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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SD건담 G제네레이션 제네시스' 스위치 버전, 단순 이식된 나만의 1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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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건담 G제네레이션 제네시스(이하 G제네)'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2016년 출시된 게임의 이식 작품이다. 흔히 '우주세기'로 분류되는 작품들, 예를 들면 '기동전사 건담'과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 '기동전사 건담 제08MS소대' 등을 한데 묶어 전투와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닌텐도 스위치 버전에는 게임 본편과 함께 다른 기종 출시 당시 판매되던 DLC가 모두 담겨있다.

이 게임의 목적은 명확하다. 1979년 처음 방영돼 지금까지 계속 새로운 작품이 등장하고 있는 건담 시리즈의 팬들에게 희열을 안겨주기 위해서다. 우주세기(U.C.)라는 별도의 기년법에 따라 연표를 만들고, 작품 내 설정에 맞춰 프라모델의 제원까지 꼼꼼히 따지는 그들에게 '만약 이 작품의 기체가 다른 작품에 등장한다면?'이라는 가정을 이뤄주는 게임인 것이다. 그래서 이 게임은 건담 팬, 특히 우주세기 팬들에게 있어선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지만, 건담 팬이 아닌 다른 유저들에겐 부족한 점이 많은 작품이다.


뉴타입 대전? 이건 못참지!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의 큰 흐름은 다른 SRPG와 큰 차이가 없다.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격자무늬 전장에 캐릭터를 배치해 전투를 진행해 캐릭터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로봇이 대거 등장하는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처럼 파일럿 캐릭터와 로봇이 따로 등장하며, 유저가 원하는 대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스토리는 주로 '메인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즐기게 된다. 메인 스테이지는 우주세기의 각 작품을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 전투 등으로 구성한 콘텐츠다. '건담 대지에 서다' 같은 전설적인 에피소드부터 '통상의 3배 스피드' 같은 유명한 장면까지 건담 팬이라면 환호할만한 구성으로 가득하다. 중요한 장면은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됐기 때문에 마치 당시 작품을 직접 관람하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샤아의 흑역사 무한 반복 재생 가능 = 게임조선 촬영


건담 팬이라면 전율할 장면이 가득하다 = 게임조선 촬영

전투는 아군와 적군이 번갈아가며 정해진 이동력 만큼 유닛을 움직여 상대 유닛을 파괴하는 일반적인 SRPG 방식을 따른다. 또한 '화이트베이스'를 비롯한 다양한 전함 유닛의 그 거대한 체급을 이용해 능동적으로 전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적 리더가 격파되는 등 특수한 상황에선 전함을 이용해 무력화된 적 병기를 노획하거나 주변 아군을 지휘해 여러 명이 한꺼번에 적에게 집중포화를 날리는 것도 가능하다.

G제네를 논할 땐 역시 전투의 핵심이 되는 '기체' 관리를 빼놓을 수 없다. 유저는 전투에서 특정 유닛의 조건을 만족하거나 위에서 언급한 노획 등을 이용해 다양한 병기를 생산, 운용 가능하다. 원한다면 연방군 시나리오에서 지온군의 주력 모빌 수트인 '자쿠'를 여러 대 운용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구식 기체인 초기 작품 로봇들도 개수를 거치면서 상위 기종으로 만들 수 있다. 


전투 자체는 평범한 SRPG다 = 게임조선 촬영


건담 팬에겐 과다 치사 수준의 뽕이 가득 = 게임조선 촬영


다양한 작품의 캐릭터를 같이 쓰는 로망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다 = 게임조선 촬영

이처럼 G제네는 원작에 기반한 스토리, 작품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전투, 다양한 기체를 통해 건담 팬들을 위한 종합 선물 세트로 거듭났다. 문제는 건담 팬이 아닌 유저, 건담 팬이라도 SD건담 시리즈를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유저에겐 한없이 불친절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우선 튜토리얼이나 도움말에 대한 접근성이 지나치게 떨어진다. 게임을 시작하면 건담과 라이벌 기체들의 화려한 전투 트레일러가 지나가고 메인 화면이 나온다. 그리고 메인 화면을 넘기면 아무 설명 없이 메뉴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시리즈 팬이라면 익숙하겠지만, 건담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게임이 무슨 게임인지 트레일러만 보고 알 수 없으며, 건담 팬이라고 해도 메뉴에서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당황하기 마련이다.


메뉴 설명을 맨 아래 놓으면 대체 누가 알아챌까? = 게임조선 촬영

스토리 대화 장면 및 전투 시스템에서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도 아쉬운 부분이다. 건담이라는 작품은 캐릭터 간의 드라마가 굉장히 중요한데 게임에선 이 캐릭터들이 어깨 위로만 표현된다. 물론 애니메이션이나 커다란 컷인 등이 있지만, 상반신이 전부 등장하는 최근 SRPG 게임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편의성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저장의 경우 유저가 일일이 저장 메뉴를 골라줘야 하고, 유저의 고유 캐릭터인 '마이 캐릭터'는 별다른 설명이 없어 게임 시작 수 시간 후에 깨닫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SD건담 시리즈를 계속 해온 유저는 원래 이런 게임이라고 납득하겠지만, 건담이 좋아 이 게임을 접한 유저는 옥에 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원작 출시 5년, 스위치 이식 발표 3년 만에 등장한 게임이 별도의 개선 없이 단순 이식됐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이런건 전작보다 더 퇴보한 느낌이다 = 게임조선 촬영


나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마이 캐릭터는 꼭꼭 숨겨져 있는데 별다른 설명이 없어 나중에야 알아챈다 = 게임조선 촬영

G제네는 유저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는 게임이 되겠다. 건담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로망을 구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겠지만, 반대로 건담을 전혀 모르는 유저에겐 한없이 불친절한 SRPG다. 스위치 버전으로 이식하면서 조금이나마 개선했다면 평가는 올라갔겠지만, DLC 수록 외엔 별다른 변경점은 없었다.

이 게임의 의의를 두자면 해외 건담 팬, 혹은 최근 건담에 입문한 유저가 우주세기의 다양한 작품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게임으로 제작하면서 많은 부분 편집이 이뤄졌지만, 건담이라는 작품을 파악하는데 전혀 문제없는 수준이다. 비록 아쉬운 점은 많지만, 마이 캐릭터를 지원하는 만큼 나만의 '1년 전쟁', 나만의 '그리프스 전역'을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쯤 둘러봐도 괜찮은 작품이다.


건담을 좋아하니 재밌게 했지만, 너무나도 아쉬웠던 작품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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