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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창과 방패의 대결! 2024 시즌 MSI 최종 우승은 후반 밸류의 'GEN'

신호현 기자

기사등록 2024-05-19 22:56:39 (수정 2024-05-19 22: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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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중국 청두의 파이낸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에서 리그오브레전드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의 결승전이 펼쳐졌다.

스프링 시즌에 이어 연승가도를 달리며 결승에 도달한 LCK의 1번 시드 젠지 이스포츠(이하 GEN)과 LPL의 1번 시드 비리비리 게이밍(이하 BLG)가 브라켓 스테이지의 상위권 3라운드 '승자조 결승'에 이어 재대결을 진행하게 됐으며, 이번 결승은 특히 GEN 입장에서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국제전 약세 징크스 극복, BLG는 LPL의 4연속 MSI 우승을 걸고 있어 그야말로 양보의 여지가 없는 진검 승부가 예상되고 있었다.

GEN은 승자조 결승에서 먼저 BLG를 이기고 올라왔기 때문에 진영 선택권을 취득하여 블루 진영을 선택했다. 양 팀 모두 블루팀에서 매우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으며, 이미 BLG가 이전 경기에서 노골적으로 쵸비(정지훈 선수)에게 5개의 밴을 집중하는 전략을 보여줬던 만큼 선픽을 통해 최대한 좋은 카드를 선점 후 챔피언 풀이 넓은 쵸비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상황을 만들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 1세트

GEN BLG
Kiin Bin
Canyon Xun
Chovy knight
Peyz Elk
Lehends On

금지 챔피언

GEN

BLG

후반 밸류가 높은 조합을 선호하는 GEN은 BLG의 핵심 전략인 바텀 다이브 최적화 챔피언인 탈리야와 아리를 우선적으로 잘라냈으며 BLG는 이번에도 후반 밸류가 극도로 높은 쵸비의 챔피언 풀을 견제하기 위해 아우렐리온 솔과 코르키부터 금지했다.

세나를 먼저 취한 상태에서 BLG가 루시안-나미 조합과 탑 트위스티드 페이트로 노골적으로 스노우볼링의 의도를 드러내자 GEN은 크산테와 탐 켄치로 1선을 확보하면서 미드와 정글을 숨겼고 나이트(줘딩 선수)의 필살기인 니코가 먼저 등장하게 된다.

GEN이 마지막까지 아껴온 카드는 바로 카서스-요네였다. BLG가 탱커의 존재와 유지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며 극단적인 공세에 모든 것을 집중한 조합을 택하자 압도적인 대규모 교전 능력 및 후반 밸류를 가진 카서스로 구도를 망가뜨려놓았다.

물론 극초반에는 적의 동선을 피해다니며 성장에만 집중해야하는 카서스 특성상 별다른 수확이 없었고 기본적으로 교전 사거리가 짧은 GEN이 끌려다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으며 연이은 드래곤 교전에서 강타 심리전을 실패하면서 BLG가 손쉽게 화학공학 드래곤으로 4스택을 완성하여 생각만큼 경기가 쉽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장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가 중후반에 접어들었고, 일방적인 오브젝트 주도권에 심취하여 BLG의 시야에 빈틈이 생긴 사이 이를 비집고 들어간 리헨즈(손시우 선수)의 탐켄치가 심연 잠수로 신 짜오를 끊어내는데 성공한다.

이로 인해 GEN이 내셔 남작과 장로 드래곤을 먼저 치며 BLG에게 교전을 강제하였고 무난하게 관통템을 포함한 4코어를 뽑아낸 카서스를 살려두면 살려두는 대로 문제가 되고 먼저 점사해서 끊어내면 캔슬이 불가능한 진혼곡으로 BLG를 전부 빈사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이지선다가 걸리게 된다.

결국 두번의 장로 드래곤 교전에서 GEN이 대승을 거두며 불리했던 전황을 뒤집고 1세트를 선취한다.

■ 2세트

BLG GEN
Bin Kiin
Xun Canyon
knight Chovy
Elk Peyz
On Lehends

금지 챔피언

BLG

GEN

이전 세트와 달리 양 팀 모두 밴픽 구도는 비슷한 색깔을 보여줬다. 바텀은 잦은 2:2 교전을 유발하여 반드시 어느 한 쪽은 부러질 여지가 있으며 상체는 밸런스 있게 1선을 잡아주되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이니시에이터를 우선시하는 모습이었다.

