테스트를 마치며,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허준 PD : " 불편한 부분이 많았음에도 많은 유저들이 테스트에 참여해줬다. 이번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역시 우리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싶은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SD캐릭터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많다는 점을 검증했고, 전투의 타격감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이 부분을 좀 더 강화할 계획이다. 몰입도를 떨어트리는 지루한 던전 플레이나 도움말은 개선할 예정이다."
[이현 기자 talysa@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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