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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30분해드리뷰] 유니콘 오버로드, 바닐라웨어의 세련된 S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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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겨운 게임은 어차피 30분을 하나 30시간을 하나 지겹다’라고.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단 30분이라도 게이머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게임조선이 나섰다. 장르 불문 게임 첫인상 확인 프로젝트, ‘30분해드리뷰’
 
게임조선이 여러분의 30분을 아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30분 분량은?: 첫 스테이지 '일각수의 반지' 30분

​국내에서 시뮬레이션 RPG, 즉 SRPG라고 하면 보통 몇 가지 스테이지로 나누어져 진행되는 스토리와 격자 모양 맵 위에서 아군과 적군이 번갈아가며 턴을 사용해 서로를 공격하는 전투가 중심인 게임을 일컫습니다. 유명한 SRPG로는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와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시리즈 정도가 있겠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사는 게이머와 실시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요즘엔 자유도가 낮고 전투 템포가 느린 SRPG는 낡은 장르가 되었지만, 오랫동안 이 장르를 즐겨온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그래픽으로 소문난 게임사 바닐라웨어가 3월 8일 새로운 SRPG '유니콘 오버로드'를 출시합니다. 바닐라웨어의 작품으론 횡스크롤 ARPG인 '오딘 스피어'나 '드래곤즈 크라운'이 자주 거론되곤 하지만, 설립 초기 출시된 '그림 그리모어'나 턴제 RPG였던 '그란나이츠 히스토리'처럼 전략 게임에도 일가견이 있는 게임사입니다. 최근 출시되어 텍스트 어드벤처 장르에 반향을 일으킨 '13기병방위권' 역시 게이머의 전략 전술 능력을 요구하는 디펜스 게임이었죠. 그렇기에 팬들은 유니콘 오버로드 개발 소식이 발표되었을 때 바닐라웨어가 또 어떤 독특한 게임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했습니다.

​유니콘 오버로드를 개발 중인 바닐라웨어와 아틀라스는 게임 출시에 앞서 일정 시간 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판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30분해드리뷰에선 유니콘 오버로드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체험판 첫 스테이지 '일각수의 반지'를 플레이하고 과연 어떤 게임인지 살펴봤습니다.


미려한 아트워크로 유명한 바닐라웨어


생각보다 전략 게임에 진심인 게임사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5개의 국가로 구성된 페브리스 대륙에서 코르니아 왕국의 왕자로 태어난 주인공 어레인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코르니아의 장군 발모어가 일으킨 반란으로 인해 코르니아 왕국은 물론 주변 왕국까지 모두 멸망하고, 페브리스 대륙에는 신생 제노이라 제국이 들어섭니다. 어머니 일레니아 여왕을 잃고 코르니아 왕국의 충신 조셉과 함께 파레비아 섬으로 도망쳐 살아남은 어레인은 백성들을 구하고, 조국을 해방시키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해방군을 이끌게 됩니다.

​스토리 요약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유니콘 오버로드는 전형적인 영웅담을 취하고 있습니다. 망국의 왕자, 든든한 조력자, 신비로운 힘을 가진 유물 등 소설과 드라마, 영화에서 자주 보던 소재들이 한가득 담겨있죠. 그래서 초반부 스토리는 게이머에 따라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전개만 잘 한다면 알고 있어도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는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매체에서 다룬 소재라는 것은 그만큼 대중들에게 인기 있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라는 뜻이니까요.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왕도라고 할 수 있는 영웅담


익숙한 감동과 진부함, 과연 어떤 스토리를 보여줄까?

