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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인물열전] 나호비노, 악마를 홀리는 마성의 주인공

기사등록 2024-06-15 14:01:15 (수정 2024-06-15 1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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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진 여신전생'의 반전 요소와 결말 등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하신 분들은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 여신전생 시리즈는 JRPG 중에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것으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원작인 여신전생 시리즈의 음산함을 계승하면서도 세기말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 꿈도 희망도 없는 분위기가 일품이죠. 다른 게임들이 세계의 위기를 구하는 이야기를 다룰 때, 이미 여신전생의 경우 주된 배경인 도쿄는 이미 멸망하고 인간 대신 악마들이 활보하는 마계가 되죠. 그리고 진 여신전생의 주인공들은 단어 그대로 '죽어라' 구르며 고생하게 됩니다.

​시리즈 최신작인 진 여신전생 5의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도쿄에 살고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지만, 어느 날 터널을 지나다가 붕괴 사고를 겪게 되고, 한 사막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악마들에게 습격 당하려는 순간, 주인공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그는 죽고 싶지 않으면 자신의 손을 잡으라고 말하고, 주인공이 그 손을 잡자 두 사람이 합쳐지면서 '나호비노'로 재탄생합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주인공


붕괴된 터널을 빠져나오자 악마들이 습격했고, '아오가미'라는 존재와 만나게 된다


주인공과 아오가미는 하나로 융합되어 '나호비노'가 된다

위기를 벗어난 주인공은 자신과 융합한 남자가 과거 악마와의 전쟁에서 악마에게 맞서 싸운 인조 마인 '아오가미'이며, 수많은 건물 잔해가 여기저기 널려있는 그곳은 놀랍게도 한 나라의 수도였던 도쿄. 지금은 악마들이 지배하고 있는 마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악마들에게 맞서는 신적인 존재들과 만나게 되죠.

사실 이 세계에는 다양한 신이 있었지만, 세계의 질서를 만든 '법의 신'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에게서 지혜를 빼앗아 열매 형태로 봉인합니다. 지혜를 빼앗긴 신들은 악마로 전락하고, 사람은 지혜의 열매를 먹게 되면서 인간으로 거듭납니다. 다시 신적인 존재가 돌아와 질서가 붕괴되는 것을 경계한 법의 신은 악마와 사람이 힘을 합친 '나호비노'라는 존재를 금지합니다. 그래서 융합을 시도했던 악마와 사람은 미물에 가까운 '미망'이라는 존재가 되었죠.

하지만 과거 전쟁 당시 악마들의 수장인 '루시퍼'는 이 세계의 질서를 만든 '법의 신'을 없애버립니다. 법의 신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그가 만든 질서도 사라지기 시작하고, 나호비노에 대한 금제도 풀리게 되죠. 실제로 주인공이 마계에 도착해 인조 마인 아오가미와 융합하면서 나호비노가 세상에 다시 나타나자 막대한 힘을 가진 악마들은 다시 신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지혜를 가진 사람과 손을 잡거나 이용하게 되죠. 결국 세상은 혼돈에 휘말리게 됩니다.


대도시 도쿄는 악마들이 득실거리는 마계로 변한다


신이었던 존재들은 지혜를 빼앗기며 천사나 악마로 전락했다


그러나 루시퍼가 법의 신을 죽이면서 악마들은 신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움직인다

진 여신전생 팬들은 이런 우스갯소리를 하곤 합니다. 페르소나 주인공의 친구들은 동료고, 악당의 계획은 저지당하며, 다른 존재와 소통할 땐 인간성에 기반한 파라미터를 사용하지만, 진 여신전생 주인공의 친구들은 주인공이 직접 처치하고, 악당의 계획은 이미 이루어졌으며, 다른 존재와 소통할 땐 주로 돈이나 뇌물, 협박, 체력을 사용한다는 것이죠. 진 여신전생 5 역시 다를 것이 없습니다.

