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출시한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의 후속작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이 14일 정식 출시했다.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은 사이게임즈의 대표 IP 중 하나인 '그랑블루'를 활용한 대전 격투 게임으로 초보자를 겨냥한 스킬 구성과 아크 시스템 웍스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그래픽으로 재탄생한 것이 특징이다.
격투 게임 특유의 핑 문제 해결을 위한 롤백 넷코드와 유저 수 확보를 위한 크로스 플레이가 지원돼 원작의 DLC 확장 형태가 아닌 별도의 게임으로 출시됐다.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은 전작의 시스템을 대체로 이어받은 가운데, RPG 모드가 스토리 모드로 통합된 점이 뉸여겨 볼 만한 요소이다.
◆ 초보자가 이해할 수 있는 격투 게임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은 이러한 대전 격투 게임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도 최대한 심플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많은 격투 게임이 뉴비 플레이어를 어떻게 유입시키고, 어떻게 정착시키느냐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게임의 경우 그중에서도 특출나게 초보자에게 친절한 편이다.
후속작으로 나온 만큼 풍부한 캐릭터도 자랑거리 = 게임조선 촬영
그 핵심에는 캐릭터 별 기술 커맨드가 고정돼 있으며, 그에 따른 아이덴티티가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는 점이다. 많은 대전 격투 게임이 초보자 배려를 위해 시스템을 넣고, 조작 방식을 여러 개로 분할하지만 이러한 세팅의 다양화, 그리고 각 캐릭터마다의 판정 등에 대해서는 당연히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은 기본적인 기술의 이해도를 높였다. 우선 각 캐릭터마다 어빌리티 키에 방향키를 더해 4개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기술이 많으면 많을수록 배우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어빌리티키를 이용해 어떤 캐릭터를 잡아도 손쉽게 기술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방향키의 방향에 따라 나가는 기술의 아이콘만으로도 해당 기술이 어떤 느낌인지 아이덴티티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상당한 플러스 요소였다.
마치 모바일 게임 캐릭터처럼4개 스킬이 표기돼 있어 대략적인 스킬을 유추할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한편, 하단 공격의 경우 기습적인 견제 역할로는 좋지만, 연계기로서의 성능이 거의 없어진 것 역시 주요 포인트다. 일반 공격에 비해 하단 공격의 견제 능력이 딱히 우월하다가 보기 어려운 데다 타격이 들어가도 이후의 콤보가 거의 이어지지 않아 하단 공격은 단순히 흐름을 끊거나 하는 깜짝 공격의 느낌이 강해졌다. 이 부분은 하단을 통한 이지선다로 털리기 쉬운 뉴비 플레이어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 지루하지 않도록, 공격적인 게임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은 상당히 공격적인 대전 격투 게임이다. 아크 시스템 웍스의 대표작인 길티기어 스트라이브처럼 대놓고 어드밴티지를 주지는 않지만, 공격 템포가 빠르며 상대의 가드를 부술 수 있는 레이징 스트라이크도 손쉽게 3번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상황을 몰아붙이는데 강점이 있다. 공격 이후에도 방어자가 이득 프레임을 노린 딜레이 캐치를 하는 상황이 많지 않아 수비 측면에서는 굉장히 난이도가 높다.
방어를 가볍게 깰 수 있는 레이징 스트라이크 = 게임조선 촬영
물론 방어 입장에서도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선택지가 있다.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은 상대에게 빠르게 붙기 위해서는 질주와 점프 등을 사용하게 되는데, 하단 강공격 어퍼의 경우 대공 판정이 우수해 적의 공격의 시발점을 끊기가 편하다. 특정 캐릭터의 경우 강한 지상 견제기 탓에 점프 공격을 강요한는데, 이어지는 어퍼 공격 판정이 상당해 게임의 흐름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구석에 몰릴 경우 타 격투 게임에 비해서 빠져나오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다. 구석 압박의 경우 리버설 무적기나 대공기 등을 통한 무력화가 있어야 하는데 오의를 제외하면 사실상 리버설 무적기가 없는 캐릭터가 더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컨트롤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적을 최대한 빠르게 벽으로 몰고 가는 것이 핵심이고, 방어 입장에서는 구석에서 어떻게 탈출하느냐가 게임의 승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석으로 몰리면 엄청난 압박이 이어진다. = 게임조선 촬영
◆ 짧지만 박력있는 연출, 보는 맛 있는 게임
아크 시스템 웍스의 이전 작들과 마찬가지로 화려하면서도 박력있는 연출이 일품이다.
일반적인 기술 외에도 적의 방어를 깨부수는 레이징 스트라이크와 오의가 굉장히 화려면서도 동시에 길지 않고 절제돼 있어 게임의 템포를 끊지 않는다. 또한, 이전작에 비해서도 월등히 깔끔한 애니메이션 효과도 시각적인 만족도를 대폭 증가시킨다.
