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삼국지'로 알려진 게임사 위버인터랙티브(대표 이준한)의 첫 퍼블리싱 게임 '고수온라인'이 공개서비스를 시작한지도 어느덧 두 달이 지났다.
이 게임은 중국 게임사 완미세계가 개발한 2D MMORPG로 악명 높은 캐릭터가 PK를 하다 질 경우 아이템이 드랍되는 '리얼PK' 시스템을 내세워 '리니지'를 즐겼던 게이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고수온라인'은 홍보모델 강예빈과의 팬미팅을 통해 공개서비스 초기 화제를 모았고, 서비스 1달이 채 못되어 시스템 악용 유저와의 전쟁을 치르는 등 이 게임만의 히스토리를 써내려 가며 무난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공개서비스 효과가 가라앉아 통상적인 서비스 단계에 들어선 '고수온라인'을 체험해 봤다.
■ 그래픽과 유저 인터페이스
'고수온라인'의 그래픽은 상당히 뛰어나다. 2D지만 정밀한 표현과 수려한 색감으로 3D 못지 않게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캐릭터 외형, 의상, 몬스터, 배경 모두 표현이 정교하며 확대 및 축소 또한 가능하다. 이 게임은 2D를 택해 저사양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또, 게임 내 인터페이스에 마우스를 올리거나 버튼을 누를 때마다 현악기 소리가 난다. 스킬 버튼을 연타하는 사냥 중에는 마치 음악을 연주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게 된다.
주요 메뉴는 관련 기능을 한 데 모아 보여주는 방식으로, 현재 진행 중이거나 습득 가능한 해야 할 일과 이벤트들을 모아 보여주는 '항룡사건' 메뉴는 상당히 유용하게 쓰인다. 이 게임은 일부 지역에서 자유로운 PK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PK 가능 여부와 재산 보호 설정 등 기능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돼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유저 인터페이스와 글자가 너무 작고 식별이 어려운 색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아 눈을 피로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중국어 번역이 어색한 부분도 종종 눈에 띈다.
게임 시스템이 상당히 복잡하고, 인터페이스 배치 또한 타 게임과 차이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가이드는 텍스트 위주라 전달력이 부족하다. 10레벨까지 같은 몬스터만 사냥하고 먼 거리를 왕복하게 만드는 점도 초반에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 그래픽을 자세히 살펴보면 장인 정신이 느껴질 정도다
■ 캐릭터 직업과 전투
'고수온라인'에는 3개 문파별로 2개씩 총 6개의 직업이 있다. ▲전사형 '호위' ▲도적형 '철우' ▲암살자형 '월은' ▲흑마법사형 '흑진' ▲백마법사형 '마령' ▲힐러형 '선령' 등이다.
각 직업은 소속 문파의 성향에 맞는 특성을 갖고 있다. 천문, 독산, 곤륜 세 개 문파는 각각 정파, 사파, 도인의 속성을 띈다. 직업 별 역할에 따라 능력치가 뚜렷하게 구분돼 있어 직업을 선택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어떤 게임은 근거리에 자신 없어도 중간은 가게끔 밸런스가 맞춰져 있지만, '고수온라인'은 해당 직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캐릭터의 행동불능으로 이어지는 난이도를 갖고 있기 때문.
▲ 독산의 '흑진'(좌)과 곤륜의 '선령'(우)
전투는 전형적인 '핵앤슬래시' 타입으로 마우스 클릭과 몇 개의 단축키만으로 수월히 진행할 수 있다. 기본 스킬 설정 메뉴가 있어 일반 공격이나 특정 스킬 한 종류를 기본 공격 설정으로 맞춰둘 수 있어 편리하다.
근거리 직업의 탱킹이나 원거리 직업의 무빙샷 등 직업에 따른 플레이 변화가 뚜렷한 편이지만 타격 효과나 사운드는 밋밋한 수준이라 장시간 전투를 진행할 때는 단조로운 느낌이 들 수 있다.