​주인공은 세상의 진실을 찾으면서 최후에는 신으로 되돌아오려는 악마들과 맞서게 되는데, 이 악마들의 지혜는 주인공의 학교 친구들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주인공은 이전 시리즈의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친구를 직접 처단하거나 악마들을 방해하면서 그들을 저지합니다. 그들은 미처 나호비노가 되지 못한 악마들이나 인간이지만, 이쪽은 사람이 만든 인조 마인이긴 하나 어쩄든 악마와 사람이 융합된 신적인 존재 나호비노니까요. 물론 신에 가까운 힘을 가진 존재들도 등장하지만, 결국 주인공 나호비노가 저지하게 됩니다.

​더 이상 막을 자가 없어지면서 주인공의 세계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진 여신전생 5의 세계는 주인공의 결정에 따라 기존과 마찬가지로 신이 정한 숨 막히는 질서 아래 통제되는 세계가 되거나 수많은 신이 각자 자신의 정의를 내세워 인간들을 이끌며 끊임없이 다투는 세계, 혹은 신이 될 수 있는 그 가능성 자체를 파괴하면서 세계는 변화의 가능성을 잃지만 인간 스스로 악마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세계가 되기도 합니다. 혹은 신도 악마도 없이 오직 인간만이 남는, 인간만의 세계를 만들 수도 있죠. 어느 쪽이든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주인공이 갑자기 신의 힘을 얻어 이룩한 업적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업적입니다.


위대한 그리스의 주신도 한낱 악마일뿐


먼저 나호비노가 된 주인공은 점차 신으로 거듭난다

오랜만에 등장한 진 여신전생 시리즈의 주인공은 게임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게임 내적으로는 나호비노의 금지가 해제된 것을 알리는 증거로서 많은 악마들의 관심을 받았고, 게임 외적으로는 좀 더 남학생 이미지가 강했던 더 히어로나 알레프, 인수라, 플린, 나나시 등 전작 주인공들과 다르게 인간일 때도 나호비노일 때도 중성적으로 보이는 외모로 관심을 받았죠. 

게임에서 주인공에게 관심을 보였던 악마들은 대게 악마의 힘을 내세워 위협하거나 나호비노의 힘에 흥미를 느껴 협력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주인공은 진 여신전생의 주인공답게 돈이나 뇌물, 협박, 체력 등 갖은 수단으로 이들을 회유해 동료로 만들거나 직접 숨통을 끊어줍니다. 하지만 현재 유일한 나호비노라는 점은 수많은 악마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고,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수많은 악마가 주인공에게 달라붙습니다.

​어떤 게이머들은 수많은 악마의 유혹을 떨쳐낸 주인공과 마지막까지 함께한 인조 마인 아오가미야말로 이 게임의 진정한 히로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미 시작부터 주인공과 나호비노라는 존재로 묶여있었고, 설령 주인공이 모든 악마를 배제한 세계를 선택해 자신이 사라지게 되어도 그 선택을 존중하면서 얌전히 사라지기 때문이죠. 진 여신전생의 히로인은 이미 죽었거나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었던 경우가 많았던 만큼 끝까지 함께하며 주인공의 편이 되어준 아오가미야말로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 여신전생 5의 주인공은 확장판인 '진 여신전생 5 벤전스'로 다시 돌아옵니다. 이번 확장판의 표지는 4명의 여악마로 구성된 새로운 적대 세력 '카디슈투'와 주인공이 장식했는데 한 미모하는 카디슈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주인공의 미모가 인상적입니다. 과연 주인공은 새로 추가되는 스토리에서 또 어떤 악마를 홀리게 될지 기대됩니다.


시리즈 전통의 히로인 픽시를 비롯해 수많은 악마를 홀리는 주인공


또 악마를 홀렸느냐 나호비노여...


이쯤되면 나호비노가 그냥 주인공 겸 히로인해도 되지 않을까?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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