연출 좋은 사이게임즈와 아크시스템웍스가 만났으니 결과는 대성공 = 게임조선 촬영
공격이 맞붙었을 때 발생하는 암전 효과과 레이징 스트라이크 판정, 어퍼로 인한 대공 처리 붉은 색 처리 역시 게임을 하는데 있어 집중도를 높이고 손맛을 극대화 한다. 단순한 비주얼적인 요소가 손맛과 어떻게 이어지냐 반문할 수 있지만, 효과 처리 사운드와 강렬한 이펙트가 말 그대로 타격감을 한 층 더 끌어올려 재미 포인트가 되고 있다.
전투 연출 외에도 파트너 연출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에는 파트너 캐릭터를 선택해 어드바이스를 받을 수 있다. 어떤 전투라도 경기가 끝나면 파트너가 해당 경기와 관련된 조언을 한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승리한다면 응원을 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패배할 경우 간단하게 포인트를 짚어준다.
예컨대 전투 내내 방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방어를 신경 쓰라거나, 적의 행동을 좀 더 지켜보고 움직여야 한다 등 실제 플레이에 맞춰 조언이 등장한다.
◆ 여러 콘텐츠, 만족도는?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은 크게 대전 모드와 스토리 모드, 그리고 미니 게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전 모드의 경우 당연히 일반 싱글과 온라인 모드가 존재한다. 일반 싱글은 승리를 할 수록 다음 스테이지의 난이도를 더 높게 설정해 이지 난이도부터 최대 헬 난이도까지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초보자를 배려한 설정인지 알 수는 없지만, 헬 난이도로 해도 비교적 난이도는 낮은 편이다. 게임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를 최소한으로 테스트해볼 수 있는 모드로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아케이드를 연상케 하는 로비는 요즘 대전 격투 게임 트렌드이다. = 게임조선 촬영
온라인 모드의 경우 오락실 형태의 로비를 통해 벌이는 친선전 모드와 캐주얼 매치, 랭크 매치가 존재한다. 로비를 통해 진행하는 친선전에서는 아바타를 이용해 돌아다니면서 다른 플레이어와 경기를 펼칠 수 있다. 물론 로비에서도 캐주얼 매치와 랭크 매치 역시 플레이가 가능하다.
스토리 모드의 경우 전작의 RPG 모드로 단순 1:1 대전 격투가 아닌 스토리 진행과 동시에 일대다수의 전투 등 스테이지 별로 독특한 구성이 이뤄져 있다. 게임을 처음 익히고, 그랑블루 판타지 세계관과 캐릭터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플레이해보길 추천한다. 다만 일대일 대전 형태의 스토리 진행은 아니기 때문에 이용자마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요소이다.
스토리 모드는 스토리 감상과 동시에 조작법을 익힐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 신규 유입을 위한 노력은 여전히 필요할 것, 공격적인 변화는 긍정적
사실 신규 유입을 위한 변화는 최근 대전 격투 게임의 숙제와도 같은 요소다. 스트리트파이터 6의 모던이나 철권8의 스페셜 스타일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신규 유저가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 역시 신규 유저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여러 부분에서 조작을 단순화하고 플레이를 직관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단순화만이 뉴비를 위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은 굉장히 공격적인 게임이 된 덕분에 오히려 격투 게임판에서 잘 나오는 "모르면 맞아야 한다"라는 구간이 좀 더 길어진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뉴비 입장에서는 구석으로 몰릴 경우 대처하기가 굉장히 난해한 편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하단의 판정이 약화되면서 이지선다가 강제되지는 않지만 레이징 스트라이크를 위시한 공격적인 압박에 순식간에 반피가 날아갈 수도 있다.
이러한 공격적인 템포에서 신규 유저들이 어떻게 정착할 수 있을지는 꾸준히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굳이 온라인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캐릭터의 엔딩을 수집하는 재미도 있을 것 = 게임조선 촬영
반대로 기존 대전 격투 게임 유저 입장에서는 딱히 모난 곳 없는 괜찮은 게임이라고 평할 수 있다. 격투 게임 특성상 기술 판정 등은 당연히 배워나가야 하지만, 기술 자체가 단순화되고 조작법도 어렵지 않아 순식간에 익숙해질 수 있다. 또한, 최근 격투 게임치고는 28개 캐릭터라는 많은 캐릭터를 넣어 볼륨이 풍성하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단순히 캐릭터가 많은 것뿐만 아니라 조작이 일관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캐릭터에 비교적 손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손꼽을 수 있다.
CBT 당시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그야말로 게임을 뒤엎었다고 볼 수 있는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은 추후에도 유저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해 좀 더 근사한 게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