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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쿠르 | 2024-02-29 16:05
오래 준비해서 올해 상반기에 결과가 나와야 했을 프로젝트들은 전부 잘 안 되거나 동결 보류되거나 했고
오래 알았던 동종업계 친구랑은 결국 일적으로 충돌이 나서 이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또 팀장이 되면서 회사에서 친하다 생각했던 동기들하고도 벽을 느끼게 되었구요.
그래서.. 퇴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단지 제가 힘든 걸 떠나서, 주변에 안 좋은 영향을 제가 미치는 것 같았습니다.
애써봤지만 제 일상조차도 삐걱거리게 되었습니다. 사소한 걸 자꾸 잊고, 쉽게 흥분하고, 잠을 못 자고 등등.
아마 정신과를 가야 하는 게 먼저겠지요.
어쩌면 남은 몇 안 되는 친구가 말해준 대로 진료 받고 한 달쯤 쉬면 나아질 수도 있을 겁니다.
또 회사가 문제일까요. 나약한 나도 문제겠지요. 다들 이렇게 사는 것을.
그래도 그만두고 앞으로 쇠털 같이 많은 시간들만 눈 앞에 남는다고 생각하자 신기하게 제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 건지가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하긴 했습니다.
여행을 간다든지,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든지 같은 것들이.
물론 아직도 두려움이 더 큽니다.
회사가 전쟁터면 사회는 지옥이란 이야기도 있죠. 모아둔 돈도 많지 않습니다. 돈 나갈 일들만 뒤돌아보면 잔뜩이네요.
이 업계 자체에는 정말로 진력이 났습니다만, 8년차 경력직으로서 이제 새로운 무언가를 뛰어들 수 있을지, 그래서 먹고 살 수 있을 지는 솔직히는 상상조차 안 갑니다. 나름 연봉도 업계 실무진 중에선 탑급이 아닐까 싶군요. (물론 연봉선이 작살난 업계이긴 합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만 마음을 정리하고자 잡설을 늘어트리며 어느 정도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우선 정신과부터 가봐야 할 것 같네요. 결과가 나오면 부모님께 먼저 말씀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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