양팀은 초반 설계 과정에서 핵심 캐리롤을 수행하는 쵸비와 빈(천쩌빈 선수)를 완전히 말려놓기 위해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라인 스왑을 먼저 걸어 빈의 카밀을 두들겨 패 쫓아낸 GEN의 바텀 듀오가 재정비 후 순간이동으로 탑 라인에 복귀하는 것을 캐치하여 로켓 손-강철 주먹 콤보로 손쉽게 퍼스트 블러드를 기록했고, 이 과정에서 라인 스왑을 통해 획득해낸 포탑 방패 및 선취점 골드 이득으로 아이템을 먼저 뽑아낸 페이즈(김수환 선수)와 리헨즈가 집요하게 BLG의 바텀 듀오를 스토킹하면서 라인을 박살내기 시작한다.

BLG도 작정하고 극초반 미드에 4인 다이브를 시도했고 포탑 사이의 거리가 짧은 라인 특성상 위험도가 매우 높은 미드 다이브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극초반 1데스를 제외하면 쵸비는 큰 손해를 보는 일 없이 무난하게 성장하는데 성공했고 반면 BLG는 칼리스타-블리츠크랭크가 초반부터 과성장을 하면서 본대의 힘이 크게 모자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가장 큰 문제에 직면한 것은 빈의 카밀이었다. 빈의 카밀 또한 쵸비처럼 단독으로 스플릿 푸시를 수행하기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까지 성장은 했으나, 본대가 힘싸움에서 밀리게 되자 합류전에서 GEN이 우선권을 가지게 됐고 이로 인해 별다른 소득 없이 연속 데스를 누적하며 픽의 의미를 잃게 된다.

결국 GEN은 유리한 팀의 그랩 챔피언이 가지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전방위 압박을 가해 2세트를 따내는데 성공한다. 과도한 공격성으로 인해 적측 쌍둥이 포탑에서 대패하는 사고가 있긴 했지만 대세에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으며, 마지막에는 페이즈의 칼리스타가 펜타킬을 기록하는 경사 또한 있었다.

■ 3세트

BLG GEN
Bin Kiin
Xun Canyon
knight Chovy
Elk Peyz
On Lehends

금지 챔피언

BLG

GEN

BLG 측에서 세나-탐켄치를 깔아두고 제이스-니달리를 위시한 포킹 조합을 구성한다. 이전 세트 패배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것인지 BLG가 마지막 밴카드를 제한시간 안에 사용하지 못하는 헤프닝이 있었지만, 노틸러스를 금지당하여 강제로 교전을 개시하는 능력은 다소 부족해도 1선에 탐 켄치를 배치하면서 맞포킹에 대한 내성을 갖췄고 밸런스 좋은 조합이 완성되면서 오히려 젠지 측에 타임 어택이 걸리게 된다.

칼리스타-애쉬는 최대한 유통기한을 늘려놓기 위해 바텀 라인전에서 반드시 이득을 취할 필요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전 세트와는 다르게 유지력과 성장 기대치가 높은 세나-탐 켄치를 라인전에서 뚫어서 말려놓기는 커녕 쉰의 니달리에게 연속 갱킹을 허용하면서 세트 내내 불편한 구도가 이어진다.

물론 캐니언(김건부 선수)의 리신이 적극적인 카운터 정글링으로 니달리를 붙들어 놓으며 어느 정도 시간은 벌 수 있었으나 무난하게 성장한 세나와 탐켄치가 본대에 합류하면서 니달리와 함께 지속적으로 힐을 넣었고 BLG는 포킹 싸움에서 불합리한 딜교환을 GEN에게 강제했다.

천신만고 끝에 GEN이 바다 드래곤의 영혼을 수확하며 뒤늦게나마 유지력을 당겨올 수 있었지만 40분경 벌어진 대규모 교전에서 깊숙히 빨려들어간 기인의 럼블이 빈의 환상적인 포지셔닝 때문에 퇴로를 차단당해 폭사했고 핵심 딜러였던 흐웨이마저 차례로 쓰러진다.

결국 후반에 접어들어 부활시간이 늘어지는 GEN 측은 BLG의 공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한세트를 내주게 된다.

