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겨운 게임은 어차피 30분을 하나 30시간을 하나 지겹다’라고.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단 30분이라도 게이머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게임조선이 나섰다. 장르 불문 게임 첫인상 확인 프로젝트, ‘30분해드리뷰’게임조선이 여러분의 30분을 아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30분 분량은?: 4인 1판 완료
지난해 펀딩에 성공했던 '세븐나이츠키우기 보드게임'이 넷마블 스토어에 정식 출시됐습니다. '방치형 게임을 보드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궁금증에 바로 체험해 봤습니다.
세븐나이츠키우기 보드게임은 카드를 모아 점수를 내는 방식의 게임입니다. 보드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방식이죠. 게임은 세븐나이츠의 영지인 '필드 카드'를 격파해 루비를 모아 영웅을 구입하고, 그렇게 나의 파티를 강화해 더 어려운 필드 카드에 도전해 점수를 늘려가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세븐나이츠 IP의 가장 큰 특징인 루비 노가다를 필드 카드 격파로, 영웅 뽑기를 영웅 구입과 파티 강화로 바꾼 부분에서 기획자의 센스가 느껴지는군요.
세븐나이츠 IP 측면에서 보면 비단 세븐나이츠 키우기뿐만 아니라 세븐나이츠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한 번쯤 눈이 가는 구성을 자랑합니다. 세븐나이츠 IP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지형을 카드로, 그리고 일부 영웅은 아크릴 스탠드로 구성해 보는 맛을 느낄 수 있죠. 게임이 진행되는 개인 보드도 게임 속 영지를 재현해 쫄작 느낌을 냈습니다.
방치형 게임을 보드 게임으로? 당장 해보자
파티를 구성해 영지=루비를 먹는 방식
아크릴 스탠드에 홀렸다는 말은 ㄴㄴ해
먼저 게임 방식을 살펴봅시다. 게임은 주사위 선택, 필드 전투, 영웅 소환, 차례 종료 순서로 진행됩니다.
주사위 선택 단계에선 기본 주사위 5개를 굴려 해당 차례에 사용할 주사위를 선별하게 됩니다. 이때 주사위를 추가할 수 있는 펫을 가지고 있다면 펫 주사위를 추가해 남들보다 많은 주사위를 굴릴 수 있죠. 주사위를 굴린 후 자신의 개인 보드 위에 있는 주사위 아이콘 수만큼 원하는 주사위를 선택했다면 본격적으로 필드 카드 공략에 나설 수 있습니다.
필드 전투 단계에선 보유한 영웅들의 능력치와 주사위를 합해 필드 카드를 공략할 수 있습니다. 영웅들과 주사위 능력치가 필드 카드 능력치와 비교해 같거나 더 높을 경우 해당 필드 카드를 획득할 수 있죠. 예를 들어 기본 영웅들로 근거리 1, 원거리 1, 기능형 3 능력을 가진 1레벨 필드 '침묵의 광산'을 공략할 경우 영웅들의 능력치로 근거리, 원거리, 기능형을 1씩 채울 수 있으니 모자란 기능형 2만큼 주사위로 채워야 해당 필드 카드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전투가 끝났다면 해당 필드 카드의 피해량에서 방어형 영웅의 능력치와 방어형 주사위 갯수를 합한 수치를 뺀 만큼 피해를 입게 됩니다. 자신이 공략할 수 있는 필드 카드가 있으면 반드시 해당 필드 카드와 전투를 진행해야 하며, 공략할 수 있는 필드 카드가 없다면 루비 2개를 얻게 됩니다.
필드 카드를 획득했다면 카드 하단에 표시된 만큼 루비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필드 카드 획득과 주사위 등으로 얻은 루비는 영웅 소환에 사용하게 되죠. 영웅 카드는 각 계열 최대 3장까지 모든 계열을 합해 10장까지 획득할 수 있으며, 만약 초과할 경우 보유한 영웅 카드 중 1장을 버려야 합니다.
상대보다 다이스갓과 싸우는 게임
파티로 영지를 공략하고, 루비를 얻고, 영웅을 뽑아 다시 영지 공략
얻은 루비는 영웅 소환에 사용된다
게임의 핵심이 되는 카드는 크게 영웅 카드와 필드 카드, 그리고 펫카드로 구성됩니다.