게임은 어레인을 움직여 페브리스 대륙 곳곳을 돌아다니며 스테이지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많은 SRPG가 분기 정도를 더한 선형 구조를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유니콘 오버로드는 게이머가 원하는 스테이지를 원하는 순서로 진행하는 다소 비선형적인 구조를 택했습니다. 게이머의 행동에 따라 이야기의 순서가 정해지는 만큼 좀 더 높은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겠지만, 연대기 형태의 선형 구조가 아닌 만큼 사건과 사건 간의 연결성을 파악하기 어렵고 각 캐릭터에 대한 서사 배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체험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스토리 초반부에 지나지 않는 만큼 게임 후반부까지 비선형적인 구조가 유지될 수 있을지 확언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체험판에서도 도적단에게 지배받는 마을을 해방시킨 뒤에 같은 도적단이 등장하는 스테이지를 진행하면 어레인이 예전 도적단의 일을 언급하는 등 스테이지와 스테이지의 연결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과연 13기병방위권에서 보여준 것처럼 뛰어난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을지, 바닐라웨어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순간입니다.


게임은 전투맵인 스테이지 단위로 진행


하나로 이어진 스토리가 아니라 게이머가 스테이지를 골라 스토리를 보는 식인 만큼 장단점이 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전투입니다. SRPG를 표방하고 있지만, S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직하게 아군과 적군 정해진 턴도 격자 모양 전투맵도 없습니다. 전투에 출격한 유닛들은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모바일 디펜스처럼 실시간으로 움직이죠. 

전투가 시작되면 게이머는 거점에서 여러 캐릭터로 구성된 유닛을 골라 출격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적군이나 거점을 선택하면 유닛은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목표를 향하는 도중 적군과 만나면 자동으로 전투를 치릅니다. 전투는 유닛에 소속된 캐릭터의 속도에 따라 행동 순서가 정해지고, 각 캐릭터가 자신의 순서가 되었을 때 액티브 스킬을 사용하거나 정해진 조건을 만족했을 때 패시브 스킬을 사용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전투 후 남은 HP가 적은 유닛은 패배하고, 튕겨나가 일정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적에게 무조건 선제 공격을 받는 대기 상태가 됩니다. 또 전투를 할 때마다 유닛은 스태미나를 소비하고, 스태미나가 다 떨어진 유닛은 이동과 공격을 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가 되죠. 대기 상태는 일정 시간 후에 자동으로 회복되며, 무방비 상태는 휴식이나 아이템으로 스태미나를 다시 채워야 회복되죠. 이 대기 상태와 무방비 상태가 기존 SRPG의 턴 개념을 어느 정도 대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모바일 디펜스처럼 거점에서 출격해 목표로 이동하는 전투


전투는 캐릭터 속도 순서대로 미리 설정한 스킬들이 자동으로 발동하는 식으로 진행


대기 상태 적을 공격할 것인지, 스태미나를 아껴 적 거점을 점령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렇게 스테이지와 전투를 진행하며 게이머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유닛을 육성하게 됩니다. 게임에는 육성 재미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망국의 왕자인 주인공, 사제로서 주인공을 돕는 소꿉친구, 용병단의 수인 대장, 교단을 수호하는 천사, 인질이 된 엘프 무녀까지 매력적인 캐릭터, 활의 명수 헌터와 도끼로 적의 방어를 깎는 허스칼, 하늘에서 기병을 급습하는 그리폰 나이트, 신비한 힘으로 적을 약화시키는 샤먼 등 60여 종의 클래스가 등장하죠. 게이머는 이들을 이용해 공격에 모든 것을 건 기병 부대를 만들거나 공격과 방어의 밸런스를 맞춘 혼성 부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바닐라웨어가 지금까지 보여준 전략 게임의 연장선 같은 독특한 작품입니다. 스토리는 게이머가 순서를 골라야 하는 비선형 방식이고, 전투는 실시간 전투와 자동 전투가 혼재된 방식을 택했죠. 한편으론 기존 방식과 거의 정반대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스토리의 기본 토대는 정석에 가까운 영웅담이면서 상성과 명중률, 보너스 효과를 고려한 전투에선 또 SRPG의 맛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SRPG를 처음 하는 게이머도, 익숙한 게이머도 유니콘 오버로드는 꽤나 신선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정식 출시 후에도 이런 신선함으로 게이머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독특한 작품으로만 남을지 여러모로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결국 내가 원하는 캐릭터를 육성해 전투에서 활약시키는 것은 기존 SRPG와 동일


이를 충족시켜줄 다양한 클래스가 마련됐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성수안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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