■ 4세트

GEN BLG
Kiin Bin
Canyon Xun
Chovy knight
Peyz Elk
Lehends On

금지 챔피언

GEN

BLG

3세트의 승리 플랜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BLG는 쵸비와 함께 기인의 탱커-브루저 카드를 집중 견제하며 선공권을 가져오는 것을 우선시한다.

BLG가 GEN의 선픽 카드에서 세나를 확인하자마자 노틸러스를 빼앗아 조합이 완성되는 것을 틀어막았고 트리스타나를 뽑아들어서 이전과 비슷하게 라인전 구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GEN은 세나와 조합하는 탱커형 서포터를 마오카이로 선회하며 변조를 준다.

경기가 시작되며 마오카이를 선택한 것이 실로 묘수임이 드러났다. 라인 스왑을 통해 포탑 방패 채굴 후 재차 스오바을 거는 과정에서 보통 탑 솔로 라이너보다 레벨이 높은 탱커형 서포터가 소환사 주문 순간이동을 통해 먼저 자리를 잡고 미니언 웨이브를 조절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과정에서 BLG가 3인 다이브를 위해 함정을 파둔 것을 마오카이 특유의 대상 지정 불가 돌진기와 각종 CC로 무마하면서 오히려 온(러원쥔)의 노틸러스만 죽어나가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노틸러스는 세나와 조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이 완전히 정체되면서 메인 이니시에이터로서의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으며 돌진 조합의 힘이 크게 빠지게 된다.

거꾸로 리헨즈의 마오카이는 과성장과 함께 세나의 지원을 받으며 BLG의 돌진을 손쉽게 카운터 칠 수 있는 체급을 갖추게 되며 게임 내내 대규모 교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다.

화염 용의 영혼과 내셔 남작을 두고 벌어진 오브젝트 교전에서 쉰의 니달리가 스틸을 해내면서 빈의 카밀이 사이드 운영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쌍둥이 포탑이 날아가는 선에서 본진을 수비해내는데 성공하고 오히려 벽을 넘어 지속적으로 백도어 압박이 들어오는 적 상체 3인방의 침투를 기인과 쵸비가 전부 걷어내며 장로 드래곤 교전까지 끌고 오며 BLG를 전멸시켰고 결국 GEN이 4세트마저 승리하며 승자조 결승에 이어 BLG를 3:1로 격파, 창단 이후 첫 MSI 우승 트로피를 들게 된다.


이번 결승전은 그야말로 뚫어내려는 BLG와 막아내는 GEN의 싸움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라인 스왑 과정에서의 촘촘한 설계로 다이브 또는 갱킹으로 바텀을 초전박살낸다는 BLG와 어떻게든 치명타를 피해가며 후반으로 게임을 끌고 가서 밸류로 상대를 압살하는 GEN의 팀컬러는 계속 유지하면서 서로 조합과 전략에 변조를 줘가며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가장 빛난 것은 다름아닌 서포터 '리헨즈'였다. 양 팀 서포터가 4세트에 걸쳐 딜러형 서포터를 통한 크랙 플레이 및 교전, 탱커형 서포터를 통한 플레이 메이킹으로 맞대결을 펼쳤으며 이 과정에서 '온' 선수에게 판정승을 거두면서 승리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덕분에 결승전의 MVP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결과적으로 패하긴 했지만 승자조 결승에서 자신들을 패배로 몰아넣은 캐니언의 니달리를 빼앗아 완성도 높은 포킹 조합을 완성해오는 등 BLG의 경기력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한 수준이었으며 시야의 맹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교전 개시의 활로를 열거나 상대 라이너를 단독 암살 내지는 최소한 길동무로 삼는 빈의 플레이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였다.

하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것은 GEN이었고 카서스, 블리츠크랭크, 마오카이 같이 이번 MSI에서는 처음 기용하는 카드들로 고난도의 조합을 척척 소화해내면서 7년만에 LCK가 MSI 우승컵을 가져오는 주인공이 됐다.

한편, MSI의 우승으로 인해 2024 시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에서 LCK는 4장의 티켓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GEN은 LCK 서머 시즌에서 플레이오프만 진출해도 자동으로 월즈에 참석하는 햬택을 누리게 된다.

과연 2024년은 LCK가 오랜만에 MSI와 월즈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신호현 기자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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