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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오스 | 2024-05-20 22:24
어릴 때는 순진하게 현대사회는 공평한 거라 믿었다.
옛날 중세시대때 왜 국민들은 멍청하게 왕을 모셨지? 사람은 다 평등하게 태어났는데 왜 왕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또 왕이 되는걸 뻔히 용인한 거지?
지금 영국 병신들은 왜 아무리 실권이 없다 해도 왕을 아직도 모시고 있는 거지? 죽창들고 바로 뒤집어야 되는거 아닌가?
식견이 (아직도 좁지만, 그나마) 조금 넓어지고 나서 보니
지금도 귀족사회더라
핀란드인가 스웨덴인가 거기는 무슨 가문이 나라 경제의 60%를 좌우한다며
영국은 혁명 없이 자연스럽게 세계재패까지 했던 나라라 그런지, 지금도 완전히 계급사회라더만.
워킹 클래스->일을 해야하는 클래스. 이 말이 있다는 건 평생 일 안하고 놀고먹을 수 있는 귀족계급이 있다는 거.
남미 이런데도 사회 지도층은 썡 백인들이고, 흑인들은 입신양명할 길이 축구같은거 밖에 없고.
멕시코도 마찬가지
그나마 우리나라는 일제시대로 한번, 해방하면서 한번 나라가 뒤집어져서 그런지, 저런 100년이상 나라를 지배하고 있던 가문이나 세력 같은건 없지만
대한민국 건국 후 이제 75년... 모두가 신분상승을 꿈꾸고, 또 가능했던 건국초의 역동적인 사회도 이제 무거워지고
슬슬 계급 고착화 사회라고 할만하지....
위만 바라볼게 아니라 아래도 보면
아직도 우리가 당연한 듯 값싸게 향유하는 수많은 것들이 후진국의 노동력에서 나오는 게 많지.
그래서 느낀다.
아 세상은 불공평하다. 적어도 재화면에서. 계급 면에서
하지만 한편으로 다행인 점은, 적어도 내 생각에는, 사람의 행복은 반드시 재화에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거다.
스웨덴인가 핀란드인가를 좌우하는 그 가문의 장손도, 먹고사는 걱정을 안할 뿐 나름의 고충은 있을거고
영국 귀족들, 한국의 숨겨진 재벌 3세들도... 뭐 맨날 여자 갈아치우고 클럽에서 약빨고 놀고 하면 대체로 행복이야 하겠지만, 또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 (아마도)
물론, 당연하겠지만, 행복을 추구하는데 있어 기본적인 재화는 필요하다.
잠은 적어도 6시간 이상 잘 수 있어야하고, 삼시 세끼 먹고 싶은거 잘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지 않아야 하고, 집에서 쫓겨날까 스트레스 받지 않아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거 갖추고 사는 것도 쉬운 건 아니지만,
적어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에선 대다수가 이정도가 또 어려운건 아니라고 본다.
이정도가 갖춰졌다면 행복의 필요조건은 갖춰진 거라고 본다.
나머지는 마음먹기 아닐까.
마음을 잘 수련하면, 비록 재산은 저 천문학적 액수의 재산을 물려받은 귀족 가문의 발끝에도 못따라가겠지만
행복한 삶의 기회는 공평하게 가져가는거 아닐까.
물론 그 마음 다스리는게 말처럼 쉽진 않겠지.
나도 10대 때는 비록 우리집이 재산이 많이 없어도, 내가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하니까 커서 큰인물 돼서 집안도 일으키고 잘 살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희망이 있던 적이 있었지
하지만 성인되고 살아보니 그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물론 의대를 갔다면 적어도 절반은 이뤘을지도 모르지. 의사들도 뭐 병원장 아들같은 의수저랑 평민(?)이랑 또 나뉘더라만)
마음 다스리는 것도 재산격차를 따라잡는 것만큼이나 쉬운게 아닐 수도 있지.
어쩌면 타고나야 하기도 하고.
그래도 노력할 가성비는 충분히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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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오스작성자 2024-05-21 00:06
어떻게 보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도 공부 잘시키고 좋은 직업 갖게 지도해주는 것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한게
지금에 만족하고 행복하게 사는 자세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물론 나도 못하는 걸 자식에게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면서 남의 우위에 설 때만 행복을 느끼는 사람으로 만들어서, 아무리 성공해도 내면은 불행하게 키우지는 말아야지.
문제는 저런 경쟁적인 태도와 성공이 비례한다는 거고
행복을 너무 추구하다 밥벌이도 못하게 돼버리면 결국 불행해진다는 거지.. 그래서 어려운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