초반에는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많지 않은데도 요구 경험치 양을 맞추기 위해 단순 전투를 반복하게 된다. 이럴 때는 '경험치 선단' 아이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보너스 경험치를 이용해 빠른 레벨업이 가능하다.
▲ 화려한 스킬도 있지만 큰 해상도 때문에 박력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전투가 벌어지는 장소는 크게 필드, 던전, 전장으로 구분된다. 필드에서는 퀘스트를 위한 몬스터 사냥이 주로 이뤄지며, 던전은 여타 RPG처럼 아이템 습득 및 레벨업에 유용하다. 일정 시간마다 열리는 전장은 '전공 점수'를 얻기 위한 곳으로, '전공 점수'로는 특별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 전장 스크린샷
■ 커뮤니티
'고수온라인'에는 유저들만의 작은 사회가 있다. 게임 시스템 상에서 유저들끼리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캐릭터 이름에 붙는 칭호도 관직, 임무, 성취, 인간관계, 이벤트, 만남 카테고리로 구성돼 각자의 일대기를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다른 유저들과 가족을 이뤄 가족 전용 콘텐츠를 즐기거나 관직을 갖고 매일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사부나 제자를 맞아 관계를 만들어가다가 배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3개 문파별로 최고 미녀 유저를 뽑거나 전쟁 시스템을 통해 최강자를 선발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특히, '고수온라인'은 시스템적으로 커뮤니티 관련 노출을 강력 어필해주는 편이다. 사부나 제자 지원 메시지를 모든 유저에게 메시지로 띄워 알리거나 유저들이 결혼을 하면 황성 가득 하트 이펙트와 메시지를 띄워 모두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 결혼식에 참여하면 경험치 등 혜택까지 제공된다.
▲ 단 두 사람의 결혼식이 온 황성의 경사가 된다
■ 편의 시스템
'고수온라인' 역시 중국에서 개발된 게임이라 여러 가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게이머의 시간을 절약하고 불필요한 반복 작업의 지루함을 줄여주기 위한 용도다. 또한 자동 기능들은 직접 플레이하는 것에 비해 효율이 낮고 몇 가지 제약이 걸려있다.
가장 자주 쓰이는 기능은 자동 이동이다. 지도에서 특정 위치를 클릭하면 그곳까지 캐릭터가 알아서 달려간다. 다만 특정 몬스터를 지정할 경우 가까운 몬스터를 찾는 게 아니라 그 몬스터의 주요 출몰 지역으로 이동하게 돼 있어 비효율적인 동선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 사냥 역시 가능하다. Z키로 자동 사냥 메뉴를 띄운 뒤 사용할 스킬, 아이템, 사용 시간 간격 등을 설정하면 누적된 정신력 수치에 비례하는 시간 동안 캐릭터가 알아서 주변의 적들과 전투를 진행한다. 30레벨 이하 초보 캐릭터는 이용할 수 없다.
▲ 지도를 통해 레벨에 맞는 사냥터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 체험 후기
'고수온라인'을 하면서, 처음 30분간은 "대체 이 게임을 왜 하고 있는 것인가, 난 지금 뭘 하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게임 내 정보들을 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단순 클릭 후 자동 이동을 넋 놓고 지켜보거나 같은 몬스터만 계속 잡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레벨을 달성하고 황성에 진입, 수많은 유저들이 노점을 깔고 있거나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니 이 게임의 매력이 궁금해졌고, 조금 더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고수온라인'의 진정한 매력은 유저간 커뮤니티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게임 자체는 단순한 진행 방식에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하드코어 룰이 적용된 PK와 전장을 통해 유저들끼리의 사연이 생겨나게 된다. 각종 커뮤니티 시스템 또한 커뮤니티 활성화에 일조한다.
만약 '리니지'처럼 간단한 클릭만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고, 때론 지쳤을 때 자동 사냥을 활용하거나, 게임 자체의 재미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길 원한다면 '고수온라인'을 추천한다. 단, 눈이 좋아야 이 게임을 진행하는 데 피곤하지 않을 듯 하다.
▲ 황성에 모여 있는 유저들
[이현 기자 talysa@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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