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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30분해드리뷰] 원스 휴먼, 기괴함에 빠져드는 샌드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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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겨운 게임은 어차피 30분을 하나 30시간을 하나 지겹다’라고.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단 30분이라도 게이머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게임조선이 나섰다. 장르 불문 게임 첫인상 확인 프로젝트, ‘30분해드리뷰’
 
게임조선이 여러분의 30분을 아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30분 분량은?: 진화의 전날 밤 중 장비 제작대 및 소형 제작대 설치 완료
* 본 기사는 2024 서머 게임 페스트의 시연 빌드와 스팀 넥스트 페스트 체험판 버전을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넷이즈 게임즈가 2024 서머 게임 페스트와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통해 오픈월드 생존 게임 '원스 휴먼'의 플레이를 공개했습니다. 보다 정확히는 초자연 포스트 아포칼립스 오픈월드 서바이벌 MMORPG로 각 장르의 특징을 골라 잘 버무린 느낌의 게임입니다. 마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팰월드'처럼 말이죠. 게이머는 원스 휴먼의 세계에서 과거 문명의 잔재를 모아 건물을 짓고 장비를 만들며 손발 달린 버스나 걸어다니는 거대한 안테나 탑 등 괴물들에 맞서 생존해야 합니다.

​이 게임의 세계는 외계 물질 '스타 더스트'에 의해 문명이 멸망한 지구입니다. 어느 날 지구 전역에 뿌려진 스타 더스트로 인해 지구의 생물은 대부분 기괴한 모습으로 변이되었지만, 일부 인간은 오히려 스타 더스트의 힘과 융합해 초자연적인 힘을 사용하게 됩니다. 스타 더스트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해버린 세계에서 살아남은 인간들이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바로 원스 휴먼인 것이죠.

원스 휴먼 플레이는 다른 생존 게임과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채집이나 전투로 재료를 확보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좀 더 나은 주거 환경과 장비를 갖춰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여기에 현대 문명을 비튼 듯한 기괴한 모습의 괴물, 장비 제작과 커스터마이징이 선사하는 파밍의 재미가 원스 휴먼 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생존을 테마로 삼은 게임이지만, 생각보다 생존의 비중은 높지 않습니다. 배고픔이나 목마름 게이지는 비교적 쉽게 충족시킬 수 있고, 초반부터 빠르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화약 무기를 만들 수 있어 시간이 갈수록 크래프팅이 가미된 3D 슈팅 RPG라는 느낌을 받게 되죠. 다른 생존 게임에서 원시적인 활을 겨우 만들어낼 때 원스 휴먼에선 석궁을 만들고,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샷건을 쏴댈 수 있습니다. 채집 역시 쪼잔하게 하나씩 재료를 모으지 않고 맨손으로도 수십개를 모을 수 있어 주변에 재료만 충분하다면 금새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체험판 단계, 적어도 초반부를 플레이했을 땐 굉장히 시원시원하고 쾌적한 플레이를 맛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게이머의 캐릭터는 행동에 따라 메메틱 포인트를 얻고, 이를 각종 노드에 투자해 새로운 레시피를 배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채집의 분해 작업대에 포인트를 투자하면 분해 작업대가 해금되어 주변에서 수집한 고철을 기본 재료로 분해할 수 있죠. 또 공예에서 장비 제작대와 기본 장비, 산탄총, 돌격소총 등을 해금해 무장을 강화할 수도 있고, 경영에서 요리와 집우기, 건조 기술, 토양 재배로 내실을 다질 수도 있고, 건설에서 기본 창고와 목재 지붕, 목재 창문, 기본 방어 공사 등을 해금해 방어를 강화할 수도 있죠. 흔히 보이는 크래프팅 요소는 제법 모양새를 갖춘 느낌입니다.

다만, 밸런스나 현지화 등 체험판 단계에서도 걱정되는 부분이 간혹 눈에 띄었습니다. 예를 들어 생존 부분은 평소 수집하는 아이템 만으로 충분히 허기와 갈증, 정신력 게이지를 회복할 수 있어 경영 관련 메메틱 노드의 필요성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언뜻 보면 다양한 재미를 갖춘 생존 게임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데스티니 가디언즈, 디비전, 워프레임 같은 파밍 게임에 가까운 느낌을 받게 됩니다. 생존 게임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생존 요소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면 반대로 게이머가 생존을 했을 때 확실한 보상이나 이득을 제공해 단조로운 플레이를 줄이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번역 부분도 눈에 거슬렸습니다. 거의 모든 캐릭터가 존댓말과 반말을 혼용해 사용하고, 문어체와 구어체를 반복하고, 한국어라고 하기엔 낯선 어순으로 대화합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이에 어울리는 기괴한 비주얼은 갖췄지만, 어색한 번역이 산통을 깨는 느낌입니다. 아직 체험판 단계라곤 하나 정식 출시까지 한 달조차 남지 않았기 때문에 과연 남은 기간 동안 부자연스러운 번역을 고칠 수 있을지 걱정되었습니다.

원스 휴먼을 플레이하다 보면 마치 개발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라는 목소리 말이죠. 생존 한 스푼, 크래프팅 한 스푼, 슈팅 한 스푼, RPG 한 스푼, 파밍 한 스푼. 각 장르에서 재밌는 부분을 조금씩 가져와 버무리니 꽤 그럴듯한 맛이 납니다. 해외 게임의 한계로 다소 어색한 모습이 드문드문 보이지만, 모니터 머리 괴물, 풍선 머리 정장 신사 괴물, 온 몸이 무기인 괴물 등 기괴한 모습의 괴물은 다른 게임에서 느끼기 힘든 독특한 풍미를 선사할 것입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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