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마의 게임은 언제 탄생했나?
스포츠인터렉티브가 만든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인 풋볼 매니저(이하 FM)는 높은 중독성으로 문명,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앤매직과 함께 3대 악마의 게임으로 불리고 있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더욱 방대하고 정교해지는 데이터와 진화하는 인터페이스, 방대한 선수데이터로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 남성이 많은 유럽에서는 이혼사유로 거론된 사례가 있어 이혼제조기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하면 안 될 게임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1992년 도스 시절에 출시된 챔피언쉽 매니저(이하 CM)은 FM시리즈의 시초이며, 그만큼 역사가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04년부터는 유명 게임사인 세가에서 퍼블리싱을 하면서 FM2005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풋볼매니저 시리즈가 시작된다.
▶ 왜 악마의 게임인가?
풋볼매니저는 모든 게임 중 가장 사실적인 데이터에 근접한 게임으로 전 세계 2,500여 명의 리서치 담당자가 조사한 51개 국가의 158개 리그, 2,351개 축구 클럽에서 활동하는 약 25만 명의 선수 데이터가 수록돼 있으며, 시뮬레이션 엔진으로 실제 경기 결과를 예측할 만큼 높은 사실성을 지녔다.
▶ 어설프게 시작하면 실망한다.
처음 FM을 접하고 피파시리즈와 같은 멋진 선수가 아니라 바둑알이 경기장을 왔다갔다하는 모습에 게임을 조용히 삭제했었던 기억이 있다. (아니! 요즘 온라인 게임에는 언리얼엔진 등을 이용한 엄청난 그래픽의 게임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무슨 글자와 바둑알로 게임을 하나!)
하지만 일 년 뒤 다시 FM을 접했을 때는 일주일간의 독학 끝에 게임을 하지 않을 때도 바둑알은 이미 나의 머릿속에서 멋진 플레이를 하고 있음에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직접 영입한 슈퍼루키와 슈퍼스타,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진 전술과 그대로 움직이는 선수들 그리고 팀이 승리했을때의 쾌감은 직접 선수 개개인을 컨트롤하는 스포츠 게임과는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FM2005 경기 화면
이 정도 시기에는 금요일에 게임을 시작했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일요일 밤이 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게임 내에는 플레이 타임을 기준으로 중독 등급을 나타내는 "딱 한 경기만 더, 맹세코 딱 한 경기만" "속옷을 갈아입을 때가 되었습니다" "빨래할 시간을 아끼고 싶으면 속옷을 뒤집어 입으세요" "잠은 애들에나 필요한 것이다" 등 개발자들의 센스있는 문구가 있는데 여기에 도전하는 순간 당신은 FM 폐인이 된 것이다.
▶ 악마의 태동 FM2005 : 2004년 11월
유통사인 아이도스를 떠나 세가와 함께 시작한 첫 게임이자 사실상 CM의 후속작인 FM2005는 스타급 선수부터 유망주까지 좋아하는 선수를 감독의 입장에서 영입할 수 있고, 실제에 근접한 데이터와 다양한 전술로 전작의 인기를 이었다.
전작보다 방대해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리그선택 등 설정에 따라서 최소 선수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선수가 많아지면 사양에 따라 게임 처리 속도가 느려짐)
▶ 악마의 유년기 FM2006 : 2005년 10월 21일(한글판은 11월 24일)
선수 프로필에 사진이 추가되고 전반 종료 후 감독과 선수간의 락커룸 대화, 선수 개인과의 대화 등 많은 부분이 강화됐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더욱 사실보다 사실 같은 선수 방대한 선수 데이터 그리고 현재 인터페이스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보기 쉬운 선수 능력치 인터페이스가 특징이다.
특히, 선수끼리 자리 변경과 타겟맨 세팅 등 전작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전술 구사가 가능해졌다.
이 밖에도 경기화면에서 포메이션 표시, 신생 선수의 계약, 하이라이트, 계약협상, 선수 개별 관리, 심판 프로필, 포지션 표시기 등 현재 시리즈의 기반이 되는 많은 시스템이 추가됐다.
▶ 악마의 질풍노도의 시기 FM2007 : 2006년 10월 20일(11월 23일)
더욱 세분화된 훈련과 전술 시스템 현실성이 강화된 재정 시스템이 특징이며, 심판의 오심에 항의하는 인터뷰를 하거나 고참 선수들의 맨토링을 통한 유망주 성장 시스템 등 신기능 100가지가 추가됐다.
또, 빠른 속도의 경기 진행과 보강된 AI(인공지능)은 자신이 짠 전술을 더욱 현실성 있게 구현해준다.