영웅 카드는 각 게이머의 파티를 구성하는 카드로 크게 방어형, 근거리형, 원거리형, 기능형 영웅으로 구성됐습니다. 영웅 카드는 다시 기본 영웅 카드와 영웅 카드로 나누어지며, 루비로 더 강한 영웅, 혹은 새로운 능력을 가진 영웅을 구입해 파티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아크릴 스탠드로 구현된 영웅은 2가지 계열 능력 중 하나를 사용할 수 있고, 일부 영웅은 주사위 선택 단계에서 더 많은 주사위를 획득할 수도 있습니다.
카드는 일종의 자원 카드입니다. 1레벨, 2레벨, 3레벨 필드로 구성된 필드 카드는 영웅들의 능력치와 비교해 게이머가 승리했을 경우 손에 넣을 수 있으며, 획득 시 필드 카드에 표시된 만큼 루비를 얻게 되죠. 세븐나이츠를 해본 게이머라면 필드에서 쫄작을 하며 루비를 얻는 방식이 떠오르실 것 같습니다. 세븐나이츠 속 영지뿐만 아니라 보스 몬스터도 필드 카드로 등장합니다. 보스 몬스터는 강력한 능력을 보유한 대신 공략에 성공하면 피해를 회복하거나 추가 능력을 더해주는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필드 카드는 게임 종료 시점에 점수 카드로도 활용됩니다.
펫 카드는 게이머마다 변수를 주기 위한 카드입니다. 예를 들어 '루'를 가진 게이머는 기본 주사위 5개에 방어형 주사위 1개를 더해 총 6개의 주사위를 굴릴 수 있고, '크리'를 가진 게이머는 영웅 소환 단계에 루비 3개를 지불하고 무작위 영웅 1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플레이 방향성을 정하는 카드라는 점에서 오히려 영웅보다 더 중요한 카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븐나이츠, 주인공's, 녹챈룩, 사황까지 익숙한 얼굴들이 보인다
쫄작을 영지 획득과 루비 보상으로 재해석한 부분에서 감탄
사실 영웅보다 더 중요한 펫
게임은 어느 한 게이머가 필드 카드 10장을 모았을 때, 시작 게이머를 기준으로 마지막 게이머까지 진행한 뒤 종료됩니다. 게임 종료 시 피해를 14 이상 받은 게이머는 점수 여부와 상관없이 패배하며, 남은 게이머들끼리 필드와 영웅 점수, 루비 점수, 피해 점수를 계산해 승자를 정합니다. 만약 점수가 같다면 비싼 영웅을 많이 보유한 게이머가 승리하게 됩니다.
남들과 경쟁하는 게임이지만, 치열한 싸움을 요구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남이 원하는 영웅을 먼저 가져가는 식의 견제는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의 영웅이나 필드 카드를 빼앗는 등 직접 상호작용하진 않으니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적습니다. 그럴 시간에 다른 게이머와 함께 이상한 주사위 조합과 나한테 필요 없는 카드를 보여주는 다이스갓을 욕하고 있을 것입니다. 피 튀는 전투에 목마른 게이머라면 다소 심심하겠지만, 적당한 긴장감 속에서 자신만의 운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진행 방식을 길게 써놨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굉장히 쉽게 익힐 수 있는 게임입니다. 주사위를 굴리고, 능력치에 맞춰 필드 카드를 가져오고, 루비가 있으면 영웅을 사는 것만 알면 되니까요. 게다가 주사위라는 무작위 요소로 인한 변수, 영웅 카드와 펫 카드가 만드는 전략성, 필드 카드를 공략하는 운영 방식까지 있을 건 다 있는 게임이니 여러 번 플레이하는 부담도 적습니다. 방치형 게임처럼 캐주얼한 게임성이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필드 카드 10장을 모으면 게임 종료
파티를 잘 꾸린다면 주사위 얶까를 당해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딱코에 아크릴 스탠드 카드인데 이걸 참아?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기존 보드 게임 규칙에 녹여내면서 쉽게 배우고 가볍게 플레이하는 캐주얼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보드 게임 초심자는 입문 보드 게임으로, 숙련자는 가볍게 꺼낼 수 있는 파티 게임으로, 세븐나이츠 팬은 감상용으로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일러스트가 예쁘니 세븐나이츠나 보드 게임을 잘 모르는 게이머라도 일단 소개 페이지를 눌러보게 되겠군요.
펀딩 성공 후 결과물도 괜찮으니 세븐나이츠 IP 확장 측면에서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세븐나이츠키우기 보드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을 보드 게임으로 만나 새로운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가끔 필요없는 주사위 나올 때 빼면 스트레스도 적은 편
일단 이쁘니 OK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