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분량은?: 첫 보스 헤드뱅어 조우

데드셀을 개발했던 '모션 트윈'이 이번엔 3D 액션 로그라이트 '윈드블로운'을 선보입니다. 다양한 변이 시스템으로 게이머를 사로잡았던 모션 트윈이 이번엔 '속도'를 무기로 내세웠습니다.

윈드블로운의 무대는 하늘섬입니다. 게이머는 아홀로틀, 바실리스크, 박쥐, 기니피그, 천산갑 중 한 캐릭터를 골라 하늘섬을 종횡무진 누비며 적들을 물리치고 아이템을 모아 점점 더 강해집니다. 단, 이 게임은 로그라이트인 만큼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들처럼 죽으면 아이템을 대부분 잃게 되며, 일부 재화만 남아 강화나 해금에 사용됩니다.

이 게임의 특징을 두 가지로 정리하면 제한 없는 대시에서 느낄 수 있는 '속도'와 두 가지 무기를 사용한 '손맛' 정도가 되겠습니다.

모션 트윈은 이 게임을 초고속 액션으로 정의합니다. 속도에 자신 있다 이거죠. 실제 그 자신감처럼 게임 내 캐릭터는 대시를 사용해 제한 없이 섬 위를 달릴 수 있습니다. 섬에서 다른 섬으로 이동할 때, 적의 공격을 피할 때, 먼 곳에 있는 적에게 빠르게 다가갈 때 끝없이 대시를 사용하게 되죠. 맵 자체는 굉장히 넓은 편인데 쉴 새 없이 대시를 사용할 수 있어 넓은 공간에서 오는 지루함이 없습니다.

다음은 무기입니다. 게이머는 본격적인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무기, 그리고 준비 단계나 전투 후 전리품으로 새로운 무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주무기와 보조 무기를 하나씩 들고 적들과 싸우게 되죠. 각 무기는 단순히 공격 방식이 다른 것뿐만 아니라 마치 콤보처럼 특정 공격 도중 다른 쪽 무기를 사용하는 '대체 공격'으로 강력한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일종의 처형 시스템인 '결정화'로 공격을 이어가면 확실한 마무리와 추가 자원까지 얻을 수 있죠.

로그라이트 게임이니 많은 요소가 무작위로 결정됩니다. 새로운 무기를 얻는 것도, 새로운 기술을 얻는 것도, 새로운 장신구를 얻는 것도 확실히 정해진 것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다만, 전투에 돌입하기 앞서 해금된 무기나 기술을 착용하고 가는 식으로 자원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캐릭터를 강화하는 요소는 크게 영구적인 요소와 일시적인 요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영구적인 요소로는 게임 중 얻는 재화로 해금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과 능력치 등이 있으며, 일시적인 요소로는 전투 중 얻는 아이템과 기술 등이 있습니다. 전투 중 얻는 아이템의 경우 전투의 핵심 요소인 무기, 일정 시간이나 주어진 조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장신구, 그리고 지속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다양한 조합을 맛볼 수 있었던 데드셀에 비해선 그 수가 적은 편이지만, 저주 관련 효과를 모아서 원거리에서 안전하게 싸우거나 근접 피해를 높여 느리지만 강력한 한 방을 선사하는 식의 조합이 가능합니다.

특색이 확실한 게임인 만큼 게임이 가진 강약도 확실하게 보였습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고 피하는 맛은 확실했지만, 대체 공격은 사용하기 까다로웠습니다. 대체 공격을 하기 위해선 일단 한 무기로 3~4번 연속 공격을 해야 하는데 적들은 이 공격을 다 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대체 공격을 위해 연속 공격을 할 때 적이 공격하면 피해를 감수하고 공격을 이어가거나 피해야 하는데 로그라이트 장르 특성상 맞지 않는 것이 제일 낫기 때문에 대부분 피하기를 선택하게 되죠.. 원거리 무기의 경우 그나마 거리를 벌려 극복할 수 있지만, 느린 근접 무기는 대체 공격 기회가 거의 없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결국 무기 간 밸런스 문제로 귀결되는데 아직 얼리 액세스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의외로 로그라이트 무작위 요소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적었습니다. 무기나 기술, 장신구 등 무작위로 결정되는 요소들이 하나같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 덕분에 뭘 선택해도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굳이 아쉬운 곳을 지적하자면 다양한 선택지로 매번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 전작과 달리 한 번에 조합할 수 있는 슬롯이 적어 조합의 수도 상대적으로 적어진 부분입니다. 대시와 대체 공격을 통한 전투 자체가 재밌어 크게 거슬리진 않았지만, 반복 플레이를 할 땐 신경 쓰일 듯한 부분이군요.

전반적으로 액션 게임 명가가 새로운 요소를 가미한 신메뉴를 내놓은 느낌입니다. 액션이라는 특기는 맛있지만, 새로운 요소는 조금 손봐야 제맛을 낼 것 같습니다. 데드셀을 통해 얼리 액세스 단계부터 압도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던 모션 트윈이 이번에도 로그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