▶ 2D 악마의 최종본 FM2008 : 2007년 10월 18일(11월 22일)
전체적인 인터페이스를 변경해 기존 시리즈보다 쉬운 진행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또, 대폭 개선된 경기 엔진과 함께 바둑알의 마지막 버전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버전으로만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있을 정도다.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원톱(스트라이커 1명을 기용) 전술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 이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선호하는 버전이기도 하다. (이후 버전에서는 원톱 전술의 득점력이 약해졌다는 평가)
▶ 3D로 진화한 악마 FM2009 : 2008년 11월 14일(12월 12일)
경기화면을 다양한 시점의 3D로 볼 수 있는 최초 버전이다. 콘텐츠 적으로도 여성 스태프, 포지션 훈련, 이적 루머, 플레이 지정 훈련, 입단 테스트 등의 추가가 있었다.
기자회견 중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 있으며, 수석코치가 경기와 선수의 움직임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조언을 하면서 더욱 효과적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다.
선수들의 부상이 잦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됐지만, 바둑알에서 벗어나 3D를 도입해 많은 관심을 끌었으며, 더욱 몰입도를 높여 폐인 양성에 이바지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약간은 어설픈 3D엔진과 경기 그래픽)
▶ 세계를 의식하는 악마 FM2010 : 2009년 10월 30일(12월 1일)
노하우가 쌓였는지 100개 이상의 애니메이션을 추가한 향상된 3D 그래픽과 매치 엔진으로 많은 호평을 받은 버전이다. 강화된 매치 엔진은 핸드볼 경기의 점수를 보는듯한 비현실적인 스코어를 줄여 현실성이 높아졌다.
시스템적으로는 전술 도우미가 추가돼 전술 제작에 어려웠던 초보 감독들에게 큰 도움이 됐으며, 더욱 상세한 경기 분석과 함께 경기 중 간단한 조작만으로 전술을 수정할 수 있는 터치라인 전술이 추가됐다.
▶ 악마의 현실적인 3D 적응기 FM2011 : 2010년 11월 5일(12월 16일)
이전 버전까지는 각 선수와 직접 연봉 협상을 진행했지만, FM2011부터는 선수들의 에이전시를 통해 계약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 새로 추가된 에이전시는 현실감을 높였으며 선수 영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지만, 영입의 난이도는 조금 올라갔다.
추가로 100여 종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동작과 세레머니의 추가로 강화된 3D 경기 그래픽은 실제 TV로 중계를 보는 듯한 몰입도를 준다.
▶ 끝없는 변화를 예고하는 악마 FM2012 : 2011년 출시 예정
크리스마스 이전에 출시 예정인 FM의 최신 버전인 2012는 출시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우선 인터페이스, 게임엔진, 뉴스 등 게임 전반적으로 800여 가지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고 한다. 또, 3D 매치를 강화해 관중의 움직임 애니메이션과 다양한 경기장, 새로운 카메라 시점, 날씨가 적용된 게임 등이 추가됐다.
한편, KTH에서 준비 중인 FM온라인이 FM2012버전의 엔진을 사용해 게임 출시 이전 엔진의 발전된 모습을 미리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시뮬레이션 게임의 최고라고 평가받을 만큼 기술이 축적된 FM온라인은 기존 소수의 마니아층 유저들에서 3D 그래픽 엔진,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편의성 증대 등 초보 감독을 위한 발전을 꾸준히 진행해 더 많은 사람이 중독된 악마 다운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FM 시리즈를 퍼블리싱하는 세가는 “FM시리즈를 사랑하는 유저들이 가장 좋아하는 업데이트 내용인 보다 사실적인 선수 정보와 더 정교해진 매치 엔진이 시리즈를 거듭할 때마다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전 세계 리서치들을 활용해 어떤 뛰어난 콘텐츠 제공 업체보다 사실적인 선수 정보를 제공하고 시뮬레이션 엔진을 정교하게 가다듬을 것”이라고 한다.
[김재희 기자 ants1016@chosun.com] [game.chosun.com]
▶ 아시아 인기절정 웹게임 ″골든랜드″ 한국 상륙 리뷰
▶ IMI 명품온라인 "사행성 아닌 아이템의 경제적 가치 추가"
▶ [인터뷰] ″야구9단″, 2011년 3가지 큰 업데이트 준비 중
▶ 디아블로3게임조선, 베타 버전 ″한글판 스킬계산기″ 국내 최초 공개
※ 국내 최초 ‘구글 아카데미’ 교육, 폭발적 인기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